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끝에 떠나는 ‘경주 꽃 나들이’
연꽃 ‘활짝’, 황화코스모스 출렁출렁
▲안압지 연꽃단지..꽃나들이객들로 북적
천년고도 경주 나들이는 언제나 꽃으로 시작한다. 지금 경주는 연꽃이 한창이며 황화 코스모스도 흐드러지게 피어 여심을 가을로 향하게 만든다. 꽃향기로 가득한 경주로 가볍게 출발~
서출지 이요당 앞 연꽃, 밤에는 오므렸다가 낮에 활짝 피기를 반복, 순결과 청순한 마음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요당은 조선 현종 5년(1664)에 임적이 지은 소박하고 아름다운 건물이다. 마침 활짝 핀 백일홍나무와 어우러져 멋진 동양화를 연상, 한참을 머물게 만든다.
▲서출지와 이요당
서출지의 연꽃이 생각 외로 별로 피지 못했다. 아쉬운 마음으로 꽃을 찾아 다시 여정을 시작, 서출지에서 가까운 경주 산림환경연구소를 찾아 온갖 꽃들의 향연을 감상했다. 산림환경연구소에 들어서자 신록이 무르익어 우리 몸 속 깊숙이 유익한 물질이 쏙쏙 들어와 앉는 느낌이 들었다.
산림환경연구소는 규모가 크지만 아기자기한 볼거리도 꽤 많았다. 야생화의 집합장이며, 사육장도 있다. 어린 자녀들을 동반한 나들이객들이 주로 눈에 띄었다. 꽃도 즐기고 자녀 체험 공부도 시킬 있는 곳으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곳이다.
▲경주 산림환경연구소에서
산림환경연구소를 나와 쭉쭉 뻗은 길을 달려 분황사에 도착, 마침 분황사 주위에는 황화 코스모스가 만발해 있다. 한낮 뙤약볕 아래 양산을 든 사람들,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오렌지색 물결에 동화돼 있어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분황사 황화코스모스 군락
멕시코가 원산지인 황화코스모스의 오렌지색에 벌들도 반한 걸까? 왱왱거리며 벌들은 꽃 주위를 계속 맴돌고 있다. 그 샛길에서 연인들은 팔짱을 낀 채 더위도 잊은 채 한가로이 거닐고 있으며,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도 황화코스모스에 반해 행복한 웃음소리를 내며 포즈를 잡는다. 왠지 꽃구경, 사람구경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여름날이다.
▲안압지 연꽃단지의 연꽃
분황사에서 안압지로 방향을 돌렸다. 반야성 건너편 안압지 뒤편 도로가 차량의 물결로 뒤덮여 있다. 뭔가 굉장한 볼거리가 있음을 눈치 채고 서둘러 접근, 가히 놀라운 풍경이다.
‘경주에도 이런 곳이….’
안압지 연꽃단지가 형성돼 장관을 이루고 있었던 것. 대형버스를 타고 연꽃사진 출사 나온 사람들을 비롯해 가족 단위 나들이객, 계모임 단체 관광, 연인 등 연꽃 반, 사람 반으로 출렁인다.
연꽃으로 이름난 무안의 ‘백련지’, 전주의 ‘덕진공원’, 보성 대원사 ‘칠지가람’ 등인데, 울산과 가까운 경주에 이토록 아름다운 연꽃단지가 있을 줄이야!
연꽃을 감상하기 좋도록 길도 잘 닦여 있다. 연꽃단지 중앙에 정자를 조성하기 위해 한창 공사중이며 사람들은 그 곳을 정점으로 이리저리 나다니며 연꽃 삼매경에 빠져들었다.
연꽃을 보며 오므려 있을 때가 더 예쁘다는 사람과 활짝 펴서 노란 연밥의 자태를 드러낼 때가 예쁘다는 사람 등 의견이 분분하다. 무엇보다 연꽃잎에 주목! 연꽃잎 위에는 세상의 먼지와 오물이 하나도 묻지 않는다.
행여 물이라도 연잎에 닿으면 그대로 또로록 굴러 떨어질 뿐이다. 물방울이 지나간 자리에 그 어떤 흔적도 남지 않는 연꽃을 두고 사람에 비유하기도 한다.
악과 거리가 먼 사람, 즉 악이 있는 환경에서도 악에 물들지 않는 사람을 두고 연꽃의 ‘불여악구(不與惡俱)’의 특성을 닮았다고 하는데, 우린 이 말을 허투로 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볼거리 관광으로 마음의 양식을 채웠다면, 이제부터 먹거리 관광이다. 경주하면 황남빵 외에도 칼국수와 멧돌순두부가 있으며, 경주를 벗어나 울산과 좀더 가까운 7번 국도변 ‘낙지볶음+돼지볶음’ 전문점도 있다.
막바지 여름, 더울수록 부지런히 움직여 보자! 자연향, 꽃향이 우릴 부른다.
고은희 기자
첫댓글 저도 외국인 친구와 다녀왔어요. 경주 넘좋았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