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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5월 16일 유달산
경북 문경시와 충북 괴산군에 자리잡은 희양산은 백두의 줄기가 중앙에 멈춰 우뚝 솟은 거대한 암봉의 산이다. 산세는 사방이 병풍처럼 둘러처져있고 이곳에 구름과 계곡의 물줄기가 조화를 이루니 마치 봉황이 구름을 치며 올라가는 듯 하다고 신라의 고승인 지증대사는 평가하였다.
이 산은 천년고찰 봉암사를 품고 있어 산의 장중한 모습이 더욱 빛나는지 모른다. 영화 "마켄나의 황금"을 연상시키는 신비스러운 암봉에 울창한 숲이 한껏 그 靑流를 더한다. 이런 까닦에 문화재와 절경이 곳곳에 있으며 더욱이 이곳 봉암사는 수도사찰로서 일반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고 있는데, 다만 초파일을 전후해 일반인에게 잠시 공개되기도 한다.
이번 산행은 부처님 오신날...!!, 초파일과 중복되는 관계로 산도 등반하고 일년에 하루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한국 현대불교의 초석을 다진 조계종의 봉암사도 방문하여 부처님의 은혜로움과 자비를 느껴보리라 마음먹고 산행에 나선다.
1956년 11월, 네팔에서 열린 제4차 세계불교대회에서 양력 5월 15일을 석가탄신일로 결정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음력 4월 초파일(初八日)을 석가탄신일로 보고 기념한다고 한다. 아무튼 우리나라에서 단일종교로서는 가장 많은 약 1천만명 신도를 가진 불교의 정신적 상징인 부처님의 탄생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부처님의 은혜와 자비로움으로 온 세상이 충만하기를 합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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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탄신일이 일요일과 겹치는 관계로 도로가 일찍부터 붐비리라는 예상과는 달리 우리의 애마, "청송"은 시원스레 뚫린 고속도로를 질주하기를 3시간여! 청송은 충주휴계소에서 조식겸 휴식시간을 한번 갖고 오늘 산행의 초입지인 은티마을로 들어선다.
저 멀리 은티마을의 무료 주차장이 눈에 들어오는데 약 7-8대의 산악회 관광버스와 거기서 쏟아져 내리는 검은 복장의 산우님들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족히 수백명은 되어 보이는 산우님들의 모습에서 일년에 한번 개방된다는 봉암사를 찾으려는 의지가 읽혀지기도한다.
아침 9시4분! 청송을 가득 채운 47명의 경인 식구들은 등산장비를 점검하기도 하고, 몸을 미리 풀어보기도 하는데, 저 앞에 떡하니 장대한 모습으로 버티고 서있는 희양산의 첫 인상은 우리를 약간 주눅들게 하기에 족한것 같다. 희양산은 해발 998m에 불과하지만 산 정상부분이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등산로 곳곳에 급경사진 암벽 지역이 있어 등산 초입자들에겐 약간은 위험한 산이기도 하다.
아니나 다를까?.. 도착전에 차에서 최대장님이 산행지도를 나눠주고 등로 설명을 하는데, 오늘은 산상부페때 가급적 술을 하지 말고 하산후하라고 여러번 강조한다. 최대장님 曰 "정상에서 지름티재로 내려오는 중간에 로프가 쳐져있는 매우 위험한 암벽코스가 나오니 각자의 안전은 각자가 책임져라, 약간 삐긋하면 사망은 아닐지라도 초소 3개월은 산악회 못나온다" 고 하길래 산행지를 보니 정말.. 등로 중간에 해골바위, 백골바위 등,,, 이름도 살벌하여 등산도 하기전에 지레 공포분위기가 묻어 난다.
이번 등산코스는 은티마을에서 해골바위, 성곽갈림길로 해서 정상을 둘러 지름티재를 지나 봉암사로 내려오기로 되어 있다. 물론 사찰측에서 봉암사가는 등로를 개방한다는 조건에서다. 소요시간은 산상부페 시간을 포함하여 약4시간30분 정도 소요될 예정이다.
적당히 잘 닦여진 아스팔트 농로를 따라 약 10분 걸어가니 산 초입구가 나온다. 그런데 이번 등산코스는 전체 산행길이는 짧은 대신 정상까지의 약 3km는 경사가 만만치 않다고 사전에 인터넷을 통해 조사했는데, 정말 그렇다. 서서히 고도를 높여 이룩하는 비뱅기마냥 서서히 경사가 지는가 싶더니 10분 정도 걸었을까?
해골바위를 앞두고 갑자기 경사가 가파라지기 시작한다. 다행히 등로가 시원스레 뻗은 활엽수들 사이로 나있어 햇빛은 들지않아 다행이었으나, 쉬지 않고 발걸음을 옮기다보니 어느덧 목주위와 등부분이 흥건히 땀으로 젖어온다. 이마에서는 쉬지 않고 굵은 땀방울이 맺히기가 무섭게 떨어져 안경시야를 방해한다. 그런데 일일이 딱기도 신경쓰여 아예 무시하고 죽어라 길을 재촉한다. 햇빛까지 들었다면 정말 고역이었을거라 생각이 든다.
한 30분 정도 갔을까? 앞에 해골바위가 나타난다. 산행지도에 해골바위라 적혀 있어 그런가보다..할뿐 이름과는 달리 그리 해골같다는 느낌은 들지않는다. 내가 보기에는 '호박바위'가 더 적당하지 않나 싶다. 하여간 누가 이름지었는지 모르겠으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연에다 이름지을때 매우 토속적 이미지나 기억하기 수월하게 느낌이 강한 어휘를 쓰는 경향이 있다. 해골바위보다는 '호박바위'.. 이 얼마나 귀여운가....정도 듬뿍 넘치고 말이다..
해골바위를 뒤로 하고 가는데 등로의 기울기는 더욱 심해진다. 족히 60-70도 정도는 될 것 같다. 오늘은 등산 시작전부터 선두에 따라 붙어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최대장님과 산마루님, 그리고 경인의 떠오르는 신성(新星)대장,, 정빈님의 뒤만 바라보며 죽어라 걸어본다. 석탄을 먹어가며 달리는 화력열차마냥 거친 숨소리를 내가며 고갯길을 오르다보니 정빈님의 소리가 들린다. "자! 고갯길 다욌어요.". 거참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오아시스에서 샘물을 만난 여행자의 심정이랄까?
무거워진 다리와 폭발할 듯한 심장의 파열음을 느끼며 능선위로 올라선다. 성곽갈림길이다. 시간은 10시 5분! 출발한지 1시간만에 이번 산행의 최대 힘든 구간을 넘어 섰다. 경인의 선두그룹 4-5명과 함께 가쁜 숨도 고르고 한잔의 시원한 물로 뜨거워진 엔진을 냉각시켜본다. 아울러 기념사진을 폼 나게 찍고 나니 중간그룹이 벌것게 상기된 얼굴표정으로 올라온다. 무척 힘들어 보인다. 불과 몇분전의 나의 모습일진대... 보기에 조금 안쓰럽다.
이제 기운도 차렸겠다. 선두대장님이 다시 출발하자한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약 500m 남짓!... 잡초와 적당히 수분을 머금은 풀들로 등로는 매우 편한 쿠션감을 우리에게 준다. 발목이 편안해져 오니 기분까지 상쾌해진다. 약 10분정도 가다보니 사람 키 정도로 자란 나무들사이로 난 등로탓에 주위의 시원한 풍경을 보기가 어려웠는데,, 마침 널찍한 바위가 놓여 있으면서 사방이 뻥하니 뚫려있는 곳이 나온다.
그곳에 올라서니 온통 사방이 신록으로 푸릇한 산들로 장관을 연출한다. 동서남북 어디에도 인공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 모처럼 자연 그 자체의 모습을 본다. 게다가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의 숨결은 나의 폐부까지 깨끗히 청소해준다. 이 좋은 공기.. 인천에 가면 생각이 날 것같아 크게 심호흡을 하면서 최대한 많이 내 폐부속 깊이 산소를 저장해놓는다.
이제 희양산 정상이 가까워진 까닦인지 등로의 경사가 급해지기 시작한다. 여러번 산을 다녀본 결과 몇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가 있는데, 그중 한가지가 정상전에는 이렇듯 급한 경사로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아마도 山神께서 당신의 마지막 자리를 인간에게 그냥 내주지는 않겠다는 의지일 듯 싶기도 하다.
마지막 경사로에 놓여 있는 암벽을 나무뿌리를 부여잡고 올라서니 정상이 나온다. 그런데 허망하다.... 어째 산정상이 애매한 모습이다. 어정쩡한 곳에 놓여 있는 능선마냥 정상같기도 하고 능선의 일부같기도 하다. 정상을 표시하는 그 흔한 표석도 없다. 최소한 군청에서 관리하는 군립공원이라도 되면 괸리가 되겠으나 개인산이다 보니 등로도 그렇고 산 전체의 유지 관리가 매우 허술하다는 느낌이다.
다 썩어가는 나무조각에다 누군가 매직으로 '희양산정상'이라고 조그마케 적어 놓은 막대기 하나를 땅에다 꼽아 놓았는데 그걸로 이곳이 정상임을 추측할 뿐이다. 별반 볼것도 마땅치 않고하여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한장 남기고 하산길을 재촉한다. 이제 정상에서 지름티재를 거쳐 봉암사로 내려가는 하산 코스가 남아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정상에서 내려가는 중 무늬만 스님인듯한 사람이 앞을 가로 막고서 있다. 장대한 기골에 험악한 인상, 그리고 스님복사이 언듯 보이는 굵은 팔뚝에 흘끗 보이는 승천하고 있는 용3마리의 모습으로 보아 그리 건전해보이지 않는,,,, 무늬만 스님인 그분 曰 "오늘도 전과 같이 지름티재에서 봉암사까지 등산객들에겐 등로를 개방하지 않으니 다른 길로 가시요"한다.
아니!,,, 석가탄신일에는 개방한다더니 이 무슨 애기인가? 최대장님이 무전기로 선두로 나간 정빈님한테 정상코스로의 하산이 불가능하니 일단 선두를 잡고 있으라 한다. 그런데 무전기를 통해 흘러 나온 정빈님의 말 "그럼 미인계를 쓸까요? 이럴줄 알았으면 비키니를 준비해올걸..."한다. 순간 失笑가 흘러 나온다. 봉암사 스님들은 수도를 잘하셔서 미인계도 통하지 않을 것 같다. 예정 코스로의 하산이 어렵자 우리 경인산악회뿐 아니라 다른 산악회 산우님들도 등로 수정을 하느라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신문등에는 개방한다고 해놓고 일방적으로 개방치 않는 이유는 또 뭔가...
말이 나온김에 한번 따져보자.!!!
봉암사가 스님들의 마지막 청정수행 도량으로 20년간 일반인은 물론 불자들의 출입도 금지시키며 수행환경을 지켜왔다고한다. 그래 좋다.... 스님들의 청정수행? 물론, 중요하다. 그런데 무슨 법적 근거로 등산로를 출입금지시키는가? 지금이 무슨 중세시대의 폐쇄 봉건영주들이 살면서 땅에 줄긋고 여기 넘어서면 안돼...!하는 세상인가?
괴산군과 봉암사측은 산림법 제67조(산림유전자원보호림 등의 지정)를 들어 산의 출입을 제한할 수 있다고 산행 초입지에 커다랗게 현수막을 쳐놓아던데... 이건 한마디로 웃기는 애기다. 산림법 제67조는 산림내 식물의 유전자와 種 또는 산림생태계 보전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 산림을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것이지, 동법 제67조의 입법취지 어디에도 산의 출입을 제한시킬 수 있는 근거는 찾아보기 어렵다. 자기들 유리한대로 과장해석하여 국민의 자유권을 제약하는 행위들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법에서 산의 출입을 제한할 수 있는 법령은 '자연공원법' 및 '자연환경보전법'에 의하여 자연에게 안식년을 주기위하여 일정기간 등로를 폐쇄하는 것이 유일하다. 그러니 봉암사 등로를 출입금지시키는 것은 내가 판단하건데, 법적인 근거?.. 전혀 없다.
그럼 봉암사는 치외법권이라도 인정받았단 말인가? 천만에 우리 법은 오직 외국대사관에 한해 그 권리를 예외적으로 인정해주고 있다. 그럼 그간 20년간 자기들 멋대로(?) 등로를 출입금지시킨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법위에 종교가 있기에?.. 그냥 계속된 관행?.. 아니면 그간 아무도 강력한 항의표시를 안해서?.. 그도 저도 아니면 그 출입금지 시킨 땅이 사찰 소유지라 자기들 마음대로?... 여긴 내땅이니 이리 지나가면 안된다? 개소가 웃을 일 아닌가?
이래보면, 참으로 대한민국에는 착하게 사는 사람들도 많다. 이런 불합리에도 항의 한마디 안하니 말이다. 해도 소용없으니 지레 포기하는 것인가?.. 에이, 내가 나선다고 되겠나하는 지레 포기때문인가?.. 아무튼 혈압올라간다. 우리나라는 무대포가 통하는 나라인가? 그런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평범한 소시민이 무대포로하면 잘못하면 구치소간다. 아무나 무대포로하면 곤란하다. 씁씁하다....이야기가 옆길로 많이 새버렸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최대장님이 원래 코스를 변경하여 지름티재에서 구왕봉으로 해서 다시 은티마을로 회귀하자고 한다. 그 방법밖에 더 있겠나....
하산길에 나선 시각, 10시35분! 산행시작후 1시간30분이 지났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오니 갈림길이 나타난다. 여기서 좌회전해야 지름티재와 구왕봉으로 갈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산행의 최대 난관이 나타난다. 경사도가 족히 70도는 되어 보이는 밑이 아찔한, 거의 낭떨러지 수준의 내리막길이 나오는데 이길을 로프를 타고 내려가야 한다. 20년전 군대생활 때 하던 유격훈련이 생각한다. 레펠을 손에 끼고 암벽하강하는 훈련인데, 군제대하면 그 지겹고 고통스럽던 유격훈련은 끝 인줄 알았는데...사회에서도 할 줄이야....위에서 보니 오금이 약간 저려온다.
워낙 코스가 위험해 한사람 한사람 내려가는데 시간이 많이 지체된다. 또한 밑에서 올라오는 사람들도 있어 좀처럼 진도가 나가질 않는다. 한 30분을 기디리고 있어도 전혀 줄이 줄지를 않아 이러다 날새겠다라는 생각이 들 무렵, 누군가 옆으로 약 30m만 가면 로프없이도 내려가는 길이 있다한다. 잘됬다 싶어 경인 식구들을 이끌고 길을 개척해나가니 그래도 앞 코스보다는 좀 나은 듯해 그 길로 내려간다.
이 길도 만만치 않다. 조심조심 나무뿌리와 암벽을 부여 잡고 미끄러지듯 내려오기를 10여분.. 팔과 무릎부분이 조금 글퀴고 까진다. 그래도 떨어지지 안으려 안간힘을 쓰고 내려온다. 그렇게 해서 위험구간을 통과하여 지름티재에 도착하니 11시 10분!
여기서 우리는 선택을 해야한다. 바로 우회전하면 회귀종점인 은티마을이 40분이면 나온다. 직진하면 구왕봉(898m)이 나오고 거기서 점심을 하고 하산하면 약 2시간이 소요된다한다. 좀전에 받은 유격훈련때문에 몸도 피곤하기도 하여 바로 내려깔까 했는데 바로 하산하는 산우님들도 보이지 않고 다들 구왕봉으로 오른다하길래 그냥 묻어 가기로 작정하고 또다시 구왕봉을 향해 출발한다.
약 30분 정도,,, 등로가 시원찮은, 가파른 봉우리 2개를 넘고 넘으니 키큰 활엽수로 그늘이 시원하게 진 넓직한 공터, 구왕봉이 나온다.
여기서 최대장님, 정빈님, 병아리님 등 7-8분과 산상부페를 연다. 병아리님이 힘들게 가져온 슬러시 캔맥주를 쭈욱 들이키니 그 시원함을 무슨 말로 표현해야 하나.... 솔솔히 불어오는 시원한 자연산 바람과 맥주와의 만남!!! 절묘한 궁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세상이란 갖가지 궁합이 있다.
같은 맥주라도 혼탁한 공기의 도심속 콘크리트안에 갇혀 마시는 맥주하고는 그 질이 다르다. 똑같은 성분의 맥주인데도 말이다...
오가피주, 맥주 등을 족발 상추쌈과 함께 하고나니 알딸딸해져 오는 기분을 느끼며 주섬주섬 주위를 정리하고 은티마을로 하산길에 나선다. 약 1시간 정도 걸었을까... 저 멀리 산행 초입지인 은티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렇게 지방산행을 오면, 시원한 계곡물에 등물이라도 해야 제 맛인데 하산길에 아쉽게도 제대로된 계곡은 보이지 않는다. 집에서 수도물로하는 샤워와는 비교할 수 없다. 그 시원하고 청량한 맛이란.....
시간은 오후 1시 50분! 약 4시간30분 정도 산행을 했는데 암벽내려올 때 긴장을 했던지 조금 힘이 들었던 산행이었다.
청송이 주차해있는 무료주차장에 거의 다와서야 몸을 씻을 만한 시냇물이 있어 아쉬운데로 몇몇 산우님들과 세수정도만 가볍게 하고 조금 내려가니 우렁차게 뻗어 내린, 가지가 시원한 고목아래 테이불이 놓여 있고 거기에 우리 경인 식구들 10명정도가 모여 하산주를 즐기고 있다. 막걸리와 두부김치를 안주삼아 몇잔을 쭉 들이키니 그 시원하면서도 구수한 느김이 그대로 몸속으로 전해져 온다. 자리가 좋으니 술맛도 더욱 좋은 것같다. 경인식구들의 좌판 점령솜씨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나가는 다른 산악회 사람들이 이 명당자리를 부러워하는 눈치다.
몇잔 마신 막걸리와 유난히 초여름같은 날씨탓에 몸이 축 들어지는 느낌이다. 서둘러 청송을 찾아간다. 시간은 3시35분! 애초의 계획된 시간에 정확히 청송은 인천을 향해 시동을 건다.
차안에 퍼져가는 에어컨의 시원한 느낌과 오늘하루 산행도 무사히 마쳤다는 자기 만족인지...차 창밖을 바삐 스쳐 지나가는 신록으로 치장을 한 산하의 너울거림이 파노라마처럼 나의 시야에 아득해져옴을 느끼며 깊고 깊은 잠에 빠진다.
부처님과 함께한 희양산의 추억... 영원히 기억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