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의 기능과 역할
1. 후각기능
콧속에는 신경 상피가 있고 이곳에 후각세포가 분포하여 밖에서 들어오는 냄새를 알게 됩니다. 이 후각 세포는 주로 코의 천장부분에 분포하여 후각신경을 통해서 냄새를 뇌로 전달합니다.
이러한 후각세포가 있는 장소에 물혹이나 병이 생기면 우리는 냄새를 맡지 못하게 되는 것이지요.
2. 호흡작용
코로 들어간 공기는 인두, 후두를 통과하여 기관이나 기관지에 도달함과 동시에 폐포 속 혈액에 산소를 공급합니다. 물론 혈액은 이산화탄소를 폐포 밖으로 뿜어내지요.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호흡작용이라고 하는데요, 이런 호흡과정 중에 생기는 탄산가스나 수분은 숨을 내쉴 때 코를 통하여 방출됩니다. 그러므로 코는 호흡기의 입구도 되고 출구도 되는 셈입니다.
3. 가습작용
코는 공기가 폐로 도달하기 전에 온도와 습도를 증가시키고 정화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아무리 건조한 공기라도 코 안을 통과하면 습도가 75~85% 사이로 조절되어 폐에 공급됩니다.
습도는 콧속에 있는 아주 작은 섬모운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습도가 부족하면 코의 섬모운동이 활발하지 못하여 감기나 축농증에 잘 걸리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콧속에서 발산되는 수분의 양은 하루에 약 1,000cc 정도인데, 특히 겨울철같이 건조한 계절에는 더욱 많은 수분이 발산됩니다.
4. 가온작용
외부공기가 몸에 비해 지나치게 차거나 지나치게 뜨거울 때, 바로 폐로 들어가게 된다면 예민한 폐포들이 손상을 입을 것이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이치입니다. 이럴 때 코 안에 있는 비갑개라는 콧살이 큰 역할을 합니다. 이곳에는 혈관들이 많이 분포되어 있는데, 온도차가 많이 나는 공기가 비갑개를 지나게 되면서 자연스러운 온도보정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지요. 들이마신 공기의 온도는 코에서 목으로 넘어가는 동안 30~32℃가 되고, 후두나 기관에 이르면 정상체온인 36.5℃에 거의 육박합니다. 아주 훌륭한 냉난방기라 할 수 있습니다. 영하 40℃ 아래로 떨어지는 추운지방에서도 사람이 동사하지 않고 살 수 있는 것도 코의 놀라운 온도조절능력 때문입니다.
5. 여과작용
콧속에 있는 코털과 작은 섬모에 의해서 공기와 섞여 들어온 작은 입자, 먼지들이 걸러지게 됩니다. 이렇게 걸러진 물질들은 콧속에서 분비되는 점액에 의해 목구멍 뒤쪽으로 운반되어서 목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6. 공명기능
사람이 자기의 의사를 전달하고 남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은 대부분 말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중요한 기능은 흔히 혀와 성대만이 전부일 것이라 생각하지만, 코도 아주 중요한 일익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비강 안에서 소리가 공명현상을 일으켜 자기만의 음성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6. 자기정화작용
호흡할 때 들어오는 공기 중에서 이물질을 분리하여 안전하게 처리하는 기능을 자가정화작용이라고 합니다. 대개 코털을 통과한 작은 이물질들은 코 안의 점막층에서 잡아내게 됩니다. 잡아낸 이물질들은 섬모들의 움직임에 의해서 이동하여 코 뒤쪽으로 넘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점막층은 산도가 7pH 일 때 가장 왕성한 작용을 하니, 여기에 걸려든 수많은 세균들은 대부분 코 뒤쪽으로 넘어갈 무렵이면 모조리 죽게되며, 코 뒤에서 세균 배양을 하면 세균이 자라지 않을 정도로 정화작용 또한 뛰어납니다.
섬모운동 또한 코의 중요한 작용 가운데 하나입니다. 코 안의 섬모들이 운동하여 점막층을 이동시키며 이물질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호흡기 계통에 분포하고 있는 호흡섬모들은 부비동에서 분비되는 점액들을 밖으로 이동시켜 배출하면서 부비동에 들어있는 이물질이나 해로운 물질을 제거하게는 기능도 합니다.
한의학적인 코의 의미와 기능
한의사의 화두는 "환자의 오장육부를 얼마나 건강한 상태로 계속 유지시킬 수 있는가"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기 위해 몸 안의 장기들을 몸 밖에서 잘 점검하는데 모든 노력을 경주하게 되었고, 그래서 나온 것들이 맥진이나 복진같은 한의학만의 진료방법들입니다. 안면 망진도 그 중 하나이며, 결국 한의사는 코를 통해서도 인체의 내부장기의 상태를 유추해 낼 수 있는 것입니다.
코는 폐의 통로역할을 하므로 당연히 호흡기능의 역할을 하며, 또 비위라는 장부와 연관되어 있으므로 소화기능에 대해서도 관여를 합니다. 코를 호흡기능의 측면으로만 보지 않고 소화기능의 측면도 고려하는 것이 서양의학과 한의학의 큰 차이점이라 하겠습니다.
경락학적으로 폐경은 중초(위장)에서 출발하여 대장을 거쳐 엄지손가락 끝으로 가며, 위경은 코 양쪽의 영향혈이라는 혈로부터 시작하여 코 뿌리를 지나 순행하게 됩니다. 코를 사이에 두고 폐경과 위경이 서로서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이지요.
고의서에 “비위를 상하면 기혈이 생기지 않아 냄새를 맡을 수 없다”거나 “코에 딱지가 생기는 창은 비위온열이 폐에 전해졌기 때문에 생긴다” 라고 쓴 것도 코가 비위와 큰 관련이 있음을 나타내는 좋은 예입니다.
알레르기성 비염이란?
알레르기란 외부자극에 대해 정상보다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는 면역체계 질환을 말합니다.
인체는 면역반응을 통해 외부에서 침입하는 바이러스나 세균 등의 자극물질에 대항하는데, 별것 아닌 자극에 대해서도 과민하게 반응하여 결국 내 몸을 내가 괴롭히는 꼴이 되는 것이지요.
면역반응은 대개 점액에서 이루어집니다. 물청소를 하듯 외부에서 들어온 이물질들을 코, 눈, 기관지, 소화관 등에서 씻어 내립니다. 그런데, 지나치게 과민반응을 보이면 점액들이 넘쳐나게 됩니다. 과도한 눈물, 설사, 가래, 재채기, 줄줄 흐르는 콧물과 같은 증상들이 나타나며, 이렇게 정상치를 벗어난 경우를 알레르기 반응이라 합니다.
코에서 일어나는 알레르기 반응은 알레르기성 비염이라고 하는데,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콧물 외에도 코막힘과 재채기를 동반하며, 이를 알레르기성 비염의 3대증상이라고 합니다.
증상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 발작적인 재채기가 수시로 나타납니다.
- 많은 경우 맑은 콧물이 나지만, 가끔 끈적이는 콧물도 나와 코를 막히게 합니다. 그래서 흔히 코맹맹이 소리라고 하는 비음 섞인 소리가 나게 됩니다.
- 코 속의 염증이 심하면 비갑개가 부어서 코를 막히게 합니다.
-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이불에 있는 집먼지 진드기나 코에 닿는 대기의 변화로 인해 코가 가렵고 재채기와 콧물이 흐르기도 합니다.
- 처음에는 재채기나 맑은 콧물이 주증상이나 오래되면 누렇고 진한 콧물과 코막힘이 주증상이 됩니다.
- 코나 눈주위가 가렵고 집중력이 떨어져 수험생의 경우 빠른 치료를 요합니다.
- 코를 자꾸 훌쩍거리게 되므로 대인관계에 있어 소극적이 됩니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예방법
대개 알레르기 반응은 체력이 떨어지고 스트레스에 시달린 상태에 많이 생기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몸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또 그와 아울러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생활환경에서 최대한 차단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선 정신적인 피로, 스트레스를 가급적 피하도록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실내 습도를 적당히 유지하면 증상의 완화를 도모할 수 있고, 알레르기 비염 발생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알레르기 비염을 유발하는 인자를 확인 할 수 있는 경우라면 유발인자에 대한 노출은 가급적으로 피해야 할 것입니다. 알레르기 유발인자로는 꽃가루, 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찬공기, 담배연기, 쇠붙이 등이 있습니다.
음식물 또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아주 중요한 인자입니다.
유제품, 어패류, 땅콩, 인스턴트식품(초코렛, 아이스크림, 과자) 등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음식물로 널리 알려져 있어서 피하는게 좋습니다. 대신 신선한 채소를 많이 먹어야 합니다.
마른 가제 수건을 약간 따뜻하게 한 뒤 코에 가져다 대면 코도 뚫리면서, 줄줄 흐르는 콧물도 일시적으로 막힙니다.
또, 비강내에 이물질이 있는 경우는 생리식염수로 세척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코의 점막에 수분을 공급해서 섬모운동을 활발하게 하며 점막에 붙어있는 점액질이 묽어지게 하기 때문입니다.
기타 코질환들
코에 걸리는 병에는 알레르기성 비염 말고도 다른 여러 질환들이 있습니다.
간단하게 살펴보도록 합시다.
1. 감기
한의학에서는 상한이라고 하고 영어로는 cold라고 하는 것처럼, 차가운 환경에 오래 노출되어 있을 때 걸리는 질환입니다. 감기는 사람의 양기를 손상시켜 기혈을 엉키게 하고 그로 인해 원활한 대사작용을 방해합니다. 몸이 식으면 면역력이 떨어지게 되니 자연히 바이러스 감염도 쉬워지며, 노폐물도 잘 빠져나가지 않고 축적되어 몸 안에 독소가 생기게 됩니다. 몸은 스스로 열을 내서 이런 환경을 극복하려 하고, 그래서 감기에는 자연스럽게 발열, 두통, 오한 등의 증상들이 동반하게 되는 것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럴 때, 땀을 내는 방법을 통해 세균을 바깥으로 밀어내는 한편 속을 덥히는 약을 복용하여 몸에 열을 공급해 주는 치료방법을 사용합니다.
2. 급성비염
사실상 감기의 증상인데, 증상에 대한 초점을 코에 좀더 집중하여 설명한 것입니다.
급성비염은 크게 국소빈혈기 ? 발적기 ? 2차감염기 ? 흡수기의 4단계로 분류됩니다. 국소빈혈기에는 코 안이 건조해지는 수준이지만, 발적기에는 열이 나고 많은 콧물이 분비되며 코 점막이 부풀어 올라 코 막힘이 심하게 됩니다. 2차 감염기에는 주변 조직에 염증을일으켜 콧물도 누렇고 진하게 변하고 목이나 부비동에도 염증이 생깁니다. 흡수기는 몸이 병을 이겨내어 제반 증상들이 거의 소멸해가는 시기입니다.
급성 비염은 감기와 같은 방법으로 치료합니다.
3. 만성비염
대부분의 경우, 급성 비염이 왔을 때 대수로이 대처하다가 만성비염까지 오게 됩니다.
만성비염은 증상도 증상이지만 생활하기에 보통 불편함을 주는 질병이 아닙니다. 가장 큰 증상인 코막힘으로 인해 냄새를 맡지 못하는 것은 물론, 음식의 맛조차 느낄 수 없습니다. 거기에 눈물과 귀의 분비물이 흐르는 곳까지 막혀버리면 누낭염이나 이관염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목 뒤로 지나치게 가래가 넘어가면 인후염이나 후두염이 생길수도 있고, 세게 코를 풀다보면 중이염도 생길 수 있으니, 정말 첩첩산중이라 하겠습니다.
만성비염이 잘 낫지 않는 가장 큰 문제는 제대로 된 치료방법과 역행하며 생활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열이 오르고 입이 마르고 코 안이 마르니 온 몸이 답답하고 짜증이 납니다. 그래서 찬물을 마구 들이키거나 해열제를 복용하면 좀 나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악순환일 뿐입니다.
만성비염도 역시 몸의 체온을 올려주면서 땀을 내는 것이 우선입니다. 급성비염보다 만성화된 질환이므로 충분한 휴식 또한 필수입니다.
4. 위축성 비염
위축이라는 말이 의미하는 것처럼, 이 질환은 앞선 질환들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촉촉함을 유지해야 하는 비강 안이 건조하고 메마르게 되어 코의 대표적인 기능인 온도와 습도조절 능력을 상실하기 때문입니다. 위축성 비염은 콧구멍 속에 궤양도 없는데 악취가 납니다. 건조해서 생기는 코딱지 또는 점막의 위축으로 인해 코막힘이 생기고 후각장애 및 두통 등의 증상도 동반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코에 열을 내리고 습을 보충해주는 약물과 침 치료를 통해 위축성 비염을 치유시키고 있습니다.
5. 급성 부비동염
부비동은 코를 중심으로 얼굴 뼈 속에 있는 자그마한 공간을 말하며, 이마의 전두동, 눈 옆의 사골동, 콧속 깊숙이 접형골동, 코 옆에 상악동으로 세분됩니다. 이들 동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부비동염 또는 축농증이라고 하는데 한 개의 동에만 생기는 경우보다는 여러개가 동시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 중 상악동과 사골동이 동시에 염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80~90%에 이릅니다.
급성 부비동염에는 다음과 같은 원인들이 밝혀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