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
민물과 바닷물이 맞닥뜨리는 장수강변에서 백로가 부처의 꽃 미소로, 왼발로 서 있는 것은 붕어를 보면 오른발로 날벼락을 칠랑갑다
천년의 동백꽃이 피면 동박새가 날아들고 그 아래로, 상사화와 꽃무릇이 피는 도솔산에서 부처도 백로에게 천둥번개를 칠랑갑다
*고창군 아산면 선운사로 158-6
나무*
지나간 시간은 다아
알아서 굽고
다가올 시간은 다아
몰라서 곧다
*'아미타불' 당신에게로 귀의코저 합니다.
동살의 꽃*
삼인리의 소녀가 도솔산의 차밭에서 깜냥대는데
도솔천에서 장수강까지 너. 나없이 그 눈썰미가 선겁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오소리같은 장수강변 갯벌 소년들은 배맨바위위에서 투미하게 타울댄다
*백파긍선, 석전박한영, 전봉준, 차경석, 손화중, 김성수, 서정주외
*백파율사긍선, 석전박한영
품앗이로
-삼인리의 사람들-
아무튼 북새통이 일출로 밀려 오를 때 별, 별 용심으로 노적가리를 쌓자.
좌우간 북새통이 일몰로 밀려 내릴 때 별, 별 용춤으로 푸른 숲을 가꾸자.
끄느름한 꽃밭 고샅-길에 서슴없이 들어서는 것들아!
인제는
산 몰랭이 바람도 쌩쌩쌩 막 오른 태양도 후끈후끈 때 이른 매미도 맴맴맴맴
하여간, 우리도
바다의 수평선이나 능선에 노가리*처럼 노적가리도 쌓고 푸른 숲도 가꾸자!
* 씨를 흩뿌리어 심는
참당암의 연리목
깊고 높은 밤
이 때에 지장보살의 맘으로
외외한 염불에도 들키지 않게
내원궁건너 천마봉에서
어린 장단이와
늙은 조화님의 맹세
하늘에서는
봉황새나 그 둥지가
되기 원하고
바다에서는
해룡이나 그 난바다가
되기 원하며
땅에서는
이팝이나 조팝나무로
그 연리근이 되기 원하네
높은 하늘
깊은 바다
넓은 땅
그 수명 있건만
장단이와 조화님의 맹세
그 수명 영원하네
소요산*
호
홀로
설수 없는
산
추워지지 않으면
싹트지
못하고
더워지지 않으면
자라지
못하는
산
봉우리는 높아서
뜨겁고
골짜기는 깊어서
추운
산
그래서 산은,
하늘여는 숲으로
뒤척이며
찾아
가는
산
*문학관 뒷산. 방장산, 두승산, 변산의 삼신산의 모산
꽃-무릇
‘지겠네’가 피겠소에게 아는 척 일찍 갔다가 무슨 일 없소
‘피겠네’가 지겠소에게 모른 척 늦게 왔다가 무슨 일 있소
복수초
'가게'가 그 무엇으로 돌아올 때 어제와 같은 오늘
'오게'가 저 무엇으로 찾아갈 때 내일과 같은 오늘
쑥부쟁이
부도전에 불쑥 핀 꽃조차도
빠른기다림이 아니다
그 역시 하나의 생명이다
그도 한 삶을 시작하여야하고
맨 나중을 두려워하며
하늘마저도 피울 수 없는
어긋나고 별난 꽃을 피운다.
우리도 이것을 알아야 할까?
그래서 그의 꽃향기와 모양이
나에게로와서 제대로 들켰다
그렇다면, 나도 이 땅의 기적인가?
아니면, 품앗이의 고샅 텃밭에서
오히려 세상의 고갱이*가 되는
저비암같은 넝쿨은 다무엇인가?
하찮은 벌레도 저와 같아서
간절한 맘으로 별을 노래하고
쑥부쟁이조차도 이와 같아서
여명의 빛처림 꽃을 피우는가!
*사물의 핵심
갈 대!
이 수평과 수직에
땅은 더하고
저 수직과 수평이
하늘만 빼고
모양성牟陽城
생성의 연대기 속에 한번은 타올라야 할 원시림의 핏줄로
꼭두새벽부터 창과 쟁기를 손에 들고 등에 지고 황소와 파랑새를 앞에 세우고 걷고 날게 하면서 워, 워, 워 -몰아 나간 머슴아가,
캄캄한 막장의 절망을 살아생전 이룬 성전으로 불꽃 화차에 실어내고
서시序詩
넓어지기 위해 깊어지는 강에서
다니러 오지 않는 꿈 들어와 가지 않는 별 안아 들이지 않는 꽃
이미 보다도 더 깊이 강물로 손짓하며 흐를까,
낮아지기 위해 높아지는 산에서
안아 버리지 않는 꽃 찾아와 지지 않는 별 와서는 눕지 않는 꿈
아직 보다도 더 높이 산으로 발짓하며 오를까,
지게
지고가자
저비린 것 아까워
두지 말고
냅다 끌어 올려
지고가자
산 -문필봉-
높은능선따라 백마타는소년 깊은산중으로 청마타는소녀
산 -장군봉-
첩첩산중에서 산울림총각이 태풍에뛰올라 붉새와붉살로
산 -방장산-
심심산골에서 심마니영감이 석등에불붙여 벼룩만겨누고
선운사템플스테이
5월
청산이 꽃 불을 켤 때
내님은 외출중이었다
부모님의 심정은 신의 심정
부모님은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듯이 신은 인류의 부모님이시며
부모님은 천하를 내준다 해도 내 자녀를 원하듯이 신은 인류를 천주와 바꾸지 않으며
부모님은 내 자식이 행복하고 완전하기를 바라듯이 신은 인류를 위해 존재하고
부모님은 결혼하기 전 정조를 원하듯이 신의 순결은 사랑과 생명과 혈통과 영혼의 중심이며
부모님은 잘난 자녀보다 불행한 자녀 때문에 근심하듯이 신은 불행한 인간과 민족 때문에 노심초사하시며
부모님은 형제의 다툼을 싫어하듯이 신은 인류의 자유와 평화를 원하며
부모님은 열 자식을 키워도 그 자식은 한 부모를 모시지 못 하듯이 신은 각 분야에 절대가치를 이루어 조화를 바라며
부모님은 사랑을 중심한 정지의와 진선미를 갖춘 자녀를 원하듯이 신은 참사랑을 중심한 정지의와 진선미를 갖춘 공생, 공영, 공의의 주체자로 역사하시며
<신인지관계-부자지인연>
선운사템플스테이1
봄
풀피리 보리피리 불며 달리던 초원들녘에서
산책나온 부지런한 머슴은,
아지랑이 따라 나선 냉이 낭자를 희롱하네
개나리
개가
컹, 컹, 컹,
짖는다.
이 개 짖는 소릴 듣고, 저 노 오란 꽃이!
“나리, 나리, 개나리!”라고 부른다.
‘나리, 나리, 개나리!’ ‘나리, 나리, 개나리!’
정승 댁
꼭
그 댁 꼭, 꼭...
꼭 그댁 꼭, 꼭...
꼭, 그 댁은
이만 댁인지 저만 댁인지
꼭 그댁 꼭, 꼭
이 소린!
그만 댁에서 나는 소린데
꼭 그 댁 꼭, 꼭... 꼭 그 댁 꼭,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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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서동진선생님 글솜씨 경지에 오른듯 싶소 서정주시인 맥을 이어가고 있네요 잘 감상하고 갑니다 ~^^
신동찬선생님 항상감사하고 마음이 편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