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02FIFA월드컵 오피셜북 필진, KBS R스포츠하이라이트, EA FIFA 게임 한국판 해설위원 ITV와 MBC 스포츠플러스 중계를 거쳐 현재 SBS Sports 축구해설위원
2016.09.30 오후 06:37
해외축구 박문성 중앙일보 2002FIFA월드컵 오피셜북 필진,
KBS R스포츠하이라이트, EA FIFA 게임 한국판 해설위원 ITV와 MBC 스포츠플러스 중계를 거쳐
현재 SBS Sports 축구해설위원
불타오르고 있는 손흥민
“He is on fire(그는 불타오르고 있다)”
토트넘 포체티노 감독의 표현이다. 포체티노 감독은 최근 손흥민의 폭발적인 활약을 평가하며
손흥민이 불타오르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리우 올림픽 출전 관계로 시즌 출발은 늦었지만 최근 손흥민의 활약은 말 그대로 폭발 중이다. 올 시즌 리그 3경기에서 4골을 넣었다. 지난 시즌 28경기에서 넣은 4골을 3경기 만에 해치워버렸다. 챔피언스리그까지 합치면 5경기 5골이다. 이는 손흥민이 그 전 토트넘 소속으로 37경기에서 넣은 골 기록과 같다. 손흥민의 최근 폭발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하는 숫자다.
올 시즌 골 레이스가 더 파괴적인 건 매 경기 골이 결승골로 이어졌다는 사실이다. 주포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빠져 있는 터라 손흥민의 물 오른 집중력은 가치가 더했다.
손흥민의 무서워진 파괴력은 골 말고도 공격 관련 곳곳의 데이터를 통해서도 확인 가능하다. 손흥민은 올 시즌 경기당 슈팅, 결정적 기회를 만드는 키패스, 드리블 성공, 상대 페널티박스 내 볼 터치 등 모든 공격 부문에서 팀 내 1위다. 손흥민이 주로 뛴 왼쪽 공격라인은 토트넘 공격의 39%를 차지했을 만큼 비중이 상당했다. 왼쪽 공격 비중이 토트넘보다 많은 팀은 왓포드(40%)뿐이다. 최근 토트넘 공격 핵심은 단연 손흥민이다.
손흥민의 최고 활약과 맞물려 토트넘도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토트넘은 올 시즌 리그 무패다. 6전 4승 2무다.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하면 9경기 6승2무1패의 호조다. 최근만 보면 4연승의 가파른 흐름이다.
리그 불패 팀 격돌 ‘슈퍼 선데이’
흐름은 가파르지만 이번 주말 토트넘이 만나는 상대가 난적이다. 그것도 최대 난적이다. 바로 시즌 6전 전승의 맨체스터 시티다. 토트넘은 일요일 밤 10시15분 홈에서 맨시티와 싸운다. 지난 주중 스코틀랜드 셀틱과의 챔피언스리그 원정 경기에서 3-3으로 비겼지만 맨시티는 여전히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팀이다. 리그 6전 전승을 포함해 모든 대회 통틀어 11경기 10승1무 불패 팀이 맨시티다.
명장 과르디올라 감독이 가져온 변화다. 과르디올라 감독 특유의 바르셀로나식 패싱과 점유 축구가 빠르게 맨시티에 녹아들면서 팀을 압도적 위치로 끌어올렸다. 맨시티는 점유율, 패스, 팀 득점 면에서 독보적 1위에 오르며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다.
같은 무패 팀이지만 토트넘이 상대하기 분명 쉬운 상대가 아니다. 토트넘의 홈이라고는 하지만 맨시티의 파괴력이 홈과 원정 가리지 않고 이어지고 있어 이점이 크다고 할 수 없다. 지난 시즌 맞대결에서 모두 이긴 토트넘이지만 맨시티가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로 일신하면서 다른 팀이 됐다고도 할 수 있는 만큼 지난 기록의 유불리는 의미가 크지 않다.
최대 난적과 싸워야 하는 토트넘으로선 승부수가 필요하다. 토트넘이 승부수로 꺼내들 수 있는 건 손흥민의 최전방 카드다. 맨시티는 공 점유와 패싱력, 공격 파괴력은 대단하지만 상대적으로 수비 조직이 완전치 않다. 골키퍼와 중앙 수비수 교체를 포함한 수비 라인의 변화, 팀 전술의 커다란 전환 등으로 안정감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시간이 보다 필요한 맨시티의 수비 라인이다. 실제 맨시티는 6전 전승을 거둔 리그 경기 중 한 경기만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토트넘이 리그 최다인 3경기 클린시트를 기록 중인 것과 비교되는 일이다.
과르디올라 감독 축구의 경향
새로운 호흡과 조합에 시간이 필요한 맨시티의 수비 조직이지만, 기본적으로 과르디올라 감독 축구의 수비는 전방으로 라인을 끌어올려 높은 위치에서 플레이를 펼치는 탓에 자리잡기까지는 시간을 요한다. 좁은 간격 유지와 그 안에서의 패스, 공간 싸움을 위해 라인 간의 간격을 최소화하는데 이러다보니 수비 라인 전체가 위로 올라가는 경향이 과르디올라 감독 축구에서 나타난다. 공격적이지만 위험을 함께 안고 있단 평가는 이 때문이다.
실제로 맨시티는 올 시즌 리그 전체 볼 점유율 중 31%를 상대 지역에서 가졌다. 맨시티보다 상대 지역에서 공을 오래 소유한 팀은 리버풀뿐이다. 반면 맨시티가 자기 진영에서 공을 소유한 건 25%에 지나지 않는다. 자기 진영 볼 소유 최소팀 아스널, 리버풀 등과 1%밖에 차이 나지 않는 수치다. 결과적으로 맨시티는 상대 지역에서는 많은 공 소유를, 자기 지역에서는 적은 점유를 한 것이다. 맨시티가 프리미어리그 20팀 중 가장 높은 볼 점유율을 기록 중이면서도 자기 진영 볼 소유는 적게, 상대 진영 볼 소유는 높게 가져갔다는 건 그만큼 높은 위치에서 공을 잡고 연결하는 플레이를 많이 했다는 걸 의미한다. 참고로 맨시티의 평균 허리 진영 볼 소유는 44%다.
아래 표는 맨시티의 최근 프리미어리그 경기인 지난 주말 스완지 원정 경기 출전 선수들의 주 활동 포지션을 표현한 그래픽이다. 맨시티의 24번 수비수 스톤스가 커버 플레이를 위해 다소 처져 있지만 11번 콜라로프, 30번 오타멘디, 3번 사냐의 수비 라인이 하프라인 근처까지 올라가 라인을 높게 유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왼쪽의 스완지 수비 라인과 비교하면 맨시티의 수비 라인이 얼마나 높게 유지되었는가를 확인할 수 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기억
손흥민의 최전방 승부 카드는 이와 같은 맨시티의 수비 라인 높이와 연결된다. 맨시티가 높게 유지하는 그래서 수비 라인과 골키퍼 사이가 넓게 벌어질 공간을 속도와 드리블로 공략하는 전술 카드로서의 손흥민 원톱 전환이다. 맨시티의 높은 점유율과 파괴력 넘치는 공격력을 감안할 때 상대팀들이 많은 공격과 슈팅 기회를 가져가기란 쉽지 않다. 많은 수의 공격수를 두고 싸우기도 어렵다. 적은 인원이 개인의 능력을 극대화해서 돌파와 속도로 맨시티의 뒷공간을 여는 게 현실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 과거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끈 바이에른 뮌헨과 바르셀로나를 괴롭히곤 했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같은 팀들이 시도한 빠른 카운터 공격이 그 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적은 기회였지만 최전방 공격수로 뛴 바 있다. 지난 주중 러시아 모스크바 챔피언스리그 원정 경기를 앞두고도 손흥민 원톱 이야기가 나왔지만 실제로 이어지진 않았다. 후반 67분 최전방 공격수 얀센이 교체돼 나간 뒤 20분여를 원톱으로 뛴 게 손흥민이 올 시즌 최전방 공격수로 뛴 전부다. 러시아 원정의 경우 CSKA모스크바가 물러나 수비를 하는데 굳이 손흥민을 올릴 필요가 없었다. 수비 뒷공간이 없다면 손흥민 원톱 카드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수비 라인을 높게 유지하는 맨시티의 경우라면 다를 수 있다.
맨시티를 상대로 페널티 박스 안 공격보다는 수비하다 빠른 공격 전환으로 기회를 만들어야 하는 토트넘으로선 PA안에서 주로 싸우는 전방 공격수 얀센보다는 측면과 중앙에서 크게 흔들고 빠르게 빠져나가는 손흥민이 효과적이고 파괴적일 수 있다. 케인처럼 넓게 벌려주는 다른 전방 공격수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케인의 부상 속에 토트넘이 꺼내들 수 있는 카운터 공격의 승부사는 손흥민이 현실적으로 유일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팀 내 1위를 달리고 있는 드리블과 슈팅 집중력으로 전진할 맨시티의 수비 라인을 괴롭힐 카드다. 맨시티가 케빈 데 브라위너의 부상과 놀리토의 징계 결장 속에서 공격을 전개하려고 올라온다면 뒤가 더 열릴 수 있는 것도 토트넘이 손흥민 원톱 카드를 꺼내들 수 있는 배경 중 하나다.
물론 그렇다고 결코 토트넘에게 쉬운 경기가 될 것이라는 건 아니다. 상대는 불패 팀 맨시티이며 대체적인 경기 전망도 맨시티의 우세를 점치는 시각이 주다. 토트넘과 손흥민에겐 힘든 싸움이 될 수밖에 없는데 그래서 어쩌면 토트넘으로선 승부수가 보다 절실할 경기이자 손흥민으로선 최근 파괴력이 빅 팀을 상대로도 통할 파괴력이란 걸 스스로 입증할 절호의 승부처일지 모른다.
기사제공 축구전문가 박문성
첫댓글 정밀분석 절봤습나다
자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