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Life-碧玉의 세월, 숨비소리
‘숨비소리’
국어사전에는 안 나오는 말이다.
그러나 Daum사이트에서 검색해보면 그 말도 있고, 그 말의 뜻풀이도 있다.
곧 이런 뜻이라고 했다.
‘잠수하던 해녀가 바다 위에 떠올라 참던 숨을 휘파람같이 내쉬는 소리’
해녀들이 바닷물 속으로 들어가 오랜 시간 있으면서 숨을 어찌 참을까 하는 것에 대해, 내 오래전부터 참 궁금했었다.
그러나 물 밖으로 나온 뒤에, 그때까지 참은 숨을 어찌 내쉴까에 대해서는 하나 궁금해 하지 않았다.
그랬으니 그동안에는 ‘숨비소리’라는 그런 말이 있으리라고는 아예 생각지도 못했다.
이번에 엘리시안 제주cc에서 골프라운딩을 하면서, 내 생전 처음으로 그 말의 존재를 알았다.
우리들 라운딩을 돕는 캐디에게 이날의 우리들 골프라운딩이 나와 아내의 결혼 4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마련된 행사임을 알리고, 특별히 멋진 저녁을 할 수 있는 횟집을 소개해달라고 부탁을 했었는데, 제주 토박이라는 그 캐디가 자기가 다녀본 횟집 중에는 제일이라면서 소개해준 횟집이 바로 제주시 용두암 부근의 ‘숨비소리’라는 횟집이었다.
나로서는 ‘숨비소리’라는 그 말을 처음 듣는 것이어서, 그 캐디에게 그 말의 뜻을 물어볼 수밖에 없었고, 내 그 물음에 그 캐디가 설명해준 것이, Daum사이트에서의 그 풀이와 똑 같았다.
그 설명을 듣는 순간에, 해녀들의 그 척박한 삶의 구석구석들이 눈앞에 훤히 그려지고 있었다.
이제는 다른 집을 찾아갈 수도 없게 됐다.
마치 휘파람 불 듯 거친 숨을 내쉬는 해녀들의 얼굴이 자꾸만 눈앞에 어른거리고 있어서였다.
골프라운딩이 끝나는 대로, 골프장의 셔틀버스를 타고 제주시로 달려갔다.
고맙게도 버스 운전사가 우리가 찾아가는 횟집인 ‘숨비소리’ 그 문 앞까지 버스를 연장 운행해줬다.
차려지는 상을 보면서, 우린 모두 대경실색했다.
먹음직한 먹거리들이 상을 푸짐하게 채워놓고 있어서였다.
마음까지 넉넉해지고 있었다.
그 넉넉한 마음으로 우린 잔을 높이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외쳤다.
‘숨비소리!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