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영혼을 둘러싼 투쟁이 시작되고 있다(The fight for America’s soul is upon us).
네바다주 벙커빌의 척박한 땅이 그 주요 전장이다. 네바다주 남단 부근의 목장에서 미국의 한 영웅이 억압하는 연방정부에 맞서고 있다. 자유가 승리를 굳혀간다. 적어도 자유의지론자(libertarians), 극단적 보수파, 반정부 운동가들은 그렇게 본다.
사실은 이렇다. 네바다주의 목장주 클라이븐 번디(60대)는 법을 무시하고 연방정부 소유지에서 소떼를 방목했다. 오랜 법정 투쟁 끝에 미 연방토지관리국(BLM)은 번디에게 누적된 벌금 100만 달러를 납부하라고 통고했다. 번디는 벌금을 낼 생각이 없다. 번디는 왜 법을 무시할까? “이곳은 네바다 주권주(sovereign state of Nevada)이기 때문이다.” 번디가 말했다. “나는 네바다 주법을 준수한다. 미국 연방정부의 존재는 절대 인정할 수 없다.”
대출금을 상환 받지 못한 은행이 그러듯이 BLM은 번디의 소떼를 압류했다.
그 과정에서 번디의 열세 자녀 중 한 명이 체포됐고 다른 한 명이 폭행을 당했다.
그 장면이 비디오에 찍혀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갔다. 그러면서 소 몇 마리를 둘러싼 지엽적인 분쟁이 반정부 단체들을 결집시키는 계기로 비화됐다.
보수 언론과 심지어 공화당 정치인 몇 명도 분란을 부채질했다.
(꼭 하는짓이 우리나라 언론과 정치가 하고 똑 같군요....)
주말인 4월 12~13일 반정부 민병대원과 번디의 지지자 1000명 이상이 그의 목장에 집결했다.
(당연히 무장했겠죠)
그들은 연방 요원들의 횡포에서 번디를 보호하며 그에게 소떼를 되돌려주라고 요구했다.
12일 토요일 오전 10시께 번디는 클라크 카운티 보안관에게 최후통첩(ultimatum)을 전했다.
목장 안에 있는 모든 연방 요원들을 무장 해제하고, 소떼를 돌려주고, 자기 땅에서 BLM을 철수시키라는 내용이었다.
11시 10분 번디는 확성기를 들고 지지자들에게 소떼를 탈취하라고 지시했다.
말을 탄 현지 목장주들, 픽업 트럭을 탄 민병대원들이 소떼가 억류돼 있는 곳으로 향했다.
폭동진압 장비를 갖춘 BLM 요원들이 반정부 시위자들에게 총을 겨눴다.
양측은 거칠게 몸싸움을 벌였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찰나에 BLM이 물러섰다.
“반정부 애국 우파는 그것을 대승리로 간주한다”고 번디 목장의 결투를 지켜본 라이언 렌즈가 말했다. 그는 미국 남부 빈곤법 센터의 연구원이며 작가다. “그들은 무장한 연방 요원들에 맞서 그들을 굴복시켰다고 생각한다.”
명백한 위법 행위를 감행하는 성난 무장 폭도들 앞에서 연방 요원들이 물러선 이유는 무엇일까?
한 BLM 간부는 이렇게 말했다. “직원들과 일반인들의 안전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심각한 우려 때문에 소떼 압류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은 최근의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1992년 아이다호주 북부 산꼭대기 루비 리지의 오두막집에서 백인 우월주의자(white supremacist)
랜디 위버와 그의 가족이 연방수사국(FBI)과 대치했다. FBI 저격수들이 위버의 아내와 아들을 사살하면서 총격전이 벌어졌다. 그 다음 9일 동안 연방 요원들이 그 오두막을 포위했다.
1년 뒤 미 주류·담배·총기관리국(ATF)은 텍사스주 웨이코에서 불법 총기를 소지한 혐의를 받고 있던 기독교 사교집단 다윗파(Branch Davidians) 거점을 포위했다. 작전이 끝났을 때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76명이 희생됐다. 화재 때문이었다. ATF는 불을 지른 쪽이 다윗파 지도자 데이비드 코레시라고 말했지만 명확히 판명나지는 않았다.
사교집단의 광신도이자 극우파 민병대원이던 티머시 맥베이는 루비 리지와 웨이코에서 발생한 살상을 본 뒤 연방정부에 적대감을 가졌다. 1995년 그는 오클라호마 시티 연방건물을 폭파했다. 168명이 숨졌다. 2001년 9월 11일 알카에다의 공격 이후 미국 사상 두 번째로 인명피해가 큰 테러였다. 맥베이는 살인 유죄를 선고 받고 처형됐다. 그후 반정부 애국 우파(anti-government patriot right)는 정부의 단속과 인식의 변화때문에 대부분 꼬리를 내렸다.
번디 목장 사태의 경우 BLM 요원들은 웨이코와 루비 리지의 비극적인 장면을 벙커빌에서 재연하고 싶지 않았던 듯하다. 루비 리지와 웨이코 사건이 반정부 애국운동에 불을 지폈고 한동안 자중하던 그들이 이제 번디를 지지하기 위해 다시 결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다수는 장전된 총을 소지하고 벙커빌로 갔다.
번디의 지지자 중에는 오스 키퍼(the Oath Keepers, 선서 내용을 철저히 지키는 사람들이라는 뜻)도 포함됐다. 법집행요원이나 군인들로 자신의 판단에 따라 헌법에 위반되는 명령은 거부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다. 그외 네바다주 각지의 민병대도 동참했다. 준군사조직인 남부 네바다 민병대는 자체 웹사이트에서 이렇게 선언했다. “우리는 바로 이런 상황에 대비해 거의 2년 동안 훈련했다.”
(민간인이 정부와 정면으로 총격전까지 벌이는 양키성님들의 포스,,,후덜덜하군요)
물론 반정부 운동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미국의 극단주의 단체를 오래 연구한 데빈 버그하트 인권조사교육연구소 부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미국 정치에서 늘 있으며 자주 재발되는 현상이다. 정부를 향한 증오와 뿌리 깊은 총기 문화 둘 다와 깊은 관련이 있다.”
민병대 운동의 이념은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새로운 세계질서(New World Order)’에 관한 음모론과 유엔이 세계 정부가 돼야 한다는 발상이 주를 이룬다. 일부는 각 주의 권리 확대만이 아니라 심지어 카운티(군에 해당) 단위의 주권도 주장한다. 번디 목장의 대치는 민병대가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을 말해준다.
그러나 이번에는 뭔가 다르다. 번디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비주류 민병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부 공화당 정치인과 보수 언론에 종사하는 다수도 벙커빌 사태를 부추겼다. 여러 주의회의 공화당 의원들이 번디 목장을 찾아 민병대와 반정부 애국주의자들을 격려했다.
애리조나 주의회 소속 공화당 의원 데이비드 리빙스턴도 그중 한 명이었다. 그는 뉴스위크에 이렇게 말했다. “납세를 거부하는 주민에 관한 사건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게 아니다. 문제는 재산권 보존과 연방정부의 월권이다. 자유에 관한 문제 때문에 대치 사태가 발생했다. 재산권, 수정헌법 2조(Second Amendment)의 무기 소지권, 표현의 자유에 관한 문제다. 모든 사람이 모든 것을 똑같이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건 방목 비용에 관한 문제가 아니었다.” 리빙스턴 외에도 애리조나 주의회의 의원 4명이 번디를 지지했다.
연방의회의 공화당 의원들도 번디에게 지지를 보냈다. 자유주의 성향인 전 공화당 하원의원(텍사스주) 론 폴은 이번 사태를 웨이코 사건에 견주며 번디 목장에 집결한 사람들을 치켜세웠다. 폴은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이번 사건은 “미국인들이 목청을 높이면 모두가 들을 수 있고 정부가 하는 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경고했다. “이번 사태를 민중의 승리로 생각하지만 정부가 총도 더 많고 힘도 주의더 세며 권위주의를 표출할 결의가 더 굳을지 모른다.”
보수 유권자 단체인 티파티(Tea Party)는 민병대 운동을 공개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민병대와 티파티의 교집합이 더욱 커지고 있다(there is a big and growing crossover between militia groups and tea party groups)”는 것이 인권조사교육연구소의 버그하트의 지적이다. “특히 지방 차원에서 그렇다.”
보수 언론도 그런 움직임을 부추겼다. 폭스 뉴스의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 숀 해너티는 번디를 프로그램에 두 번이나 등장시켰다. 보수 온라인 매체 드러지 리포트(The Drudge Report)는 연방 상원의 민주당 원내대표 해리 리드가 중국 기업과의 태양광발전 계액을 위해 그 땅을 원한 것이 번디 목장 사건의 동기였다는 일각의 근거 없는 주장을 여과 없이 전했다.
4월 둘째 주말 번디 목장에서 폭력적인 결전은 피했지만 번디의 소떼와 연방정부 소유지의 문제는 오래 지속될 듯하다. “결말이 나지 않았다”고 BLM 간부가 말했다. “일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방안을 찾겠다.” 번디 가족과 지지자들도 쉽게 포기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 그 사건 후 클라이븐의 아들 애먼 번디는 라스베이거스에서 발행되는 한 신문에 이렇게 말했다. “민중은 단합하면 힘을 가질 수 있다(The people have the power when they unite). 전쟁은 이제 시작이다(The war has just begun).”
출처 : http://magazine.joins.com/newsweek/article_view.asp?aid=301589
이런글만 보면,,,미국도 골때리는 나라이군요
민간인이 연방정부에 전쟁까지 불사하다니...
뭐,,공상과학소설에 보면 미국도 각 주별로 독립국가를 만든다는 내용도 있던데...현실적이진 않겠지만 그만큼 갈등의 요소도 있다는 거겠죠
근데,,저 번디 아저씨,,,나중에 심한 흑인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서..
(깜둥이는 노예생활을 하는게 낫다...라는 발언..)
자신을 지지하던 공화당과 보수정치가들 뒤통수를 쳤다는게 후문이더군요...믿거나 말거나..
첫댓글 100년 전만 해도 정부의 무기와 민간의 무기가 별 차이가 없었죠.
하지만 가면 갈수록 무기 격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걱정입니다...
멋지네요.
역시 천조국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남부 주에선 아직도 남북전쟁 당시 사용한 남부연합국기를 들고 남부 애국가를 부르며 행진한다고 하는데요. 전에 세계는 지금에서 소개해 준걸 봤는데, 행진하는 사람들의 표정이 너무 진지해서 뜨아~ 하면서 본 기억이 나네요.
서구와 아시아의 인식 차이인데요...
아시아와 달리 서구는 정부에 대해 절대성을 부여하지 않습니다. 지지를 많이 받는 측이 정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 방법이 보편적으로는 선거이고 특수한 경우엔 무력일 수도 있구요
그런듯
동양에선 전통적으로 왕은 하늘이다....라고 여기며 그런 관념이 지금까지 이어지죠
반면 서양에선 민주주의제도에서 보듯 지금 힘쎄고 지지많이 받는(선거) 자가 지도자한다고 생각하나봅니다
총기가 자유로운 영향도 좀 있을듯 . 아무튼 흥미롭네요
흠.. 제가 들은 소식내용과는 좀 틀리네요 .. "수 언론도 그런 움직임을 부추겼다. 폭스 뉴스의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 숀 해너티는 번디를 프로그램에 두 번이나 등장시켰다. 보수 온라인 매체 드러지 리포트(The Drudge Report)는 연방 상원의 민주당 원내대표 해리 리드가 중국 기업과의 태양광발전 계액을 위해 그 땅을 원한 것이 번디 목장 사건의 동기였다는 일각의 근거 없는 주장을 여과 없이 전했다." 이부분이 근거없는주장이 아니라 사실인걸로 압니다 제가 아는바로는 상원의원인 해리리드의 아들이 중국과의 태양광패널을 설치하고 패널제조시설을 만드는 50억달러의 딜을 성사시켰는데 .. 중국투자자가 원하는 부지가
바로 번디목장의 땅이 포함되었기때문이구요 .. 140년동안 목장을 하던 번디는 당연히 땅을 팔지않았고 .. 그게들어서면 주위 목장도 목장을 재대로 할수없을 상황이라 공감대를 형성했구요 연방 토지사무국은 200명이 넘는 계약직 진압요원을 동원했는데 이들은 용병으로 뛰던 자들이었구요 .. 그들이 헬기를 동원해서 소를 뛰게만들고 소를 흩어지게 만들며 스트레스받아 죽게 했으며 .. 상원의원편을 든 통신사가 번디 목장주위에 기지국까지 중지시켜 통신을 끊어버려 소식이 외부로 퍼지지 못하게 했으며.. 등등 좀 됩니다 ..자세히 알다보면 과정은 미국판 세월호 입니다 .. 본문의 내용은 거의가 미주류언론에서하는말이네요
현재의 미국은 우리가 아메리칸 드림이라 생각하던 그런 미국이 점점 아니라고 듣고 잇읍니다 .. 이유는 둘째치더라도 곳곳에서 정부나 기업이 국민을 힘으로 밀어부치는것이 허다하고요 .. 많은소식을 듣는 우리이지만 좀더 자세히 알아봐야 할것이 많다 보이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본문도 댓글도 흥미진진하게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레프트사이드(서울) 예 정답조아님의 정보가 대단하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