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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사진 스크랩 뜰에 여름이야기
연순 추천 0 조회 73 09.08.20 12:09 댓글 4
게시글 본문내용

지난 8월 10 일 아침, 베란다 화분사이에 낀 찌꺼기를 주워내다가 기왕에 들어내고 치우자고 시작한 것이

베란다를 온통 뒤집게 되었다.

우리 베란다에는 현재 화분은 많이 줄여 별로 없는 편이지만 돌확이며 옹기, 돌이 많은데 초등학교

4학년 때 부터 줏어모은 돌까지 있으니 갯수며 부피가 여간아니다.

 

 

 

 

막상 시작은 했는데 널부러진 모습을 보니 엄두가 안 난다.

아들아이가 도와준다고 했는데 바닥에 깔린 자갈씻는 것이나 떼내줄까,

 다른 건 다 내 손이 가야지 누구에게 맡길 일이 못된다.

예전같으면 후다닥 해 치울 일이건만 이젠 나이가 들었는지 몸이 잘 따라주지 않는다.

 

 

 

 

 

거실에도 신문을 깔고 베란다 물건을 옮겨 놓았다.

 

 

 

 

 이쪽부터 정리해 나갈까나? 

내가 왜 시작 했던고? 하는 후회가 밀려오지만 이제 어쩔 도리 없다.
내가 저지른 일이니 내가 수습해 나갈 일이다.

 

 

              

 

벽면 아래에 두어 햇볕과 바람을 충분히 못 쐰 탓인지 잘 자라주지 않은 어리연 자배기를 창옆으로 옮기고

어리연 자배기가 있던 자리엔 돌덩이를 옮겨놓았다.

 

 

 

           

 

기왕에 시작 한 것 , 예전과는 좀 더 다른 변화를 줘야지 싶은데 베란다가 그리 넓지 않으니 한계가 있다.

생각다가 큰 돌덩이에 물이 나오게 모터장치를 하고, 물받침을 해서 단지위에 올렸다.

그렇게  해놓고 나니 갑돌이와 갑순이가 냉큼 자리를 잡고, 작은 오리와 개구리, 하마까지 올라가 있다.

다들 분위기 좋은 것은 알아가지고서리...

 

 

 

 

아무래도 갑돌이 갑순이가 심상찮은 거 같아 다시 돌아봤더니  역시나, 여전히 심각한 표정이다.

아마도 서로 사랑하면서도 이루어질 수 없음을 알고 시름에 겨워있는 거 같다.

보아하니 갑돌이 갑순이는 동성동본에 항렬까지 같으네 그랴. 에혀~ 근데 왜 사랑을 해부렀다냐?

하기사 사랑이란 것이 인력으로도 안되는 것이쟤.~

으짜쓰까? ...

 

 

 

 

                이쪽은 일단 이렇게 정리가 되었다.

 

 

 

              

 

  음마~돌절구 위에 참새들이 사랑을 나누는  바로 옆에서 마주 보고 있는 삼식이와 유월이,

 두 사람 사이가 수상쩍다.  

 

 

 

             

 

어라~ 삼식이 저눔아가 유월이 줄라꼬 꽃을 숨겨가지고 있네 .

아마도 사랑고백을 하려는 것일겨, 유월이 뺨이 평소보다 유난히 더 빨개져 있는 걸 보면 아마 눈치를 챈 거 같으~

 

 

 

           

  

한쪽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하여 시름에 겨워있고, 한쪽에서는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이

 연못가 남천나무 그늘아래에서 행복에 겨워하고 있다.  원래 세상일란 것이 두루 다 좋을 수는 없는 노릇이지.

 

 

 

 

 

요즘 다문화 가정이 많다더니 우리뜰에 놀러 온 남매들 모습을 보아하니 아마도 다문화 가정 자녀들인 것 같다.

참으로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아이들이다.....아무쪼록 차별없이,  따뜻하게 대해 줄 일이다.

 

 

 

 

삼식이 오빠야는 유월이 언니캉 연애질 하러 갔는데 착한 삼월이는 집에서 동생을 돌보고 있다.

엄마한테 가자고 보채는 동생에게 장독간에서  봉숭아 물꺼정 들여줘가면서  간신히 달래놓긴 했구만 

칠갑산 비알밭에 콩밭매러 가신 어매는 언제 오실꼬?  삽짝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하다.

훗날 저 어린 꼬마는 봉숭아 꽃이 필 적마다  누부야를 떠올리며 <봉숭아> 시조를 읊을 것 같다.

* <봉숭아> 는 내가 너무 좋아서 지금껏 외고 있는 시조중의 하나이다.

 

 봉숭아  / 김상옥

비 오자 장독간에 봉숭아 반만 벌어,
해마다 피는 꽃을 나만 두고 볼 것인가.
세세한 사연을 적어 누님께도 보내자.

누님이 편지 보며 하마 울까 웃으실까.
눈앞에 삼삼이는 고향 집을 그리시고,
손톱에 꽃물 들이던 그날 생각 하시리.

양지에 마주앉아 실로 찬찬 매어 주던
하얀 손 가락가락이 연붉은 그 손톱은,
지금은 꿈 속에 본 듯 힘줄만이 서누나.

 

 

 

 

               풍란을 붙인 저 돌은 내가 결혼 전에 주웠던 것으로 시집 올 때 가지고 온 돌이다

            돌 위에 앉아 놀고 있는 참새들은 예전에 <코리아트> 인가 하는 회사에서 만든 것인데

돌처럼 묵직하고 무척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다. 산지 이 십년이 넘었는데 저렇게 잘 만든 걸 다시 사려고 해도 눈에 안 띈다.

 

 

 

 

벽면쪽으로 화분을 붙이고 오솔길을 만들었다.  오른쪽엔 원래 나무 울타리를 쳐 놓았는데

 아래 부분이 썩고 벌레가 생겨서  버리고 돌로 대신했다.

나무울타리보다 운치는 덜하지만 그 덕분에 구석쟁이에 쳐박혀 있던 돌들이 빛을 보게 되었다.

화분을 놓을 자리도 없고, 군데 군데 속이 들여다 보이는 공간을  메꾸기 위해 조화를 꽂아보았다.

 

 

 

                                          

 

.오솔길에 햇빛이 비쳐 그림자가 생길 땐 너무 예쁘고 평화로운 느낌이 나는데

사진으로 다 나타낼 수 없는 것이 아쉽당,

 

 

 

 

헌 문짝에 걸린 소쿠리엔 트리안 화분을 넣어두었다.

마른 나뭇가지를 타고 올라가는 넝쿨은 학자스민이다.

올 봄에 꽃이 계속 피어 베란다를 자스민향으로 가득 채워주었다.

저 학자스민은 월동도 하니까  베란다에서 쉽게 키우기 좋은 화초인듯하다.

                                        

 

 

 

다 완성해 놓고  베란다를 부분적으로 찍어보았다.

 

 

 

 

한쪽에 있는 자주색 사랑초는 엄마가 살아생전에 키우던 꽃인데 햇볕 잘 보고, 꽃 잘 피우라고

창가 맨 앞쪽에 놔 주었다. 엄마꽃만 아니면 저렇게 생뚱맞게 사철 붉은 잎인 사랑초를 내 뜰에 들여놓지 않았을 것이다.

 

 

 

 

                                         돌절구에 개구리밥이며 잔잔한 수초가 겁나게 번식되어있다.

                                         저 애들은 여름 장마철에 강한 번식을 하는 듯하다.

                                         돌확에 이끼는 여름을 타는지 거무튀튀한 모습이다.

 

 

 

 

                                        베란다를 길게도 찍어보고..../

 

 

 

               베란다 반대편에서도 찍어보고....

 

 

 

저 베란다를 홀딱 뒤집어 청소를 하고난 뒤 제 자리에 그대로 둔 것이 아니라

딴에는 변화를 줘 보겠다고 무거운 걸 옮겨가며 이렇게 저렇게 해 봤는데도  분위기상으로는 별 표시도 안 난다.

다 해놓고는 지쳐 쓰러질 뻔 했는데 이 여름에 누가 시키기를 했나, 사서 고생한 거다.

 그래도 전보다 깔끔한 모습을 보니 뿌듯하고,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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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9.08.20 15:37

    첫댓글 저거 관리하는데 보통 손 가는게 아닌데..... 애썻다. 우리집에도 화단 만들 었는데 마눌님 때 맞추어 물 주기도 벅찬가 없애자고 한다. ㅎㅎㅎㅎ

  • 09.08.20 21:47

    정말 예쁘구나~~ 역시 너 답다. 늘 그리 멋지게 살아라~~~!!

  • 09.08.20 22:29

    역시 전문가는 다르네~~~대단 하다...잘보고간데이....

  • 09.08.21 10:55

    연순아 난도 너와 취미가 비슷한데 이젠 안 한다,,아파트에 무거운 돌 넘 많으면 집 무너 질라 친구나 이웃 에 나누어 주거라,,이쁜 너 마음 덤으로 해서,,,잘보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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