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8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부 자치단체 고위 공무원들의 '출마 선언'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지자체는 벌써부터 선거바람에 휩싸이면서 행정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출마 채비에 바쁜 지방 관가=현재 광역자치단체별로 적게는 3~5명, 많게는 10여 명의 전ㆍ현직 고위공무원이 내년 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우선 충남 도는 심대평 지사가 창당을 주도하는 중부권 신당 바람 때문인지 무려 10명의 공무원이 출마 채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호 충남지방공무원 교육원장(58)이 지난 14일 예산 군수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명예퇴직을 신청한 것을 필두로 2~3명이 곧 퇴직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 다.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출마예상자들은 임형재 정무부지사(천안)를 비롯해 한상기 자치행정국장(서산), 이희경 농림수산국장(청양), 김학헌 건설교통국장 (공주), 노박래 공보관(서천), 권녕학 천안부시장(아산), 백낙구 도의회 의사 담당관(보령), 박동철 금산 부군수(금산), 복철규 환경관리과장(청양) 등이다.
호남권에서도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광주시에서는 최근 박철현 전 도시 공사 사장과 정광훈 전 상수도사업본부장이 북구청장과 남구청장 출마를 선언 했다.
대구시는 김범일 정무부시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곽대훈 달서구청장 권한대행, 이진훈 수성구 부구청장, 이종진 달성 부군수 등의 출마가 예상된다.
◆ '행정공백' '줄서기' 우려=지자체 일부 고위간부들이 내년 지방선거 출마 를 위해 '올인'하다시피하면서 일부 지방의 경우 행정공백과 줄서기 등의 부작 용까지 발생하고 있다.
충남도 일부 고위공무원의 경우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출근도장 찍기' 식 으로 고향을 찾아 지역유지, 동창, 지역 내 여론주도층 등과 접촉하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선거 출마를 위해 운동하고 돌아다니는데 자신의 업무가 눈 에 들어오겠느냐"고 꼬집었다.
대전시 관계자는 "공직선거법상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국가 및 지방공무원들 은 선거일 전 60일 이전인 내년 4월 1일 이전에 사퇴하면 되는 만큼 공천 가능 성 여부를 보며 명퇴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면서 "행정공백을 최소화하고 후 진에 승진의 기회를 열어준다는 차원에서 시정이 선거바람에 휩싸이지 않도록 조기 퇴직하는 게 좋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강종원 기자 / 조한필 기자 /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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