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보행자의 날을 앞두고 지역 시민단체가 마산지역 보행환경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내놓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걷는사람들, 마산학교운영위원협의회,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 마산YMCA, 민주노동당마산시위원회, 전교조 마산초등지회, 전교조 마산중등지회, 푸른내서주민회 등 8개 단체는 지난 달 20일부터 3일 동안 관내 39개 초등학교 어린이보호구역을 조사했으며 이에 앞서 걷는사람들은 지난 6월부터 도로를 따라 초·중·고교가 밀집된 고운로의 보행환경을 조사해왔다.
이 조사에서 초등학교앞 어린이보호구역의 각종 안전 시설물은 낡거나 제기능을 하지 못하도록 설치돼 있으며 통학로 역시 각종 적치물이나 광고판, 공공시설물로 인해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운로의 보행환경도 보도가 없거나 있어도 폭이 너무 좁거나 경사가 심하고 걷는데 방해물도 많아 정비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어린이보호구역 = 안전표지판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노면표시인데 조사결과 가장 인지도 높은 지그재그표시된 곳은 15곳에 불과하고 ‘천천히’ 표시나 속도제한 표시도 전체 학교의 절반 정도에만 그려져 있었다. 표지병이나 미끄럼방지시설 등 속도저감시설은 전무하다시피했으며 그나마 많은 과속방지턱도 일부 학교앞에는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횡단보도는 모두 설치돼 있지만 보행신호등은 6곳만 설치돼 있고 보도와 횡단보도의 높이를 맞춘 험프식 횡단보도도 극히 일부만 설치돼 있었다.
외곽지역 초등학교 앞이나 관광지역 학교앞에는 돌출형 간판과 불법주정차가 학생들의 보행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으며 시내 학교앞에도 버스정류소, 표지판, 전봇대, 공중전화부스, 쓰레기통, 헌옷수거함 등이 보도를 점령하고 있다.
△고운로 = 경남데파트에서 완월삼거리는 갓길 울타리나 경계석 등 안전시설이 전혀 없는데다 주차차량과 보행방해물이 많아 어린이등 보행자들이 차도로 내몰리고 있다. 완월삼거리에서 장군천 구간은 등교시간 통학차량으로 혼잡하고 월성초등학교는 교문앞 주차로 어린이보호구역의 기능을 일부 상실하고 있다. 장군천에서 신월경남아파트 구간은 보도가 없어 좁은 하수도덮개가 보도역할을 하고 있으며 장바구니수레를 끌고가는 할머니들은 차도로 다니고 있다.
통학로 ‘고운로’ 보도 없거나 방해물 많아
경남아파트에서 제일여고 구간은 불법주차와 적치물 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시각장애인을 위해 보도에 설치된 유도블록도 제대로 설치된 부분을 찾기가 어렵다.
제일여고에서 중앙캐스빌아파트 구간은 육교 소방도로와 햇살마루아파트쪽으로 진입로의 경사가 급한데다 횡단보도가 없어 위험하다. 중앙캐스빌에서 마산교 구간은 보도가 없는 구간이 많고 하천변 버스정류장앞조차 보도가 없어 위험하다.
△개선방향 = 자치단체별 교통안전 수준을 지수로 산출한 2004년 교통안전지수(경찰청 조사결과)에서 마산시는 전국 77개 주요도시 가운데 진해 5위, 창원 12위, 진주 22위, 김해 26위 보다도 크게 뒤처지는 35위를 기록했다.
또 운전행태, 교통안전, 보행행태 및 교통환경 등을 종합한 2004년 교통문화지수(교통안전공단 조사결과)도 전국 83개 도시 가운데 진해 5위, 창원 7위, 진주 10위, 김해 17위에 크게 못미치는 34위로 평가됐다.
시민단체들은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어린이보호구역내 모든 시설설치와 지정·관리를 어른들의 편리가 아니라 어린이의 안전과 편의가 우선되도록 할 것, 실제 이용가능한 보도 설계와 노상적치물 원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어린이보호구역 확대와 내실을 위한 안정적 예산 확보 등을 시와 교육청, 경찰 등에 제안했다.
걷는사람들의 최명씨는 “이번 조사는 보행환경의 실상을 알려 관계당국과 시민이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모색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 것”이라며 “기존 미흡한 보도를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보도를 신설할 때 보행약자를 감안해 만들 것과 부산·대전처럼 보행조례를 제정해 체계적으로 보행권을 확립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