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 題祥原郡
花木成陰更有樓。꽃 나무가 그늘 이룬 곳에 누대가 서 있고
桑麻翳翳一區幽。뽕나무와 삼이 아물아물하게 벌판 경치 좋네.
朱輪當日無遺愛。장식한 수레 타던 시절 더없이 좋았는데
羞向居民話舊遊。백성에게 옛적의 놀던 이야기 하기가 부끄럽네.
翳翳(예예) 자욱히 낀 모양. 해질 녘의 어둑어둑한 모양
遁村雜詠輔編終
遁村雜詠重刊跋[李基白]
遁村詩稿之行于世久矣。 둔촌 시고가 세상에 전한지가 오래 되었는지라
公尙舊本今不可考。 공주와 상주의 옛날본은 지금 찾아볼 수 없고,
而惟此岬寺重刊。亦且二百年于玆矣。오직 岬寺(봉갑사)에서 두번째 발간 한지도 어느덧 200년이 되었다.
遺孫之居此土者不爲不多。 유손들이 이 땅에 거주하는 자가 적지 않은데
而華胄旣遠。文獻無徵。세대가 이미 멀었고, 문헌도 고증이 없는데다
束閣木天。未遑校讎。판각을 묶어 두고, 미처 인출하지 못함은
非但孤負我兩先祖爲先稿傳諸後圖不朽之意。 비단 우리 양 선조의 선고를 만들어 후세에 전하여 썩지않게 도모한 뜻을 저버릴 뿐만 아니라,
實有愧於詩川公厚遠 隨編次謹誌述之功。 실로 詩川公 厚遠(후원)의 編次(편차)를 誌述(지술)한 공력에 부끄럽게 되니
可勝歎哉。 어찌 탄식을 이길 수가 있느냐.
乃者族叔鎭翰氏謀於諸宗。 이에 일가 아저씨 진한씨가 여러 친지들과 의논하여
辦得若干財。 약간의 재물을 힘들게 얻어서
設此印出之役。而命余識其事。 인출의 역사를 베풀고, 나에게 명하여 서문을 기록하게 하였다.
謹按先生遺蹟之見於諸家文字者及墓碣淵源院宇之文。 선생의 유적이 여러 집에 문자로 나타난것과 묘비석의 연원과 서원의 문장등을 삼가 다듬다.
隨類別附。以補其編。 종류별로 따로 붙이고, 그 편을 보완 하였다.
且念參議公兄弟學文淵源。 다시 생각하면 참의공 형제 학문의 연원은
出於圃翁之門。 포은 집안에서 나와
則其文章之鳴于世者。 그 문장은 세상을 울렸다.
想不必寥寥。생각하건대 쓸쓸할 필요가 없으며
而數百載之下。수백년이 흐른 후에는
茫然無稽。근거가 없어지니 아득하다.
今於休徵氏家藏遁村卷末。지금 휴징씨 집안이 갖고 있는 둔촌 권 끝에
得見所錄參議公詩數編。참의공의 시 여러 편의 기록을 볼 수 있다.
文肅公詩若干言。문숙공의 시를 잠시 말하면
愛慕敬重之心。사랑하고 그리워하며 공경함을 무겁게 하는 마음이다.
自不覺油然而生。저절로 생김을 스스로 알지 못해
並入鋟梓。나란히 나무판자에 글을 새겨서
以爲踵美之地云。아름다움을 이어 갈 것을 이른다.
崇禎四丙午仲夏上澣。後孫基白謹識。숭정4년병오년 한여름상순,후손기백 삼가 쓰다.
遑급할 황 讎원수 수, 비교하여 바로잡다 辦힘들일 판
院宇 서원(書院), 사우(祠宇), 정사(精舍), 영당(影堂) 따위를 통틀어 이르던 말. 寥寥 쓸쓸하고 고요한 모양
鋟梓 나무판자에 글을 새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