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경계종주를 마치고

[청하]

대구시경계종주를 마치고  (9)
석심 (seuksim) 02.07.01 22:37

지난 6. 16 대구시경계종주를 마감하고 바로 이 글을 쓰려고 했는데 월드컵축구의 열기에 도취되어 차일피일 미루다 오늘에야 올리게 됨을 우선 양해를 구한다.

먼저 대구에 살면서도 대구에 대하여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고 고백하는 것이 옳을 것 같다. 우선 내 삶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으니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대구시 통계에 의하면 대구의 면적 885.61㎢, 인구 약253만9천명이란다. 시목은 전나무, 시화는 목련, 시조는 독수리로 되어있다. 대구시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시.군은 군위 칠곡 성주 고령 창녕 청도 경산 영천 등 8개 시.군이며 시경계의 둘레는 도상거리 약 210㎞라고 한다.

작년 10월 12일 고문(연하선경)님께서 대구시경계종주를 시행하려는 계획의 글이 우리 동호회 게시판에 오르고 난 뒤 나는 인터넷 등을 통하여 대구시에 대한 많은 자료들과 접해 보면서 이번 시계종주에 참가하여 꼭 완주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총12구간으로 나누어 월1-2회 구간종주를 할 경우 7-8개월이 소요되는 긴 장정이지만 이 번 기회가 아니면 다시 이런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았고, 상당한 인내와 개인생활의 제약 등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일단 산조사모의 대구시계종주팀에 합류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지난 7개월을 돌아보고 나름의 정리를 해보면서 졸필이지만 부끄러움을 감내하고 산행소감 게시판에 올리니 종주에 참가하신 회원님들께서는 다시 한번 회상해 보시는 기회를 가지시고 종주에 참가하지 않은 회원님들께서는 대구시경계의 지리적 상황을 이해해 보시는데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제1구간(동봉∼파계재∼대왕재) 2001. 11. 18
맑은 날씨에 늦단풍과 낙엽이 잘 어우러진 대구의 진산 팔공산 동봉을 출발, 대구시경계종주의 대단원의 첫발을 내디뎠다. 첫출발의 첫 산행이 팔공산이라 많은 회원님들이 참가해 주었고 많은 격려와 완주의 염원속에 종주팀의 결의는 대단했다.

동봉 서편 석조여래입상(유형문화재 제20호)을 지나 비로봉 아래 마애약사여래좌상(유형문화재 제3호) 등 대구시문화재를 둘러보고 서봉에 올라 장쾌한 팔공산의 위용을 조망하고 소위 톱날능선(서봉암릉)에 닿았다. 우회길도 있으나 여성회원들의 담력(?)도 키울겸 릿지산행의 묘미를 마음껏 즐기기 위해 암릉을 오르내렸다.

파계재를 지나 한티재와 대왕재의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접어들어 희미한 등산로를 따르며 지도로 시경계를 확인하면서 당정마을 대왕재에 닿아 제1구간을 많은 회원님들과 함께 아주 즐겁게 마쳤다.

제2구간(대왕재∼도덕산∼읍내터널) 2001. 12. 2
이른 새벽 해드렌턴으로 팔공산순환도로상의 시경계 이정표를 확인하고 민가의 텃밭을 지나 가시덤불을 헤치고 지나면 비교적 양호한 등산로가 나타난다. 도덕산 정상에 닿으니 동쪽 하늘에 빨간 태양이 솟아오르며 우리 일행에게 새로운 힘을 준다. 사방이 확 트여 팔공산 비로봉 동봉 서봉 등 주릉의 하늘금을 선명하게 조망할 수 있다는데 아침안개로 볼 수 없어 아쉬움이 있었다.

573m봉을 향하다 보면 저 아래 아담한 암자(도덕암)가 보인다. 고려 광종4년에 창건된 고찰로 임금이 물을 먹고 병을 고쳤다는 어수정이라는 샘물(약수)이 유명하다고 한다.

제3구간(읍내터널∼칠곡IC∼해량교) 2001. 12. 16
새벽 05:00 읍내터널 앞 구안국도상의 시경계지점에는 영하 10여도의 날씨로 체감온도는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로 매서운 겨울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이런 매서운 추위도 산조사모 종주팀의 열정 앞에는 문제될 것이 없었다. 하나 둘 종주팀이 모여들고 여성회원이 끓여온 따뜻한 커피로 언몸을 녹이며 계획된 05:30 정각에 종주는 시작되었다.

중앙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나 산을 오르는데 칠흑같이 어두워 등산로는 찾을 수가 없었고 경사도가 워낙 가팔라 1보 전진 2보 후퇴의 고전 끝에 겨우 능선에 도착하여 410m봉에 닿으니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명봉산을 지나면 오른쪽에 현대공원묘지 및 대구시립공원묘지가 시야에 들어온다. 칠곡IC, 중앙고속도로와 4번국도(대구-왜관)의 교차점, 금호터널 정상을 지나 한참을 내리 걷다보면 금호강이 보이고 지천철교, 지천역이 나온다. 금호강 언저리를 조금 따르면 해량교에 닿는다.

제4구간(해량교∼하빈지∼성주대교) 2002. 1. 20
해량교를 출발하여 희미한 등산로로 용산에 닿는다. 용산은 다사면, 하빈면, 지천면 등 삼면의 경계를 이루는 지점이다. 용산을 지나 한참을 가면 경부고속도로가 앞을 막아 시경계를 벗어나 대평리마을로 내려설 수밖에 없었다.

대평리마을의 폐교를 지나 하빈천의 잠수교를 건너 경부고속도로의 절개지를 따라 올라 무명봉에 닿으면 나무사이로 하빈지의 모습이 보인다. 떡붕어낚시터로 잘 알려진 하빈지를 뒤로하고 다시 나즈막한 능선의 산줄기를 따르다보면 묘골부락의 육각정이 나타난다. 육각정에서 묘골마을을 내려다보면 조선 세조 때 사육신(박팽년 하위지 성삼문 유성원 유흥부 이개)의 위패를 모신 사당인 육신사가 품위있게 자리하고 있다.

하빈고개를 지나고 채석장을 지나면 낙동강으로 내려서게 된다. 저 멀리 오늘의 종착지인 성주대교가 눈에 들어온다. 겨울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날은 점점 어두워진다. 성주대교에 도착하니 20:00가 가까워 오는 캄캄한 겨울밤이었다. 이번 구간은 힘이 꽤나 든 고행의 구간이었다.

제5구간(성주대교∼사문진교∼고령교∼달성공단 입구) 2002. 2. 3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어우러진 낙동강일출의 환상적인 연출의 아름다움을 가슴 깊숙히 새기면서 성주대교를 출발하여 그야말로 낙동강트래킹이 시작되었다. 낙동강 우안 제방을 따르다 보면 낙동강 지천이 길을 막아 우회하기도하고 검푸른 강물과 수십길의 덤바위를 만나면 산을 오르기도 한다.

대구시민들의 식수를 공급하는 강정취수장을 지나면 달성습지가 있다. 150여만평의 달성습지는 철새들의 서식처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의 습지목록에도 올라있다. 그러나 달성습지에는 비닐하우스가 설치되어 있고 트럭 등이 여러 대 보인다. 철새도래지면서도 철새를 볼 수 없는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대구시가 습지보호에는 두 손을 놓고 있는 듯하여 안타깝다.

다행인 것은 2007년까지 7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하여 생태공원지역으로 복원한다는 계획이 수립되어 있단다. 또 안타까운 것은 제방둑 곳곳에 철새 수렵용 엽총탄피(산탄)가 널브러져 있었고 밀렵꾼들이 설쳐되는 모습도 목격되어 우릴 분노하게 만들었다.

낙동강 하류로 내려갈수록 강물이 혼탁해 짐을 알 수 있었고 고령군 다산과 달성군 화원을 잇는 사문진교에 이르러서는 강물의 오염정도가 극에 달한 듯 했다. 88고속도로를 만나는 위천에 닿았을 때는 종주팀 모두 체력의 한계를 느끼면서도 오직 시경계를 완주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달성공단에 도착하여 모두 박수를 치면서 오늘의 여정을 위로했다.

제6구간(달성공단∼도동서원∼시계남극점∼67번국도.샛골마을) 2002. 2. 14
입춘이 지나고 우수가 지난 이른봄이지만 새벽공기는 꽤나 차가웠다. 대니산자락의 자모리마을의 신사봉(?)을 지나 도동서원에 닿으니 양지바른 곳에 이름모르는 봄꽃이 피어있었다.

달성군 구지면 도동리에 위치한 도동서원에는 400여년이나 된 은행나무가 세월의 무게가 버거운 듯 힘겨워 보이나 그 자태는 아름답다. 서원 경내 수월루에서 내려다보는 낙동강의 굽이치는 모습은 한 폭의 동양화다. 마침 대구 문화탐방단 40여명의 방문으로 조용한 도동서원은 활기를 찾는 듯 했다.

서원 앞 개포나루를 뒤로하고 달성군 모래채취장을 지나면 본격적인 백사장트래킹이 시작된다. 이른봄의 따사로운 햇볕을 마음껏 맞으면서 은빛반짝이는 모래알을 밟는 그 기분을 아는 이가 과연 얼마나 될까? 유유히 흐르는 강물과 넓고 끝없이 이어지는 모래밭, 건너 편 덤바위와 산자락, 철새도래지 보다 더 많은 수천 수의 철새(흑두루미? 재두루미?, 청둥오리 등)들과의 어우러짐을 어떻게 표현할까? 모두 유구무언(有口無言)이란다.

그 누구도 스쳐지나간 흔적이 없는 넓고 끝없이 펼쳐지는 백사장을 따라 모두 감동에 젖은 듯 말없이 걸었다. 종주팀 모두 신발을 벗고 맨발로 하염없이 걸어보기도 한다. 아지랑이 피어오르고 바람 한 점 없는 강변의 모래사장에서의 이 추억을 어찌 전할까 고민이 된다.

눈밭에서처럼 인간도장도 찍어보고, 마음속 깊이 간직한 나만의 아련한 추억의 이름도 썼다가 지워보기도 하고, 마음껏 뛰어 보기도 하면서 추억을 만들어도 본다. 어느새 대구시의 최남단 꼭지점인 들말리에 도착했다. 들말리는 달성군, 고령군, 경남 창녕군의 경계를 이루는 곳이기도 하다.

제7구간(67번국도∼5번국도∼달창저수지∼개실∼용고개) 2002. 3. 31
서부정류장에서 시외버스로 창녕군 이방면과 달성군 구지면의 경계를 이루는 샛골마을로 이동하여 산을 넘고 물을 건너 구마고속도로를 종단하여 5번국도(대구-마산)를 지나 달창저수지 아래 식당에서 민물고기 매운탕과 찜으로 점심을 아주 달게 먹고 달창저수지둑에 오르니 강태공들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세월을 낚고 있었다. 저수지 가장자리를 돌아가는데 쓰레기천지였다. 강태공들의 의식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어 씁쓸했다.

달창저수지는 1963년도에 착공하여 9년만인 1972년 12월 30일에 준공되었으며 제방길이 512m 높이 20m 수심 17.3m 저수량 8,927톤이나 되는 대규모의 저수지다.

저수지를 뒤로하고 개실마을에 닿으니 마을을 지나는 작은 도랑을 경계로 왼쪽은 대구 오른쪽은 경남인데 대문을 마주보고 있어도 주민들의 소속감은 분명히 다르다고 한다.

개실마을이 등지고 있는 713.8m봉을 오르는데 등산로가 전혀 없었다. 거시덤불과 칡넝쿨을 전지가위로 헤치고 길을 만들며 앞을 나아갔다. 팔이 긁기고 가시에 찔려도 마음은 참 즐겁다. 713.8m봉에 닿으니 온산이 참꽃으로 불게 물들어져 있었다.

참꽃군락지를 지나 용고개에 내려서니 해는 서산에 걸려있고 종주팀의 체력엔 한계가 온 듯 했다. 이 상태로 당초 계획된 관기봉에 오르기란 무리라 판단하고 7구간을 여기에서 마감하고 유가면으로 하산했다.

제8구간(용고개∼관기봉∼대견봉∼헐티재) 2002. 4. 14
4월 정기산행과 겸하도록 계획되어 있는 이 구간은 많은 회원님들이 참가해 주었다. 순간의 방심으로 약간의 시행착오를 겪어 대산리를 지나 안심지의 아름다운 산골풍경을 감상하면서 원명마을에 도착했으나 출발지가 아님을 확인하고 버스를 돌려 다시 용고개로 향한다. 비슬산 자락에 옛날 초등학교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산골마을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원명마을이 참 인상적이었다.

관기봉을 오르고 조화봉을 지나 참꽃군락지로 유명한 대견사지에 닿으니 그야말로 입추에 여지없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참꽃은 80%정도 개화되어 그 자태를 뽐내고 있었으나 봄가뭄으로 인해 화려함이 옛날보다 덜하여 약간 아쉬웠다. 대견봉을 올라 점을 찍고 헐티재로 내려와 정기산행 겸 시계 제8구간을 마무리했다.

제9구간(헐티재∼최정산 목장∼삼성산∼팔조령) 2002. 4. 28
청도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이 구간은 중간중간 청도산악회의 군계종주리본이 달려 있었다. 최정산 통점령에 올라서자 드넓은 초원지대가 펼쳐지는데 이곳이 목장지대다. 방목하는 소는 보이지 않았지만 초지는 상당히 넓게 조성되어 있었다.

저쪽 가까운 곳에 군사기지 및 통신시설이 있고 주변이 확 트여 있어 속이 다 시원한 듯 했다. 또 하나 통점령 초원지대에는 보리수나무가 엄청 많다는 거다. 어릴 적 빨간 보리수열매를 따먹으러 산에 자주 오른 기억이 새롭다.

밤티재를 지나 삼성산에 오르고 조금 지나면 조망하기에 좋은 바위를 만나는데 잠시 앉아 내려다보면 가창면 우록리 우록백록먹거리단지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봉화산을 지날 무렵 청도의 로메님에게 연락하여 팔조령으로 커피와 물을 가지고 마중 나오도록 부탁하고 가는 길을 재촉했다.

이 구간에는 딸기나무가 지천에 많다는 게 특징이다. 어느덧 마적이 득실거려 8명이 모이지 않고는 고개를 넘지 않았다는 팔조령에 닿으니 로메님께서는 예쁜 딸과 함께 우리 일행을 아주 반갑게 맞아 주셨다.

제10구간(팔조령∼성암산∼사월교∼숙천) 2002. 5. 19
며칠전 오랜 가뭄 끝에 단비가 내려 대지가 촉촉하다. 오늘도 구름이 많아 등산하기엔 참 좋은 조건이다. 팔조령에서 상원산 병풍산까지는 한적한 산행을 즐길 수 있었다. 병풍산을 지나 조금가면 수성구민 특히 지산 범물지구의 주민들이 보물로 생각하는 용지봉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타난다.

여기서부터는 가벼운 차림으로 산에 오르는 가족단위의 산꾼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성암산으로 가는 산길은 방화선을 만들어 놓아 햇볕이 내리쬐는 날은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욱수골 약수터에 들러 수통에 물을 채우고 성암산에 도착하니 경산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성암산은 경산시민과 시지지구 주민들에겐 더 없는 보물이요 진산인 것 같다. 군데군데 체육시설을 만들어 놓아 시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두었다. 오늘의 종점인 사월교에 닿아도 모두들 힘이 남아돈 듯 하다. 그래서 당초 계획을 수정하여 숙천까지 가기로 하고 금호강을 건너고 따르면서 숙천에 도착했다.

제11구간(숙천∼환성산∼능성고개∼갓바위) 2002. 6. 2
사실 이번 구간은 실질적인 종주의 마지막 구간이라 할 수 있다. 갓바위에서 동봉구간은 종주팀 모두 몇 번이나 지나본 경험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숙천의 SK저유소를 오른쪽에 두고 마을길을 따라 산자락으로 오른다. 지난 4. 28 제9구간을 지날 때 딸기꽃이 한창이더니 언제 벌써 빨간 딸기(복분자)가 탐스럽게 익어 있었다. 모두 딸기를 따먹으며 즐겁고 행복한 모습들이다.

안심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초례봉을 왼쪽으로 바라보면서 무명봉을 지나고 655m봉을 지나면 성령에 닿는데 오른쪽은 하양읍에서 올라오는 임도가 시멘트로 포장되어 있고 왼쪽은 동구 평광동과 도동으로 연결되는 재다. 도동에는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제1호인 달성의측백수림이 있다. 환성산에는 산불감시 무인시스템장비가 설치되어 있다.

능성고개로 내려서서 갓바위에서 신령으로 이어지는 순환도로를 건너 시경계를 따라 갓바위 남동릉을 오르는 길은 등산로가 없다. 기암괴석들이 널브러져 있는 이 산을 오르는 맛은 참 별미다. 능선에 올라서니 사방의 조망이 시원하다. 저기 갓바위가 지척에 보인다. 또한 대구 포항간의 고속도로공사현장도 보인다.

한달음에 달려 용주암을 지나 관봉석조여래좌상(보물 제431호) 일명 갓바위에 닿아 지금까지의 무사한 종주에 감사하고 마지막 12구간까지 아무 일없이 대미를 맛볼 수 있도록 마음속으로 빌면서 갓바위 900계단을 천천히 내려왔다.

제12구간(갓바위∼신령재∼동봉) 2002. 6. 16
시계종주 마지막 구간의 산행이라 많은 회원님들이 격려차 참가해 주셨고 태극전사들의 월드컵 16강 진출이 확정되고 난 후의 첫 산행이라 산행 내내 월드컵 축구얘기로 산행의 재미가 배가 되었다. 또한 산에서 만나는 산꾼마다 오! 필승 코리아와 대~한민국을 외치면서 장쾌한 팔공의 능선을 내달렸다.

신령재를 지나고 조암 병풍바위 염불봉 동봉으로 이어지는 바위지대를 통과하면서 아름다운 팔공의 비경과 세미클라이밍의 짜릿한 묘미에 젖은 채 산행을 같이 즐기는 산조사모 회원님들을 보면서 참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동봉에 도착하여 표지석을 만지는 순간 지난 7개월 동안의 긴 장정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면서 새로운 감회에 젖었다.

시계종주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마지막 구간도 무사히 끝내고 자축연의 술잔을 들면서 지난 7개월을 잠시 돌아보았다. 비교적 날씨가 좋아 큰 어려움은 없었으나 제3구간 때는 추위로 엄청 고생을 했던 기억이 새롭다. 피부가 약한 회원들의 얼굴이 얼어 검푸르게 변한 경우도 있었고 마의 제4. 5구간에는 일부 회원들은 거의 탈진상태에다 다리를 끌면서도 완주의 일념 하나로 버틴 기억도 새롭다.

이제 시계종주를 마감하지만 우리 산조사모의 자부심이요 뿌듯함으로 오래 기억에 남으면서 긴 인생의 여로에서 어려움과 고난이 닥칠 때 새 삶의 지표로 삼아 역경을 헤치는데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이번 대구시경계종주를 계획하시고 이끌어 주신 고문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깊고 따뜻한 마음으로 성원을 보내주신 산조사모 모든 회원님들께 고맙다는 인사를 드린다.

 

답글 9

 

	사랑이란옷은 (friendch) | 02.07.01 23:29
	12구간을 다 마무리못한 아쉬움이 가득하지만... 감동의물결처럼 아련히 떠오르고 이렇게 좋은글로 마무리해주신 석심님께 감사드립니다./연하선경님 고생많이 하셨구요 .12구간마무리하시회원님들 축하드립니다.

	연하선경 (sssk7788) | 02.07.01 23:42
	시경계 12구간을 다시한번 되돌아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신 종주회원님께 새삼 감사함을 느낌니다

	파아란꿈 (space64) | 02.07.02 00:11
	석심님글따라 기억더듬으며 다시한번 시계종주를 하는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5구간을 메우지 못한게 못내 아쉽네요. 7개월 긴여정을 구간별로 간단명료하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신 종주기 감사합니다..고문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구요 완주하신 회원님들 축하합니다.

	슬비 (dolphin911) | 02.07.02 14:46
	2구간을 빠져 무척 걱정했었는데... 고문님께서 흔쾌히 땜빵을 해주어 무사히 종주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또 그 2구간 땜빵때 내려준 눈이 얼마니 이뿐지... 그다음날 의상봉 눈구경하러 다시 갔던 기억도 있구요^^* 석심님 종주기 잘 읽고 갑니다. 고문님~~!! 너무 수고하셨어요. 종주 끝낸 지금... 너무 뿌듯하답니다.

	gen_pa("32919222:sssk7788", "elMenu1", "연하선경 (sssk7788)"); 연하선경 (sssk7788) | 02.07.02 21:10
	꿈님 시간 내어 낙동강 야간 트레킹 땜박 하입시다...산듯하게 마무리 지어야 지요.

	gen_pa("6489247:hanmonde", "elMenu2", "샤르망 (hanmonde)"); 샤르망 (hanmonde) | 02.07.04 10:34
	이글 읽으면서 나도 다음번에는 종주팀에 끼어서 종주하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대단들 하십니다~~ 박수 짝짝짝 ,, 12구간종주 축하합니다 완주하신님들은 인생의 여로에서 어려움과 고난이 닥칠때 삶의 지표로 삼아 역경을 헤치는데 도움이 되리라고 확신하는 석심님의 마음처럼 한마음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고문님 계획하고 완주하시느라 수고하셨네요^^* 참가못한 회원님들 다음번에는 다 같이 동참합시다 ,,ㅎㅎ 내가 잘 지켜질라나,,그게 문제네요 ㅋㅋ

	임페리얼 (kjj1414) | 02.07.08 14:41
	석심님, 정말 수고했습니다. 함께 하지 않아도 종주를 함께 한 것 같습니다. 종주에 참가하신 회원님들 정말 수고 많았고, 우리 산조사모에 영원히 간직될 것입니다.

	루살로메 (roo0720) | 02.07.09 00:06
	석심님~언제 장문의 산행기를...좋은 추억으로 남을 꺼라 부럽습니다......완주 박수를 짝짝짝

	푸르매 | 02.07.10 20:19
	글잘읽었슴다.이런글을 졸필이라니...산행날과 더불어 간단명료하게 머리에쏘~옥 들오는..,넘 좋은글인걸여.종주하신 님들모두 수고하셨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