탈모 유감(脫毛 遺憾)/ 유유희
제 화분 위로 뚝 뚝 떨어진
벤자민 츄리의 마른 이파리처럼
아침마다 욕실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머리카락을 한 올 한 올 지켜야 하기에
빗질도 맘대로 못했는데
지긋지긋한 머리의 서리꽃도
잡초인 양 뽑아내지 못했는데도
바닥엔 공동묘지가 세워졌다
지금은 떨어져 나가 독립된 개체지만
한 때는 우리도 한 몸이었었지
나를 돋보이려 유행에 따라
뽀글뽀글 파마, 스트레이트 단발머리
샤기컷 짧은 머리, 칼라 염색머리로
네가 없어 난감한 소갈 머리 없는 사람들
주변머리 없는 사람들 부러움을 받으며
우리도 한때는 영자의 전성시대를
찬연하게 구가(謳歌)하지 않았더냐
임무 소임을 마친 너는 보시((布施)받은
땅으로 돌아가면 그만이지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으며
끝까지 온전히 함께 할 수 없지만
이별은 언제나 슬프고 가슴 아픈 일
만나면 언젠가 헤어지게 되어 있는
회자정리(會者定離)를 모르는 바는 아니나
아직도 남이라 생각하지 않으니
예전의 나였던 너는 다시 돌아와
뭇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어느덧 갱년기를 훌쩍 지난
여인의 묵빛 사랑이 아닌
가슴을 후리고 다시 한번 뜨거운 사랑
달콤한 사랑, 신기루 같은 전성시대를
꿈꿀 수 없는 거니? 다시 그립지 않니?
카페 게시글
─·‥… 사랑♡영상시
탈모 유감(脫毛 遺憾)
유희
추천 1
조회 86
23.04.02 13:12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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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르게나 말입니다
다시 한번 그시절로
돌아 가고 싶다요 ㅎ반백의 머리를 어찌할꼬
여보슈~버럭~!
그 시절이라뇨
꿈도 꾸지마슈.
@느림보 거북이 꿈꾸는것도 내맘대로 못꾸나요ㅎㅎ
푸하하하하~
넘 머리 빠진다고 걱정마세요.
누구도 피해갈 수 없으니
오히려 즐기심이 좋겠네요.
행여 다 빠지시면 연락주세요
잘 아는 여승에게
비구니 입문 길 물어봐 드리리다.
그나저나~내코가 석자
꼬부기도 엄청 머리카락이
빠져서 해골 아픕니다.
유희님 걱정할 틈이 없네욧.
어느분이 여성
염색약을 주셔서 그걸
사용했더니~그게
머리털 없는 판에
노리끼리 까지 하다니까욧
머리 심게 적선 좀하시죠.
돈자랑 엄청하시더만~뭐
머리카락 빠지는게
이유가 뮈냐고 물으니까요.
후배 일식이가 하는 말씀.,
''그걸 알면 내 머리 빠지게 두겠슈~!!''
이딴소리 합다다~
쒜이키..뒷골땡겻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