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생각이 앞서면 – 아하즈 왕
김경현(스테파노)신부
아하즈는 기원전 8세기 후반 예루살렘을 통치한 유다 왕으로 ‘주님께서 심판하고 보호하기 위해 붙드셨다’라는 뜻입니다. 당시는 시리아와 사마리아 연합군이 유다를 점령하기 위해 연합군을 결성해 진격해 오고 있을 때였습니다. 아하즈 왕은 이에 대항하여 강대국 아시리아에 도움을 요청하려 했습니다. 예언자 이사야는 절박한 상황에서 하느님에게 의지하여 도움을 요청하라고 조언했지만, 아하즈 왕은 이를 물리쳤습니다. 결국 아시리아의 도움으로 외세를 몰아냈지만 이번에는 아시리아에게 조공을 바치는 속국으로 전락할 처지가 됩니다. (열왕하 16:10절 이하 참조) 이때 이사야 예언자는 아하즈 왕의 선택에 반발하면서, 자유와 구원을 가져올 임마누엘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 합니다.
이사야서 7장에서 아하즈는 믿음이 없는 인물로 기록됩니다. 이사야 예언자가 아하즈에게 주님께 모든 표징을 구하라고 하지만 아하즈는 청하지 않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으며 이사야의 권고를 물리칩니다. 그러고는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책략에만 의지하여 위태로운 줄타기를 합니다. 결국 자신의 왕좌는 지킬 수 있었지만 유다 민족의 자유와 신앙 모두를 잃어버리는 된 것입니다. 아하즈는 아시리아의 속국이 되어 전쟁에서 물리친 사마리아에 우상의 제단을 쌓는 일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정작 위기와 결단의 순간이 되었을 때, 보이지 않는 하느님은 뒷전이고 눈에 보이는 계획과 실천이 이성적이라고 판단하는 우리의 모습과 다름 아닙니다.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 계신다(임마누엘)’는 믿음에 굳건히 선 사람이라면 자신의 이성과 경험에 매몰되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뜻에 귀를 기울이고 부지런히 가야할 길을 묻는 사람이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