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에서의 한달반, 대답없는 그리움에 서글피 돌아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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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에 조그마한 산촌유학학교가 생긴다며 찾아오신 고마리 님의 초대에
- 아이들과의 연극수업을 꿈꾸며 다가가본 강원도에서의 한달 반.
- 첫 프로젝트로 평화를 노래하는 이름없는영화관이란 제목의 작품을 기획하고
- 마을에 작은 영화관을 만들고 그 과정을 아이들과 같이 연극으로 만들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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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두 번째 작업으로 이 시간 처절히 파괴되어가는 이 나라 강의 얘기를 같이
- 하고 싶어서 고마리와 조약돌(짱돌)이란 작품을 기획하다가
- 이 학교에서는 할 수 없는 작업적 제한이 있어서 생명의 공존의 화두를
- 아이들이 일상의 공간에서 직접 체험하는 개구리들의 로드킬로 바궜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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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긴 설명보다는 아이들이 스스로 보고 느끼는 감성을 바탕으로
- 도시아이들은 알 수 없는 가장 슬픈 얘기를 4킬로미터란 제목의 작품으로
- 바람찬 지방도에서 이틀간 눈물어린 공연을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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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가 그렇진 못했지만,스스로 이 작업에 참가하기로 결정한 아이들은
- 그 마음과 정성만큼,어른들도 모르는 진실한 마음과 인간으로서의 미안함을
- 봄이 오는 산촌 어느 차도에서 제안드린 화두에 정확히 답해주면서
- 실로 오래만에 예플러 혼자가 아닌 같이하는 공연으로서의
- 참 아름답고도 서글픈 작품을 공연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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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생각을 갖고 그동안 멀리 있다는 이유만으로 나누지 못했던 만남과 얘기를
- 같이 나누고 싶어서 다가와본 강원도 그리고 동해.
- 그간 보고싶엇던 그리고 언젠가 만났던 아름다운 사람들의 흔적을 찾아서
- 그들에게 제안드렸지만 그리고 처음 만나게 된 분들과 그들과도 같이 나눌
- 많은 꿈을 제안하고 기다렸지만
- 알게 된 것은 멀리 있어서 우리가 같이 나누지 못했던 것이 아니라 마음이 없어서
- 절실하지 않아서 나눌 수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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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실제로 이름없는공연의 이러한 제안이 그리 필요치않다는 것.
- 그리고 철없이 보일 뿐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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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처럼 같이 살면서 나눌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 산촌유학공간 역시 지방자치단체의 개발계획안에 포함된 하나의 프로젝트여서
-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스스로 자기의지로 선택하고 제한하면서 살아 가야하는
- 특수성과 낯설음이 이름없는공연의 작업동행에는 어려움이 있는 곳..
- 세월이 바뀌어 같은 곳이 전혀 다른 생각과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곳이 될 수도 있겠지만
- 지금 이시기 그곳에 머무르며 스스로 제한된 표현으로 생존을 위해 자신이 가져오던 신념과
- 달려가 나누고싶은 얘기를 우회해가면서 작업하여야 하는 동행은
- 그들에게 오히려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결론에
- 강원도는 결국 이별을 독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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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한달 반 가량 강원도에 있으면서 만날 수 있었던 것은 그리고 응답받으며 안아주었던 것은
- 사람이 아닌 자연이었습니다.
- 설악과 오대산자락에서 속초등대에서 만나던 동해바다에서
- 62주년을 맞던 4.3제주의 얘기를 전해줄 수 있게 약속을 지킬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했던 4월 강원도.
- 그리고 다시 올 때는 그 모습 지우고 맞아줄 서글픈 청초호와 그곳에 겨울고향을 가진 새들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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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타게 다가와서 청해보았지만 끝내 응답받지 못하고 떠나는
- 공수전리 아이들과 같이 나누던 그 사랑은
- 의무처럼 만났던 탁동철선생님보다는
- 스스로 시간을 내어 어성전에서의 4.3영상회를 찾아주었던
- 이제는 중학생이 된 담인님과의 만남 안에서
- 그 작업을 기억하고 동행하고 싶어하는 마음의 표현에
- 그나마 유일한 위안을 가질 수 있었을 뿐..
- 이곳에 머무르며 다시 만나 통일의 얘기를 나누고 싶었던 동해 민예총 분들께 드린 제안도 메아리 없이
- 이제는 없어져 버린 주문진 민족 예술 학교도
- 한번도 만나진 못했지만 꼭 뵙고 같이 나누고 싶었던
- 묵호 이야기 분들과의 만남을 향해 드린 제안도 대답없이 초라하게 지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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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나마 고마웁게도 4대강영상회와 4.3영화제에 응답해서 새롭게 만날 수 있었던 귀한 분들
- 속초 지역 환경 연합분 들과 속고양촛불분들과의 만남.
- 하지만 이분들과의 만남역시 절실한 가슴앓이를 같이해줄 동지로서의 만남으로는 이어지지 못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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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는 더 이상 스스로 찾아서 세상의 아픔을 공유할 수 없는 쓸쓸한 공간으로의 안주를 제안합니다.
- 자신의 생존에 집착하며 평화로운 삶의 의미를 반전시키고
- 세상아픔에 대한 무감각을 권해주는 관계의 연속.
- 세상어디에도 없겟지만
- 유배지처럼 차비없어서 걸어나가 바라보기조차 못하는 이곳은
- 시급한 탈출과
- 세상 아픔이 눈물짓는 뭍생명들이 사는 곳.
- 그리고 그들의 동지되고픈 이들이 사는
- 그리운 곳으로의 귀환을 결정하게 합니다.
- 강원도 산촌에서의 긴 공백이
- 그저 먹고자는 곳이 해결됨으로서 끝에 다다른 생존을 조금더 연장시켜준다는 이유만으로
- 추한 죽음을 기다리는 안이함의 답이된다면
- 뻔한 죽음을 예측할 수 있으면서도 로드킬을 모험하는 작은생명체들에게서 배울수 있는
- 아름다운 생의 마감을 찾아가는 것이 주어진 생의 도리일거라 생각하며
- 4대강지키기 평화미사가 열리는 공주 곰나루를 향해
- 마지막 차비로
- 이제는 그리 길지 않을 남은 길을 기약없음두고 나섭니다.
- 2010년 4월 17일 토요일오후 12: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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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예기작업노트
강원도에서의 한달반, 대답없는 그리움에 서글피 돌아서며.
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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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17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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