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 김지민 리포터 sally0602@naeil
바람을 그리다 : 신윤복·정선
장소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배움터 2층 디자인박물관
기간 2018년 5월 24일까지
관람료 성인 1만 원/ 청소년·단체 8천 원
조선의 풍경과 풍속을 담은 작품과 이를 모티프로 한 미디어 아트 작품을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바람을 그리다 : 신윤복·정선>展이 2018년 5월 24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디자인박물관에서 열린다. 혜원 신윤복과 겸재 정선은 각각 한양과 금강산을 소재로 하는 작품을 즐겨 그렸다. 한양에서 일어나는 속내를 담아내기로는 신윤복을 뛰어넘는 사람이 없고 금강산의 진면목을 제대로 화폭에 구현한 화가는 정선이 독보적이라고 한다. 한양과 금강산은 조선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공간. 한양 사람의 마음에 부는 바람을 그린 신윤복과 우리 강산에 부는 바람을 화폭에 담아낸 정선의 그림 속으로 들어가 보자.
신윤복의 그림에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요즘은 무엇을 해도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신윤복은 이미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신윤복의 그림에는 작품을 이해하는 열쇠가 숨어 있다. 자세히 보면 계절, 주인공의 신분이나 사연 등 작품 속에 담긴 이야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가 현대에 태어났다면 봉준호나 박찬욱을 뛰어넘는 최고의 영화감독이 되지 않았을까?
겸재 정선은 최고 사양의 카메라를 탑재한 드론보다 더 넓은 시각으로 금강산의 1만2천 봉우리를 한 화면에 담아냈다. 위에서 내려다본 형태로 그리는 방법을 부감법이라 하는데 300년 전 걷거나 말을 타고 다니던 시절 어떻게 이리 정교하고 아름다운 그림을 그렸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정선의 장엄한 그림 속에는 금강산을 유람하는 정선의 모습도 있으니 놓치지 말고 꼭 찾아볼 것.
신윤복과 정선의 그림을 미디어 아트와 결합한 작품도 눈길을 끈다. 정선의 ‘단발령망금강’을 현대적 시선으로 해석한 이이남 작가의 ‘신-단발령망금강’, 신윤복의 그림 속 주인공이 입었던 한복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이영희 작가의 ‘오트 쿠튀르 한양’, 신윤복의 그림으로 만든 애니메이션도 흥미롭다.
과거 미래 의상 건축 애니메이션 영상 설치미술 회화 글씨 문화 역사 등 다양한 콘텐츠가 담겨 있어 누구나 풍성하게 보고 느끼고 즐길 수 있다.
간송 전형필
지은이 이충렬
펴낸곳 김영사
값 1만8천 원
엄청난 유산을 물려받았으나 억만금의 재산과 젊음을 바쳐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유출되는 우리나라의 문화재를 수집한 간송 전형필의 삶을 다룬 평전이다. 서화, 도자기, 불상, 석조물, 서적 등 그가 수집한 문화유산은 국보와 보물 등의 국가 지정 문화재로 선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문화사적으로도 가치가 높다는 학계의 평을 받고 있다. 지은이는 왜 간송이 문화재 수집에 모든 것을 바쳤는지, 그런 그에게 어떤 번민과 고통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를 사로잡은 한국의 미가 어떤 것이었는지를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풀어낸다. 특히 훈민정음해례본을 찾고도 일제에 의해 훼손될 것을 염려해 해방 이후 세상에 알린 이야기 등 그가 수집한 문화유산에 담긴 이야기들은 가슴 뭉클하다.
안목
지은이 유홍준
펴낸곳 눌와
값 2만 원
지은이 유홍준은 한국 미술사의 대표적인 유물들을 찾아가는 답사기, 순례기를 집필하면서 독자들에게 미를 보는 눈,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을 들려주고 싶어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지은이는 안목의 본령이 예술을 보는 눈이라는 관점을 통해 우리나라의 훌륭한 역대 안목들이 미를 어떻게 보았고 그 안목을 어떻게 실천했는가를 소개한다. 첫 장에는 ‘불상’ ‘건축’ ‘청자’ ‘백자’ 등 10개의 주제로, 제각기 다른 눈으로 한국 미의 탁월함을 꿰뚫어보았던 역사 속 인물들의 이야기가, 둘째 장에서는 애호가들의 수집 이야기를 통해 안목의 구체적 실천 사례를 보여준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안목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미(美)를 대해야 하는지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미즈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