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산행 참가 산우
9.10 청계산:김종무 부부,남장현,유병식,자수명,최영진 부부
9.11일 작은 동산 산행:김극범 부부,김종철,남장현,신윤식,양명륭,최영진 부부,하대현
2.산행 落穗
어제 토요일 오후의 느릿느릿하고 여유만만했던 청계산 매봉 산행(무슨 무지개 클럽 산행이 무산되어 할 수 없이 청계산에 왔다하는 발칙한 소리를 서슴지 않는 裕峴과 慈선비는 10시부터 시작하여 국사봉까지 다녀온 모양인데)에 이어 오늘도 쉬어가는 산행의 연속이다.충주호를 끼고 돌며 회색 바위와 푸른 소나무가 어우러진 아늑한 오솔길을 걷는다는 작은 동산 산행이란다.
하지만 햇볕은 따갑고 바람은 불어오지 않는다.전형적인 초가을의 늦더위인데 이를 北美에서는 인디안 섬머라고 부른다던가.壯年의 가을 나이에 老炎같은 情炎을 불사르는 것이 인디안 섬머의 또 다른 숨은 뜻이라는 大隱의 설명인데 듣고보니 그럴듯한 비유이다.
불쑥 찾아오는 늦더위처럼 인생의 인디안 섬머도 예고없이 찾아드는 것이 자연의 법칙인가.오랜동안 같이 살아온 부인이나 남편을 선의의 거짓말로 절묘하게 기만하거나 피해 나가는 특별 인디안 섬머라면 더욱 스릴있지 않겠는가.
말이 작은 동산이지 처음부터 급경사 오르막도 있고 능선에 가을 햇볕이 그대로 내려쬐어 젖은 빨래 쥐어짜듯 금세 땀이 온몸에 줄줄 흐르기 시작한다.하지만 가을은 역시 가을인지 딸대신 내놓는다는 봄볕하고는 조금 달리 내려쬐는 햇볕이 부드럽게 다가온다.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충주호의 이모조모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천천히 걷는다.호반 저너머로 불쑥 솟아오른 봉우리가 아마도 월악산 영봉의 모습일 터인데....수년 전 사월초파일 日久月深 깊어가는 산행에의 純情을 덕주사 부처님께 告하고 申대장,寸哲,壽岩과 같이 올라 충주호를 조망했던 봉우리이다.그렇다면 그 뒤의 산줄기들이 小白으로 향하는 백두대간인가?
충청도 땅이지만 강원도 말씨가 섞여있는 제천도 역시 두메나 산골이다.크고 작은 산줄기들의 흐름이 겹겹이 충주호를 에워싸고 아스라히 사라져 간다.올 때 보니 이 지역도 송이의 산지이고 요즈음 수확절인지 입산을 금지하는 팻말이 있던데.....벌써 송이의 계절인가.미끈하게 잘 빠진 童송이만 골라 살살 흙만 털어내고 쭉쭉 찢어먹거나 길이로 얇게 저며 살짝 구어 소금에 찍어 먹으면 입안 가득히 가을의 향기가 밀려올텐데.....kg에 오십만원을 호가한다하니 앉은 자리에서 예닐곱개씩 먹던 일은 아 옛날이여다.
쉬엄쉬엄 전망 좋은 바위마다 걸터앉아 땀도 들이고 과일과 간식을 보시 받는다.바람이 없는 것이 아쉽지만 시원한 호수를 내려보는 것으로 마음의 티끌을 씻어낸다.마침 호반의 분수에서 물줄기가 시원하게 솟아오른다.들꽃만 여기저기 피어났다면 가을의 情趣가 더욱 무르익었을 터인데.....들꽃이 귀한 길이다.20년 년상의 노선배들이 씩씩하게 오르는 모습을 보니 최후의 1인까지가 생각나지 않을 수 없다.
작은 동산 지나 숲그늘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는데 오늘 앱설루트 스웨디시 보드카를 한 병 꿰어차고 왔다는 崔모가 어제 청계산 산행시 조금 아껴둔 호박색 생명의 물을 부인들에게도 예외없이 한 모금씩 돌린다.앙증맞은 잔에 담긴 호박색 액체를 한입에 털어 넣으니 목젖을 찌릿지릿하게 울리며 뱃속에 스코틀랜드 하이랜드의 기별이 전해진다.
崔모의 술을 돌리는 숙달된 솜씨가 공장에서 다년간 상하좌우를 상대로 술 좀 마셨음직한 느긋한 태도이니 앞으로 술자리가 더욱 길어지게 될 것인가....쏘냐 부인과 함께 현재까지 6연속 출장이라는데 기특하게도 계속적인 良質의 물량공세가 베풀어 준다.위스키병을 가득 리필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申대장도 태평양 바람인지 아니면 인도양 바람이 말렸음직한 호주산 쇠고기를 내어 놓는다.6회 연속 출장을 강조하는 崔모에게 申대장이 6년째 강북다방 신마담식 커피를 산우들에게 보시하고 있음을 참고로 알려준다.오늘 아침에 힐끗보니 돼지고기 구어먹는다는 핑계로 山西省 杏下村의 고량주에 앱설루트 보드카가 세수도 안하고 산우들을 마중 나와 빵긋 웃고 있다 했는데.....
모두들 시원한 계곡에 둘러 앉아 濯足을 하며 땀을 닦아낸다.옷을 훌훌 벗어 던진 寸哲이 물속에 풍덩 몸을 담그는 것이 자유이용권 만끽 가능자로서의 은밀한 인디안 섬머에의 욕구를 잠재우려 함인가.....南모도 자꾸만 인디언 섬머가 떠오르는 머리를 찬물에 담가 본다.
일찍 도착한 申대장이 明谷이 준비한 첨단 장비를 이용해 솔선해서 고기를 굽는다.항상 노고를 아끼지 않는 申대장이다.張씨부인이 워낙 채소 사이드 디쉬를 많이 준비해오셔서 寸哲이 옆집 아줌마에게 부탁하여 마련했다는 김치는 꺼낼 자리가 없다.옆집 남자가 부탁한다고 덜컥 김치 만들어 줄 수있는 고운 미음씨의 아줌마라면 인디안 섬머의 대상도 될 수 있지 않을까....大隱도 마나님의 손맛이 들어간 김치에 골뱅이 무침까지 내어 놓으니 금세 풍성한 식탁이 만들어 진다.
崔모가 병권을 행사한 앱설루트 보드카 한 모금이 목젖을 타고 흘러내린다.무색 무취의 술이지만 압생트酒에 견줄만한 강력한 드라이버의 효과가 있으리라.....南모가 오늘 입회심사를 통과할 崔모에게 시원한 맥주까지 조달하라 이르니 미안하게도 소냐 부인이 싹싹하게 심부름을 하신다.서대산의 文씨부인이다.선후배 수발드는데 바쁜 明谷도 재빨리 한 모금 마시고 돌아간다.오늘 꾀를 내어 술과 고기에 대한 선후배들의 과도한 요구를 대선배를 앞장세워 적당히 차단하는 모양이다.
권커니 잣커니 술이 돌아간다.조금 과한 줄 알면서도 모두들 사양을 하지 않는다.야유회 산행의 최면인가.大隱이 고기 굽기를 자청하여 많아 보이던 고기를 다 굽는데 구운 고기가 모두 입속으로 사라진다.적당히 취해 말들이 많아지고 각 일병 이상의 소주가 모조리 비워진다.어제 광교산을 출발해 청계산 마당집까지 오겠다는 야무진 꿈을 백운호수 부근에서 접어야 했던 凡川의 얼굴이 폭탄주가 아니더라도 빨갛게 물든다.결국 술이란 술은 모두 처분이 된 다음에야 술자리가 끝난다.
이곳 저곳의 선배들 술자리에 불려다니는 而立의 나이라는 막내 동창이 준수한 외모 때문인지 쏘냐 부인의 귀여움을 독차지하여 몇가지 질문을 받는다.한 살이라도 젊은 것이 좋으리라.明谷도 합류하고 선후배들이 돌리는 술잔에 결국 모두들 흠뻑 취한다.
돌아오는 찻속도 통제 불능의 자유분방하고 소란스러운 분위기가 이어진다.오지랖 넓은 崔某가 한라산 산행 권유를 핑계로 보스톤에서 한참 잠자고 있을 李씨부인을 깨우지 않나 휴게소에서 아이스케키도 사오고 계룡산으로 산행갔다는 壽岩을 부르지 않나 다방면으로 대활약이다.이제는 안 짤릴 자신이 붙었나 본데....
減量하지 않으면 일찍 갈수도 있다는 충격적 조언도 어제 慈모로부터 받았으니 약간 의식하는 눈치인데 앞으로 소냐 부인만 산행에 참석시키면 어떻겠냐고 묻는다.이구동성으로 모두들 바라는 바라고 대답해준다.소냐부인과 南모가 무슨 이야기인지 나누긴 나누었는데....
또 한라산 산행에 南모가 崔씨부인을 반드시 대동해야 된다고 崔모가 계속 주장한다.崔씨부인이야 와도 그만 가도 그만이지......고맙게도 崔씨부인이 좋아하는 세 가지(커피.맥주,초코렛)먹을 것중 두 가지(맥주,유럽산 초콜렛)를 어제 청계산 산행 뒷풀이에서 만족시켜 주던데.....
예상보다 일찍 되돌아온 압구정동에서 崔모가 입회를 자축하는 국수 한 그릇씩 돌려 모두 걸지게 먹고 헤어진다.다들 잘 들어갔나.....明谷은 또 어디로 불려가던데.....
章鉉
2005.9.12 오후
※다음주 산행은 추석 연휴 기간이지만 토요 산행을 잇는 차원과 추석에 먹은 기름진 음식도 잘 소화시킬겸 9.19일(월) 관악산 육봉의 바윗맛을 살짝 보기로 한다.10:00에 지하철 4호선 정부종합청사역에서 만나기로 한다.점심은 김밥을 안사고 추석 음식을 조금씩 싸와 나누어 먹는 것으로 하는 것이 어떨런지...좋은 추석 보내시기를!
※12.9-12.11일 2박3일간의 한라산 산행 신청자가 23명이 되어서 여기서 신청을 마감한다.새롭게 신청을 한 산우는 박성준 부부,宵昊,광주의 이윤선 교수이다.여행사에서 항공권과 다른 서비스를 분리해서 취급할 수 있다하니 凡川이 삼성카드를 활용하든지 일괄해서 저렴하게 취급하는 방법이 있다면 그렇게 추진해도 무방할 듯.....전적으로 맡기고 싶다.혹시 마일리지를 써서 항공권을 독자적으로 구매할 생각이 있는 산우들은 사전에 연락 바란다.또 인디언 섬머의 영향도 있으니 부부별 1실 배정하는 것으로 하겠다.나중에 추천한 여행사는 추후 접촉하겠슴.
※작은 동산 야유회 산행의 식탁을 풍성하게 차려주신 張씨부인,쏘냐부인과 맛깔스런 음식은 물론 인디언 섬머의 숨은 뜻을 가르쳐 준 大隱(卞씨부인)에게 감사의 표시로 각 붉은 포도주 2병씩 전달합니다.항상 산행의 선두와 후미에서 노고를 아끼지 않는 申대장(朴씨부인)과 寸哲(李씨부인)에게도 2병씩 올립니다.특히 寸哲은 어쩔수 없이 김치 아줌마하고 한모금 나누어 마셔야 되지 않나?
그리고 깜빡 잊어버렸던 술마시기 전까지는 과묵한 사나이 寅步(洪씨부인)에게도 2병 올립니다.적당한 기회마다 전달하겠습니다.요 근래 안 받은 사람 없지요."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