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 여러분 , 이제 날도 풀리고 하였으니 슬슬 걸어보기를 시작해 볼까요?
금년 첫 걷기 모임은 서울둘레길 4코스(대모산 구룡산 구간)로 정하였습니다.
대모산, 구룡산 모두 얕으막한 산인데다 그나마 능선을 따라 걷는 것이니
체력이 약하다고 하는 친구들도 함께 할만 합니다.
점식식사는 양재역 근처에서 할 예정입니다.
동기들의 많은 참석을 바랍니다.
일시: 2014년 3월 16일 (일) 오전 10시
출발장소 : 지하철 3호선 수서역 6번출구
준비물 : 참가비 1만원, 물, 간단한 간식거리
이런 안내문이 서울의대 동기 카페에 올랐다.
어제는 청계산에서 고등동기들 시산제에 갔다가 저녁은 다른 곳에서 과음을 하고
몸 상태가 썩 좋은 편은 아니나 이 길은 비교적 순하니 가기로 한다.
배와 감을 깎아 담고, 그리고 파래 전병을 넣고 갈아입을 옷한번과 물이 전부인 작은 배낭을 매고
비교적 온화한 날씨에 수서역에 10분전 도착하니 벌써 동기들 여럿이,
특히 원주의 계원장은 부인을 대동하고 나왔다.
'무얼타고 왔어?'
7시 경에 원주에서 버스를 타고 고속터미널에 내려 지하철로 20분전에 도착하였다 한다.
정시에 출발을 하려니 누가 전철이 다와 간다고 전화가 왔다.
이걸 듣고는 다른 누가 아마 한시간 일찍 알고 오는 모양이지.
그 동기는 항상 늦잖아.
박동기가 준비한 마스크를 하나씩 쓰고 출발.
나는 안쓰는 이유가 황사나 미세먼지 영향이 나타날 때쯤이면 우리가 세상을 떠났을 때가 아닌가.
오늘 산행은 세부부와 혼자 온 다섯명으로 11명이다.
오르는 초입에는 산수유가 꽃이 막 필듯하였으나 둘레길에는 핀 꽃을 볼수가 없었다.
이 코스는 대모산과 구룡산 정상은 피하고 몇군데의 약수터를 만나며
총 7킬로미터 정도의 둘레길이다.
산행대장이 지난 주에 사전답사까지 마친 코스로 질퍽한 곳이 몇군데 있었으나
오늘은 그래도 괜찮다.
뒤 어른쪽인 누구인가요?
마스크도 풀리고 옷도 반쯤 벗고.
언젠가 산사태가 나서 물길을 틔어 놓았는데 해놓은 '꼴 좀보소"
북한산 동장대 아래 가지가 관통하는 연리지 나무를 우리는 '음양수'라 명명.
이런 길을 천천히 걷는데 다른 친구들은 벌써 앞서 가고 있다.
나야 다 아는 길이고 힘이 부쳐 천천히 따라 간다.
우리가 가야할 길을 반 정도 왔다.
이 개는 무슨 종이지? 나이는 여섯살이란다.
하얀털이 고운 집에서 사랑받는 개임에 틀립없다.
이날 내가 가져간 배는 처음 쉴때 먹고, 파래전병은 소주 안주로, 마지막에는 감을 먹었다.
나는 소주 한잔도 마시지 않았고.
점심은 국밥, 안동 건진국수와 메밀묵, 문어회, 전 등으로 유명한 소호정에서
먼저 나온 메밀묵, 내가 묵사발의 정의를 내려 주었다.
이어 나온 수육.
여기에서도 역시 맥주 한잔에 막걸리 한사발.
옆자리의 석원장이 이런 나를 처음 본다며 놀린다.
'야 좀 봐주랴!'
마지막으로 나온 건진국수, 반죽을 할 때 콩가루가 들어간다.
조금 걷고 잘 먹고 오늘도 계산이 틀렸다.
그러나 어떠랴! 대학동기들과 즐거운 자리이니.
첫댓글 수육은 좀 두꺼웠고, 안동국시는 양이 많았지요..... 이날의 코스보다 좀 길면, 좀 피곤할것 같습니다. 딱, 적당했습니다.
이런 행사에 참가하는 것은 물론 사진과 해설까지 곁들여 올리는 사람들은 복받을 사람들이다. 무지몽매한 백성들이 고생하지 않도록 사전답사까지 한 산행대장에게 감사하며 다음 산행이 무척이나 기다려진다. 세상에 왜 내게 이토록 가혹한가를 묻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이 세상을 위해서, 또 남을 위해서 자신은 무엇을 했는가 스스로 물어야 할 것이다 .
동기들의 지나간 사진들은 늘 보고 또 보며 음미하게 되는데 나만 그런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