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시 자랑 제 자랑 싫어요 싫어요. 봄이 오면 나는. 저 들판에 불을 지른 방화범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뺨에 쏟아지는 환한 빛 속에, 화들짝 놀라는 척 내숭떠는 봄꽃 같은 여자를 보고, 사람들은 눈마다 뒤집혀서 말해요. 저런 남자가 무슨 매혹의 사슬을 가지고 있기에, 저렇게 우아하고 품위 있는 늘봄의 꽃을, 어떻게 가로챘을까. 아깝다 아깝도다 저 아름다움이. 사람들이 아무리 수근거려도 우리집 화단 봄꽃의 각시 는, 모르는 척해요. 아침부터 늦게까지 땀흘려 옷 사주고 신발 사주고 화장품도 사주고 미용실 보내고, 멋진 빤스 왕창 사준 게 난데. 싫어요 싫어요. 봄이 오면 나는. 싫을수록 기분 좋은 봄이. 250599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