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종때 의문스런 것을 묻다
- 임종 조념과 장기기증에 관하여
3.임종 단계에서 8식들의 작용은 어떠한가?
대답> 우리들 일생에서 생명의 과보가 곧 끝나려고 할 때에는 먼저 숨이 끊어지게 되고, 그 다음에 제 8식이 더 이상 이 몸을 두루 집수(執受)하지 않게 된다. 그러므로 '부분적으로 버리게 되니. 버리는 부위에 따라 차가운 촉감이 생겨난다(故分分捨 隨所捨處 冷觸便生) 《유가사지론》'고 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의 경우는 몸의 윗부분부터 식기 시작하고 어떤 경우는 아랫부분부터 식기 시작하며, 계속해서 맨 마지막 부분까지 식었을 때에 제 8식이 비로소 몸을 완전히 떠나게 되고 비로소 더 이상 이 몸을 집수하지 않게 된다.
하지만 그 이전에는 제 8식이 국부적인 근신에 대하여 여전히 집수 작용을 하고 있다.
그리고 제 8식이 아직 남아 있다면 제 7식도 당연히 남아 있을 것이다.
7, 8 식이 아직 존재하다면 제 6식도 여전히 작용을 할 가능성이 있는데, 왜냐하면 제 6식이 현행을 일으킬 때 의지해야 할 인연이 매우 적어서 가장 쉽게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극히 심한 졸도와 지극히 깊은 수면, 그리고 무상정(無想定 : 색계의 사선천)에 드는 것을 제외하고 제 6식은 항상 끊임없이 작용을 하고 있으며, 일반적인 수면 중에도 몽중의식(夢中意識)은 여전히 현행을 일으킨다.
'임종' 단계에서 보통사람들의 의식은 혼미하고 흐릿한 상태 빠지게 되는데(특히 숨이 끊어진 뒤), 이는 지극히 심한 졸도와 지극히 깊은 수면 상태와 유사한 것 같지만, 의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고 또한 제 6식과 상응하는 모든 심소(心所 : 마음의 부수 작용)들이 전부 작용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예컨대, 아견(我見) 심소와 자체애(自體愛 : 자신의 몸뚱이를 애착하는 마음)는 반드시 제 6식과 상응하여 끊임없이 일어날 것이다.
이 외에도 그 사람에게 지극히 굳건한 '소원'이 남아 있다면, 이 단계에서도 그 소원은 여전히 끊어지지 않고 남아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때가 되면 6식의 작용이 전부 멈춰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견해다.)
그리고 신식(身識)에 관하여 말하자면, 제 8식이 집수 작용을 부분적으로 버리기 때문에 버려지는 부위마다 차가운 촉감이 생겨나고 신근(身根)이 따라서 파괴되므로, 신식도 당연히 현행을 못 하게 된다.
그러나 다른 곳에 아직 체온이 남아 있고, 신근이 파 괴되지 않았다면 신식은 여전히 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다시 말해, 아직 통증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이때가 되면 아무런 통증이 없을 거라고 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견해다.) 따라서 신체에서 일부 부분적으로나마 아직 체온이 남아 있다면, 전 6식(識)의 작용이 완전히 멈춰서 전혀 지각(知覺)이 없다고 말 할 이유는 없다.
실제 사례를 보더라도 어떤 사람은 숨이 끊어진 지 시간 뒤 먼 곳에 사는 친족이 도착하자 코에서 피가 나오거나 눈물을 흘리는 등의 경우가 있었고, 어떤 사람은 (숨이 끊어진 상태에서) 법문을 듣고 나서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