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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 및 대소요리문답을 우리의 신조로 한다"
중고등부장 최재호
우리 명덕교회 중고등부는 2년 전부터 반별모임 시간에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을 공부한다. 참 재미없기도 하고, 딱딱하기만 한 교리1)공부 시간이라 여기는 운동원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또 우리는 매주일 학생신앙운동(SFC)모임에서 강령제창을 통해 "전통적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및 대소요리2)문답을 우리의 신조로 한다"고 외치고 있다.
주변의 친구들이 다니는 다른 교회에서는 재미있고, 흥미를 유발하는 시간도 꽤 많은 것도 같은데, 우리 교회는 왜 이럴까 하는 생각도 가질 만하다. 우리 교회 어른들은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문화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일까? 아니면 우리가 재미있어 하는 꼴(?)을 보기 싫어하기 때문일까. 도대체 이유를 모르겠다.
솔직히 괴롭기만 한데 부모님 때문에, 혹은 친구들 때문에 안 나올 수도 없고 난감하다. 이번 특강시간에는 위의 질문-교회에서 왜 이렇게 지루하고 재미없는 교리공부를 시킬까-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1. 신앙고백(교리)교육의 필요성
우리 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교(고신)에 속한 교회다. 우리가 소속한 장로교회는 하나님의 절대주권 신앙을 고백하는 16세기 위대한 종교개혁자인 존 칼빈(John Calvin, 1509~1564)의 개혁 사상을 이어받은 영국과 스코틀랜드 교회에서 시작됐다. 따라서 화란을 중심으로 세워진 대륙의 개혁교회와는 신학적으로 같은 뿌리를 가진다.
대륙의 개혁교회가 공식적인 교회의 신앙고백으로 채택해 온 신앙고백문서에는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3) <벨직신앙고백>4) <도르트신조>5) 등이, 장로교회의 신앙고백 문서로는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와 <대교리문답> <소교리문답>이 손꼽힌다.
<소요리문답>만해도 머리가 아픈데 왜 16,7세기 장로교회와 개혁교회는 신앙고백문서 혹은 교리문답을 끊임없이 작성하고 정리하였을까? 한마디로 말하자면 그 당시 교회는 부패하고 타락한 로마교회, 교황주의자의 박해와 핍박에 순교하면서 자신들의 신앙을 분명히 하여야만 했기 때문이다.
또 로마교회의 그릇된 가르침을 비롯해, 삼위일체 교리를 부정한 세르베투스, 도르트레히트총회를 통해 칼빈주의 5대 교리6)를 채택하게 했던 아르미니우스 이단, 초대교회의 영지주의(마르시온주의)의 가르침과 유사한 주장을 했던 재세례파 등으로부터 교회의 순수성을 간직하고, 다음세대로 그들의 신앙을 상속해주어야 하는 사명을 자각하고 있었기에 그들은 신앙고백을 작성하고 끊임없이 확인해야만 했다.
교리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칼빈 선생은 “하나님의 교회는 교리문답 없이는 결코 제대로 자신을 보존할 수 없다. 왜냐하면 교리문답은 교회가 죽지 않고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하고, 세대와 세대를 이어 번성할 수 있도록 해주는 씨앗(seed)과 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 1483~1546)도 자신이 작성한 <소요리문답> 서문에서 “<소요리문답>을 모르는 사람을 기독교인이라고 부를 수 없고, 성찬의 상에 받아들여질 수 없다. 이것은 마치 장인(기술자)이 자신의 직업의 법과 규칙을 모르면 쫓겨나고 무능한 자로 여겨지는 것과도 같다”고 적고 있다.
이 두 위대한 선생의 말을 빌자면, 교리문답을 가르치고 배우지 않는 교회는 마치 영혼 없는 육체와도 같아서 ‘죽은 교회’요 ‘거짓교회’에 불과할 뿐이다. 교회가 교회됨의 핵심이 되는 본질을 간직하지 못하여, 다음세대로 이어질 수 있는 생명력이 없다는 것은 '죽은 교회'란 말이며, 믿음의 도리(길)를 알지 못하는 사람을 기독인 또는 성도라고 부를 수 없는 것이다. 요리하는 법을 모르고, 음식을 만들 능력이 없는 사람을 요리사라 부를 수 없는 것과 같다.
또 교리(교의)는 하나님의 계시된 말씀인 성경을 이해하는 '검증(檢證)된' 길이며, 동시에 성경을 통해 드러내신 하나님의 진리의 골자(요약)다. 하나님의 백성이요, 자녀가 된 교회라면 마땅히 그 뜻을 제대로 배우고 알며 지켜야 한다7).
다시 강조하기로는 교회가 고백한 신앙고백은 성경에 나타난 진리의 요약이다. 500여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이들 개혁파 장로교회의 신앙고백문서들은 수정되거나 폐기되지 않고 여전히 가장 성경적이고 가장 신뢰할 만한 교리교육 문서로 성경 다음의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즉, 500여년 동안 개혁파 교회를 보호하고, 규정하며, 교육하고, 세워가는 좋은 울타리 역할을 해온 것이다.
타락한 인간은 어리석고 악해서 결코 의롭고 거룩하신 하나님을 알 수 없지만, 선택하신 백성들에게는 하나님께서 성령을 통해 스스로를 드러내 보여주실 때만 알 수 있는 법이다. 하나님께서 자신을 드러내 보여주신 성경을 통해 우리는 성부 성자 성령 삼위 하나님을 잘 알고 배울 수 있어야 한다. 또 그분의 뜻에 의해 세워진 교회에 속하여 성경이 제시하는 교회의 사명과 삶에 대해 분명히 인식하며 교회를 세워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 신앙고백문서의 교육과 상속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2. 장로교회의 신앙고백(=우리의 신조)
앞서 언급한대로 우리 장로교회는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와 <대요리문답>, <소요 문답>에 기초한 교리를 고백한다. 또 학생신앙운동(SFC)도 강령8)으로 "우리는 전통적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및 대소요리문답을 우리의 신조로 한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러면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는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작성되었고, 어떻게 평가 받고 있을까?
먼저 간략한 역사.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과 대소교리문답은 영국 의회의 명령으로 1643년 7월 1일부터 1649년 2월 22일까지 소집된 총회를 통해, 영국교회가 하나님의 말씀에 기초한 철저한 개혁을 단행하여, 스코틀랜드 장로교회나 유럽대륙의 개혁교회와 예배의식, 권징, 교회정치에 있어 일치하도록 하는 목적에서 작성되었다. 참석자들은 모두 151명으로 121명의 목사들과 30명의 평신도들로 구성되었으며 대부분 장로교 소속이었다.
한편, 대•소요리문답은 1647년 가을에 심사와 승인을 받기 위해 의회로 보내져, 에딘버러 총회에서 1648년 7월 20일에 대요리문답, 7월 28일에는 소요리문답을 각각 승인되었으며, 이후로 장로교회의 공식적인 교리문답서로 인정받아 왔다.
에딘버러 총회는 두 요리문답서를 "하나님의 말씀과 일치하며, 공인된 교리, 예배, 권징, 교회 정치에 위배된 것이 전혀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다음으로 내용적 특징을 살펴보자.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은 '칼빈주의 신학과 개혁교회의 신앙고백을 거의 완전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신앙고백으로서, '가장 철저하게 성경적 내용에 충실하여 신앙을 고백하며 표현하고자 한 순수한 성경 중심적 신앙고백'이란 평가를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을 체계적으로 학습하고 정리하게 되면, 성경 전체를 이해하고 정리하는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신학적인 면에서는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는 '하나님 앞에서(Coram Deo)', '오직 성경(Sola Scriptura)', '오직 하나님께 영광(Sola Gratia)'의 사상에 충실하고 있는데, 예배와 삶 속에서 성경말씀이 계시해주는 길을 따라,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다는 신학적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편,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의 각 조항을 더욱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는 <대요리문답>은 주로 성인과 목사의 교리 교육과 설교에 도움을 주기 위하여 작성되었고, <소요리문답>은 <대요리문답>의 주제를 간략하게 정리해서 아이들의 교육용으로 작성되었다.
이와 같이 개혁주의 장로교회에서는 웨스터민스터신앙고백과 대소요리문답을 교회의 공적 신앙고백으로 받으면서, 오직 성경의 바른 가르침을 따라 전 삶 속에서 하나님의 뜻이 실현되어지도록 노력해왔다.
참고로 우리교회가 소속한 예장고신은 지난 1969년 제 19회 총회에서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 및 대소요리문답을 채택했고,9) 1980년 총회에서 <제34장 성령에 관하여>, <제35장 하나님의 사랑과 선교에 관하여>를 덧붙여 채택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개혁주의 신앙노선에서 벗어난 잘못이라는 지적도 있다10). 우리와 함께 개혁주의 신학을 지지하는 예장합동과 예장합신의 경우는 전통적 신앙고백인 33장까지만 고백하고 있으나, 자유주의 신학의 영향을 받은 예장통합과 우리 고신이 35장까지를 덧붙여 수용하고 있음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반면 비록 그 의미를 다 알지 못한다 하더라도, 학생신앙운동의 경우 '전통적'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및 대소교리문답을 강령에 명시, 33장까지를 신조로 채택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사실, 우리 고신교회를 포함해 한국의 장로교회의 경우 신조로 삼은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과 대소교리문답을 제대로 알아가는 노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철저히 교육하지 않아 오늘날 한국교회가 개혁파 장로교회로서의 정체성을 가지지 못하고 있음은 다음 세대들에게 부여된 무거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3. 소요리문답의 구성
어린아이들과 청소년을 위한 <소요리문답>은 '칼빈주의 신학의 탁월한 요약', '기독교신앙과 교리에 대한 가장 훌륭한 요약'11)이라고 불릴 정도의 평가를 받고 있다.
소교리문답은 △인간의 삶의 목적 △성경 △하나님 △십계명 △주기도문 의 순서로 구성되어 성경을 체계적으로 읽고 묵상하는데 있어 기초를 다질 수 있는 교리교육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로, 인간의 제일되는 목적에 대해 소교리문답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그를 영원토록 즐거워하는 것"이라고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 장로교회의 가장 근원이 되는 신앙고백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 살아가는 삶의 목적이자 교회가 존재하는 목적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어서 소교리문답은 '하나님의 자기 계시12)'이자, '우리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즐거워하는 유일한 규칙으로 주어진' 성경의 권위를 최대로 높이고 있다.
또 하나님에 대하여 어떻게 믿을 것인가와 인생에게 주어진 의무에 대해 알려주는 교훈으로서 성경의 가르침을 따라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 즉,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해 알려준다. 뒤이어 십계명과 주기도문 문답을 통해 성경이 제시한 인간의 본분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정리하자면, 소요리문답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창조된 인간의 본분을 가장 먼저 이야기하면서 하나님을 알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성경의 길을 따라, 어떻게 하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다.
인간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은 종종 오해하듯이 우리가 하나님을 위해 무엇인가 위대하고 훌륭한 일을 통해 영광을 돌리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바르게 알고, 믿으며 예배하고 경배하는 것이 우선이며, 뒤이어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기도하며 살아가는 것에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일이 인간의 노력으로 되어질 수 없는 것이기에, 성부 하나님의 계획하심과 성자 예수님의 성육신과 고난, 십자가 구속의 죽으심과 부활, 승천, 성령의 내주13)하심 등 삼위 하나님께서 스스로 이같은 하나님의 영광의 길을 함께 이루어 가시는 것이다.
늘 주의하여야 할 것은 타락하고 범죄한 인간은 악의 유혹과 죄악의 본성 아래에서 자유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러하기에 성경은 보혜사14)이신 성자와 성령의 도우심을 늘 의지하여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4. 오늘날 신앙고백(교리)의 필요성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국가 체제나 종교 등의 이유로 몇몇 폐쇄적인 나라와 민족을 제외하고는-복음을 전하고 영접하는 것이 '외형적으로'15) 매우 자유롭다.
교회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1세기~4세기 초대 사도시대 교회나 교부시대, 16세기 종교개혁 시대 교회들은 복음을 인하여 말할 수 없는 박해와 핍박을 겪어야만 했다. 우리나라 신앙선배들의 경우도 구한 말 복음이 전해진 때나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기간에도 신앙의 정절을 지키기 위해서 수없는 피를 흘리고 희생을 감수해야 했음은 물론이다. 정리하자면 교회가 세워지고 보존되기 위해 많은 성도들의 피가 뿌려졌고 그들의 믿음의 고백과 헌신, 희생 위에 교회된 우리가 서 있는 것이다.
그같은 믿음의 선진(先進)들의 희생위에 세워진 오늘날 우리 한국교회는 어떤가.
주위를 둘러보면 교회당 십자가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16).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는 물론, 세계에서 가장 큰 10대 교회들 중 우리나라 교회가 상당수이고, 선교사 파송 수17)18)에도 한국교회는 1,2 위를 기록하고 있다. 예배당 밖에도 TV와 라디오, 인터넷 등을 통해 예배영상, 설교, 말씀공부, 찬양이 24시간 넘쳐난다.
하지만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물이 넘쳐나는 홍수에 마실 물이 없다'는 교훈이다. 설교가 넘쳐난다고 해서 모두가 하나님의 계시된 뜻을 바르게 풀어 전하지 않고, 찬양과 경배를 드린다고 해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지 못한다.
왜 그럴까? 우리 타락한 인간은 본성적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는 존재다. 인간의 본성에서 나오는 각종 생각과 언행, 욕망은 하나님의 법을 거역하고 반하는 것 뿐이다. 이는 거듭난 신자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하나님께서 성경말씀을 통해 스스로를 알려주시지 않은 하나님에 대한 이해, 믿음, 예배, 섬김은 우상숭배와 악행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알려주시는 하나님 지식, 믿음, 예배와 찬양, 헌신과 순종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바르고 신뢰할 만한 성경이라는 안내자를 따라가는 것이다. 그러나 모두가 성경을 말하고 성령의 인도하심을 말하지만, 교회가 고백해온 역사적 신앙고백문서와 교리문답을 의지하지 않고 바른 길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렵다.
우리가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 대요리문답, 소요리문답을 공부하고 익히는 것은 그것이 가장 성경과 조화되는 신앙고백이요 교리이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의 신앙생활에 있어서 성경이 절대표준이요 최고의 권위를 가진 것임에 틀림없지만, 우리에게는 신앙고백 또는 교리를 의지해야 만할 몇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하나님의 자기 계시인 성경은 그 분량이 많고, 사람의 이해 범주를 뛰어넘는 신적 진리를 수천 년의 역사를 배경으로, 1600년 동안 40여명의 다양한 기자(記者)들에 의해19) 여러 가지 문학과 문체를 사용하여 기록되었다. 당연히 어리거나 초신자의 경우 성경을 보면서 전체적인 메시지, 복음의 핵심내용, 하나님의 계획과 구원역사, 언약사상20) 등을 제대로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교회는 성경의 핵심 진리와 복음의 내용을 신앙고백, 혹은 교리형태로 작성하고 교회를 특히, 자녀들과 초신자들을 가르쳐 온 것이다. 다시 말해 부족한 우리 신자들은 성령의 내적 조명21) 외에 성경을 보는 '안경' 혹은 '지도'로서의 신앙고백이나 교리의 안내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둘째로 인간의 타락한 본성 때문에 성경이 가리키는 삼위 하나님을 바르게 믿고 섬길 수 없기 때문에 신앙고백서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 땅에 성경이 주어진 이후로 성경말씀을 원 저자인 하나님의 뜻과 달리 잘못 이해하거나 악에 사로잡혀 오(악)용하는 집단들(이단, 사이비)이 항상 있어 왔다. 또 혹 나쁜 의도를 가진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타락한 인간들에게는 그릇된 종교적 열심이나 인간의 불경건한 상상력으로 고안되거나 왜곡된 하나님을 예배하거나 섬길 수 있는-결국 우상숭배-개연성(蓋然性)이 있기 때문에 신앙고백의 안내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셋째로 교회가 진리의 순수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신앙고백문서(교리) 교육이 필요하다. 교회 역사상 가장 성경 진리에 가까웠던 시대, 박해와 고난에 의해 삼위 하나님과 하나님 나라, 하나님의 뜻을 깊이 묵상하였던 시대에 작성된 신앙고백은, 오늘날 혼합되고 더러워진 교회들이 바라보고 확인하여야 할 거울과 같다. 물론 성경이 우리가 바라보아야 할 최종적인 거울이지만, 신앙고백은 우리가 성경을 곧바로 향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에 매우 유익하다.
넷째로 교회는 신앙고백을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연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의 교회는 하나가 되어야 하지만22) 무조건적 연합이 아닌, 같은 신앙의 진리를 고백하는 신자들 간 연합이 되어야 한다. 반면에 서로가 갈등하고 이견이 생기더라도 신앙고백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 연합을 시도하고 하나 됨을 유지하여야 한다.
5. 나가는 말
우리는 신앙고백을 배우고 익히며 확인하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 보았다. 우리가 하나님의 계시된 말씀인 성경을 바르게 알고 묵상하며, 그 속에 나타나신 삼위 하나님을 믿고 예배하기 위해서 고백문서의 안내와 도움이 필요하다.
또 교회가 거룩하고 순결하게 유지되기 위해, 이단 사이비의 공격으로부터 우리를 지키기 위해서 교리교육이 필요하고, 잘못된 신앙으로 변질되지 않고 하나의 교회를 유지하기 위해 우리는 늘 신앙고백이라는 '거울'과 '지도'를 의지하는 것이 유익함을 생각해보았다.
만약 교리공부가 따분하거나 힘들게 느껴진다면 이같은 교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동시에 우리의 존재 목적인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자. 그것이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가장 크고 놀라운 복의 근원이자 핵심임을 기억하면서 말이다.
1) 신앙의 체계(體系), 원리(原理), 이치(理致)를 말한다.
2) 요리란, 중요한 교리 혹은 요긴한 교리란 의미이다.
3) 종교개혁시대 교회문답 중 가장 영향력있고 널리 인정받은 요리문답서. 1562년 신성 로마제국의 제후인 프레드릭 3세가 칼빈의 종교개혁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하이델베르그 대학의 자카리우스 우르시누스와 궁정 설교가 올레비아누스에게 요리문답 지침서를 만들도록 했고, 작성된 초안을 교회의 검토와 승인을 얻어, 1563년에 발간됨.
4) <벨직신앙고백>은 1561년에 작성됐고, 주요 작성자는 화란 개혁교회의 설교자 기도 드 브레(Guido de Brs, ~1567). 당시 로마교회로부터 극심한 박해를 받던 화란교회의 압장에서 그들의 신앙이 국가에 반역하는 것이 아니며 자신들은 성경에 따라 참된 기독교 교리를 고백하는 사람임을 천명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된 개혁신앙 고백.
5) 1618년부터 1619년까지 도르트레히트에서 열린 개혁종교회의에서 채택된 것으로 소위 '반대자들에 대항하는 다섯 조항'이라고 불리움. 개혁신앙과 반하는 알미니안주의를 배격하기 위한 것으로 칼빈주의 5대 교리인 전적타락, 무조건적 선택, 제한속죄, 불가항력적 은혜, 성도의 견인을 확증한 바 있다.
6) 칼빈주의 5대 교리는 인간의 전적타락, 무조건적 선택, 불가항력적 은혜, 제한속죄, 성도의 견인.
7) 소위 3대 칼빈주의자로 꼽히는 헤르만 바빙크(Herman Bavinck, 1854~1921)는 교리의 기능에 대해 "성경을 뒤로 밀어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보존하고 그것의 개인적인 자유분방한 사용에 대한 보호에 있다. 신조는 양심의 자유를 훼방하기는커녕 약하고 굳세지 못한 영혼들의 유혹을 꾀하는 여러 이단 영들을 대항하여 양심의 자유를 지지한다. 또한 지식의 발달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바른 궤도로 유지, 인도하고 그들 자체는 모든 세대에 걸쳐 부조리할지라도 신앙의 유일한 규범인 성경에 비교하여 수정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8) 정당이나 사회단체 등이 그 기본 입장이나 방침, 운동 규범 따위를 열거한 것.
9) 92년 개정판 <헌법> 연혁. 또 유해무 교수(고려신학대학원)도 2009 하기목회대학원 강의안 <장로교 원리에서 비추어 본 고신교회> 26p에서 같은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10) 필자는 <제34장 성령에 관하여>의 경우,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 전체에서 성령에 대해 고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덧붙인 것에 대해 사족(蛇足) 또는 적절치 않은 일로 받아들인다. 이는 칼빈의 <기독교강요>에서 성부 하나님과 성자 하나님 다음에 성령 하나님에 대한 구분된 파트가 없음에도, 전체 분량 중 상당부분에서 성령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음을 통해 이해되어 질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제35장 하나님의 사랑과 선교에 관하여>에서 '모든 사람이 구원받아야 한다는 그(하나님)의 소망', '모든 사람들에게 제공된 자비' 등의 표현이 개혁주의 관점에서 잘못된 표현으로 받아들인다. 개혁파 장로교회의 입장은 만인구원을 의미하는 보편속죄가 아닌 제한속죄이고 하나님의 선택과 유기된 자에 대한 하나님의 공의로운 진노를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11) 리차드 백스터(Richard Baxter, 1615~1691), 영국의 청교도 목사, 저술가.
12) 계시(啓示)란 감취었던 것을 드러내 나타내 보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13) 내재(=immanence), 하나님께서 임하여 계심.
14) counsellor, 사 9:6에서는 메시아, 요14:16, 26에서는 성령을 일컬는 말로 모사(=조언자), 변호자(곁에서 도와주도록 부름을 받은 자), 위로자 등의 의미를 가진다. 구약에서는 성자 예수님을, 신약에서는 성령님을 지칭하여 사용되고 있다.
15) 여기서 '외형적'이라고 표현한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표면적으로는 과거에 비해 복음에 대해 자유롭지만, 실제로는 사람들의 사상이나 가치관, 진리에 대한 사고체계가 과거에 비해 더욱 반성경적이고 상대적이 아닌 절대적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상대주의와 모두의 진리와 생각이 옳다는 입장인 다원주의화되어 가는 성향이 강해진 시대이기 때문이다.
16) <고신선교50주년기념 세계선교대회자료집> '세계선교를 위한 한국교회의 사명(강승삼 목사/KWMA사무총장)', 329p에서는 한국교회를 54,000교회, 3,500개 디아스포라 교회로 소개하고 있다.
17) 상게서, 한국교회는 2005년 1월 현재 180여 개국에 13,000여명의 선교사 파송하고 있다고 한다.
18) (사)세계선교협의회(KWMA)는 2010년 한국교회가 파송한 선교사는 169개국 22,014명으로 보고했다.
19) 성경기자의 수나 기록된 기간에 대해 학자마다 조금씩 다른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20) 구약의 언약은 노아언약(창 6:18, 9:8), 아브라함 언약(창 17장), 시내산 언약(출 24장), 다윗언약(삼하 7장) 등이 있는데, 이는 유월절 어린양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과 죽으심, 주의 몸과 피를 주심(성만찬)과 깊이 연결되며 교회로 하여금 주님의 재림과 천국 소망을 붙잡게 한다.
21)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해설(A. A. Hodge, 1823~1886)> 크리스챤다이제스트 刊 55p, "...성경말씀 안에 계시되어 있는 그와 같은 것을 이해할 수 있는 구원에 이르는 지식이란 성령의 내적인 조명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우리는 인정한다..." 여기서 영적조명은 이미 성경에서 객관적으로 제시된 진리를 영적으로 분간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성령께서 사람의 마음과 심정을 열어주시는 것으로서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허락된 거듭남(중생)의 한 요소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22) 칼빈은 기독교강요 제 4권 1장 <모든 경건한 자들의 어머니로서 연합을 유지해야 할 참된 교회>를 통해 그리스도의 교회가 하나 됨을 유지해야 함을 논증하면서도, "'그리스도께 나아가기 위해서 진리에 대한 순전한 고백을 지니지 않은' 거짓교회로부터 분리함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제4권 2장, 거짓교회와 참 교회의 비교, 53p참조).
첫댓글 이번 수련회 특강원고입니다.^^; 요즘 워낙 글들이 안올라와 저라도...^^
명덕교회 sfc 중고등부가 부럽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매우 힘들어하겠죠?^^
고생이 많습니다. 복날인데 한그릇 하세요~!
글로만 한그릇 하라 말고 우리도 언제 한번 보면서 복탕한번 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