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해도에서는 유빙(流氷)과 눈의 피해가 화제가 되고,오끼나와에서는 산호초 보존문제와 해수욕이 화제가 되는,같은 시기에 이와 같이 기온이나 온도차가 있는 나라가 또 있을까?
사꾸라의 개화전선(開花前線)이라는 말이 있는것도 이나라 뿐이다.
그런 라듸오 뉴스를 전하며 일본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한곳은 어듸냐는 퀴즈문제가 나왔다.
일본의 지도를 머리에 그려 보지만 아무래도 오끼나와가 아닌가 생각을 했더니 그게 아니라 실은 동경이라고 한다.
유황도(硫黃島)가 있는 오가사하라제도(小笠原諸島)까지가 동경이기 때문이란다.
일본의 최남단은 동경인가 하며 감심을 하던차에 동경은 폭설이 내렸다.
적설량 10센치라면 동경에서는 큰 눈이다.
꽃이 피기 직전의 사꾸라나무의 가지 위에도 꽃봉오리에도 흰 눈이 쌓였다.
가지를 땅에까지 느려트린 나무도 있고 무참히 가지가 찢어진 나무도 몇그루 있다.
어제밤에는 비가 내리는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밖에 눈이 쌓여 있다.
전기줄에도 가느다랗게 눈이 쌓여서 바람이 없음을 알려 준다.
오늘은 자전차는 탈수가 없어서 전차로 출근을 하기로 했다.
역까지 가는 길가의 사꾸라 가로수옆에서 한 노인이 봄과 겨울이 함께 있는 장면의 사진을 찍고 있었다.
나는 잠시 카메라의 화인더라도 들여다 보고 싶은 마음에 가까이 닦아 갔다.
조용한 아침에 서로 모르는 두 사람이 미소를 교환했다.
평화스러운 노인과는 달리 이제부터 회사에 출근을 하여 차의 타이어를 스노우타이어로 갈아끼우고 눈길에서 영업을 해야할 생각을 하니 나는 언제까지나 태평한 마음이 아니였다.
서기1909년4월9일 이후 처음이라고 하는 때늦은 눈은 아마도 이 노인에게도 첫 체험이리라.
회사에 도착을 한것은 6시경이지만 영업소 앞의 큰길은 눈이 쌓일 여유도 없이 줄지어 다니는 크고 작은 각종 자동차의 덕분에 아스팔트가 보이고,체인을 감은 차가 지나갈 때마다 금속성의 소음이 시끄럽다.
추운지방 출신의 운전수들은 스노우타이어도, 체인도 없이 익숙한 솜씨로 영업을 하러 출발을 하지만, 나는 스노우타이어로 갈아 끼우고 스타트를 했다.
시내 중심지 가까이에서 눈솎에 화려한 복장을 한 중년여인과 과 젊은 여인 두사람이 피곤한 모습으로 내차의 손님이 되였다.
술집의 마마와 호스테스가 아닌가 생각했다.
별로 말이 없더니 중년여인이
「저는 도중에서 내리겠지만, 이 두사람은 도도리끼역(等等力驛)까지 태워다 주세요」
포도주의 냄새가 약간 난다.
「눈때문에 집에 돌아갈수 없는 단골손님들이 아침까지 소란을 피웠어요,저희들은 피곤해서… 미사꼬양 많이 수고 했어요」
도중부터 젊은 여인 혼자가 되였다.
「도도리끼역이라고 들었는데,역근처까지 가면 됩니까?」
아침까지 잠을 잘잔 나와,밤새도록 술손님들의 시중을 들던 여성은 화제가 맞지를 않는다.
「망할 놈의 눈이 군요」
때늦은 눈에 기분이 좋은 나와는 정반대로 피로와 수면부족인 그녀는 머리를 치켜 올리며
「역에 도착하면 깨워 주시겠어요?」
하더니 따듯한 차안에서 꾸벅꾸벅 졸면서 혼자말로
「바빠서 학교에도 갈수가 없고…」
여자 대학생이려니.어린티가 남어 있는듯한 자는 얼굴이 귀엽게 빽밀러에 비친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잠이깬 그녀는
「눈이 멎었네」
하며 미소를 띄운다.
귀엽게 치켜묶은 머리의 뒷모습이 눈에 덮인 골목길을 거쳐서 맨숀 현관으로 사라진다.
온통 힌색 뿐인 하늘의 구름 사이로 프른 하늘이 조금 보이기 시작을 했다.
봄의 태양이 눈이 부시다.
눈과 꽃을 카메라로 찍던 아침의 노인과 인생의 황금같은 젊은 시기에 피로에 지친듯한 여성은 대조적인 인상으로 나의 마음에 남기고 4월의 눈은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