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여행길은 좀 복잡합니다. 식전 산책 코스로 경포대와 경포호를 둘러보고 짐을 꾸려서 양양 오산리 선사유적박물관을
관람한 후 다시 낙산해수욕장에서 도보로 속초시 설악항 해맞이공원까지 갑니다. 원계획은 오산리에서 곧장 걸어서 대포항
까지 가려는 것이었지만 날씨가 너무 더워 수정을 하였습니다.
오산리에서 낙산해변까지 3km를 걷지 않는 반면 경포호 주변을 3km걷기로 하였습니다. 낙산해수욕장에서
설악항 해맞이 공원까지는 약 7km로 오늘은 총 10km를 걷습니다. 이 구간은 해파랑길 제 44코스로 낙산해변과
낙산사가 있어서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지만 정작 해파랑길은 실종되고 없습니다.
걷는 길은 짧은 편이지만 오산리 선사유적박물관과 양양 낙산사가 있어 공부할 곳이 많은 구간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22CD4A52121D9C30)
↑ 2013년 8월 15일의 해입니다. 오늘은 광복절. 해방된 지 68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33104A52121D9D1F)
↑ 서둘러 아이들을 깨워서 경포대로 나섭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30414A52121D9E2F)
↑ 신발을 벗고 경포대 마루로 올라섰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71A84A52121D9F09)
↑자리에 앉아 경포호를 내려다 봅니다. 아침이지만 호수에 비친 햇빛은 눈부셨습니다. 경포호가 달밤에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일출 무렵 불그레하게 물드는 호수는 너무도 아름다워 차라리 장엄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7FDC4A52121DA017)
↑ 경포대에서 본 경포호. 더운 여름날 맑고 시원한 느낌을 줍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14D24A52121DA123)
↑ 경포호 주위의 습지. 습지 뒤로 멀리 대관령이 보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6C634A52121DA21A)
↑ 가시연. 가시연은 빙하기 이전부터 살았던 몇 안 되는 수초 중의 하나입니다. 생명력이 강인하여 씨앗은 수십 년 동안
땅 속에 묻혀 있다가도 조건이 형성되면 싹이 틉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598F4D52121DA323)
↑ 지금 피어 있는 꽃은 홍련입니다. 주돈이라는 학자는 연꽃을 아주 사랑하여 애련설(愛蓮說)을 지었는데 연꽃을 이렇게
찬양하였습니다.
진흙에서 나왔으면서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맑은 물에 씻기지만 요염하지 않고
속은 비었지만 밖은 곧으며 줄기가 넝쿨지지도 않고 가지치지도 않으며
향은 멀수록 더욱 맑고 당당하고 고결하게 서 있으며, 멀리서 볼 수는 있어도 함부로 가지고 놀 수 없음을 좋아한다.
나는 이르건데 국화는 꽃의 은자이고, 목단은 꽃의 부귀한 자이며, 연꽃은 꽃의 군자라 하겠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639D4D52121DA422)
↑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연꽃을 심어 놓고 그 군자의 기상을 즐겼습니다. 집 주위에 있는 조경을 위한 작은 못을 연못 혹은 연당, 연지라고 하는데 이는 다 '연꽃을 심은 못'이라는 뜻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13A34D52121DA421)
↑ 줄을 당겨서 배를 움직여 늪을 건너가게 만들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24F74D52121DA519)
↑ 저 배도 타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처음에 아이들이 한 쪽에 몰려 있다가 배가 휘청거리는 바람에 소리를 지르며 난리를 피웠습니다. 아무리 조그만 기물이라도 그것을 운용할 경험과 지식을 갖추어야 하는 법입니다. 컴퓨터로 모든 것을 조작하는 아이들은 사실 같이 다녀 보면 현실적인 감각이 아주 떨어집니다. 저 배도 게임을 하듯이 타면 그냥 저절로 가는 줄 압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071E4D52121DA62B)
↑ 아침 늪지는 아주 상쾌합니다. 햇볕이 벌써 따가웠지만 청량한 바람에 아이들은 불평하지 않고 걷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06884D52121DA701)
↑ 늪지의 가치를 새로이 인식하게 되고 우리나라도 세계 101번째 람세르협약 가입국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늪지를 개간하여 농지를 만들자는 의견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48354D52121DA825)
↑ 원래 이 구역도 경포호였습니다. 과거 기록에 의하면 경포호의 둘레가 40리가 넘었다고 하니 지금보다 아주 넓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경포호보다 이 늪지가 더 명소가 될 것 같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22A34B52121DA921)
↑ 저 넓은 연잎은 여름에 아주 요긴하게 사용이 됩니다. 고산 윤선도의 어부사시사 하사(夏詞)에 '연잎에 밥 싸 두고 반찬일랑 장만 마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연잎에 밥을 싸 두면 잘 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연잎의 향이 스며 맛도 좋습니다. 도시락 대신에 저 연잎에 밥을 싸면 운치도 있고 간편하며 쉬는 것을 방지할 수도 있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4A414B52121DAA0F)
↑ 연잎을 잘게 썰어서 차를 만들어 마시면 흰 머리가 검게 된다 하여 예로부터 연잎차를 많이 마셨습니다. 고혈압이나 비만에도 약효가 뛰어납니다. 철분 성분이 많아 빈혈에도 좋으며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뛰어납니다. 연꽃으로도 차를 만들어 마셨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1EBE4B52121DAB14)
↑ '흙물에 연꽃은 곱기만 하다. 세상이 흐려도 제 살 탓이지' 강원도 아리랑의 한 구절입니다. 진흙 세상을 살아도 다 제 살기 나름이라는 뜻을 가진 노래입니다.
청아한 한줄기의 연꽃 송이 피어 오르니
만다라화 향내음이 시방세계 두루하네.
그 향기 맡는 이는 마음마다 연꽃되어
사바의 속진 번뇌 모두 다 사라지고
이루는 곳곳마다 연화장 세계로세.
'연꽃 피어 오르리'라는 노래의 가사입니다. 불교에서는 사람의 본성이 본래 깨끗하여 속세에 있어도 결코 더러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이 연꽃에 비유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3EC14B52121DAC02)
↑ 그래서 연꽃이 불교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자비의 보살인 관세음보살이 이 홍련을 타고 다닌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낙산사 홍련암의 전설이 그것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1C0D4B52121DAD15)
↑ 일전에 경복궁의 경회루 연지에 있는 연꽃을 어느 무지막지한 대통령이 몽땅 캐 버렸다는 이야기도 전해지는데 사실 연꽃은 특정한 종교를 상징하는 꽃이 아니라 우리 민족에게 고루 사랑받는 꽃이었습니다. 불교가 전래 되기 이전의 고구려 고분에도 연화문이 나타납니다.
'상주 함창 공갈못에 연밥 따는 저 처자야. 연밥 줄밥 내 따 주마. 우리 부모 섬겨다오' 이런 모심기 노래에도 연꽃이 등장합니다. 연꽃의 탐스럽고 덕스러운 모습과 아름다운 처녀는 아주 잘 어울립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19B34B52121DAE05)
↑ 여기는 강릉 삼일독립만세운동 기념탑입니다. 여기까지 둘러보는데 약 1시간 10분 정도 걸렸습니다.
아침식사를 하고 바쁘게 짐을 챙기고 아이들을 다그쳐도 9시 30분이 지나서야 숙소를 나설 수 있었습니다. 다시 7번 국도로 차를 올려 양양 오산리로 달려 갑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2C8B4B52121DAF05)
↑ 10시 30분경 양양 오산리 선사유적박물관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62E84952121DAF1A)
↑ 움막 체험. 아이들이 컴컴한 움막 안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여기는 좀 시원한 것 같은데요.' 아이들의 반응이 이렇습니다. 그만큼 아침부터 날씨는 더웠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5BCF4952121DB02B)
↑ 박물관 입구에 있는 채집하는 소녀 옆에 동규가 섰습니다. 어울리는 한 쌍?
![](https://t1.daumcdn.net/cfile/cafe/26319A4952121DB114)
↑거의 완벽한 모양으로 출토된 덧무늬 토기
![](https://t1.daumcdn.net/cfile/cafe/220B0A4952121DB209)
↑ 그물과 그물추. 약 6,000~8,000년 전에 이런 섬세한 그물과 그물추가 만들어졌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1C944952121DB324)
↑ 진욱이도 신석기 시대 사람들과 함께 고기를 잡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3F4D4952121DB42D)
↑ 박물관 내부에서 본 쌍호. 그 쌍호를 매립하여 농지로 개간하려다가 이 유적지를 발견하였습니다. 지금은 보존되고 있고 주위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봄이나 가을에 오면 산책하기에 아주 좋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21254052121E1F38)
↑ 낙산사 해수욕장 주차장에 내려 걷기 위한 준비를 합니다. 선생님이 아이들 물을 챙겨 줍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09DB4052121E2022)
↑ 뜨거운 하늘을 쳐다보는 석문이의 표정이 오늘 걷기의 모든 것을 말해줍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7F1C4052121E212F)
↑ 얼음물을 채우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210F7A4052121E222C)
↑ 물을 미리 마시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246EC64052121E2222)
↑ 낙산해수욕장 솔밭으로 들어섰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7D494052121E2413)
↑ 폭염에 동규는 모자를 단단히 챙깁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2B4E4052121E252B)
↑ 길은 시작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2EB83F52121E250A)
↑ 솔숲에 들어서서 선크림도 바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0C353F52121E260E)
↑ 아이들의 걷는 모습을 신영호 선생님이 카메라에 담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5B184752121EF11D)
↑ 주차장과는 달리 솔밭길은 그리 덥지 않았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13FD4752121EF115)
↑ 아이들 걸음에도 여유가 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0F4A4752121EF203)
↑ 당찬 희주의 씩씩한 걸음
![](https://t1.daumcdn.net/cfile/cafe/215C074752121EF31E)
↑ 이까지는 걸을만 하였는데
![](https://t1.daumcdn.net/cfile/cafe/2165B84252121E2C0B)
↑ 숲을 벗어나자 사정은 확 달라집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640D4252121E2D26)
↑ 햇볕에 익은 모래가 열기를 확확 뿜어 냅니다. 모래 찜질방에 온 듯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5F114252121E2E19)
↑ 낙산사 후문으로 들어가는 길입니다. 나무 데크로 만들어진 인도 옆의 아스팔트의 열기는 차라라 독기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40574252121E302A)
↑ 낙산사 오르는 길에 본 낙산해수욕장. 여름 휴가의 막바지임을 알 수 있습니다. 며칠 전 이 해수욕장에서 해파리에 물린 사람이 많았다는 보도가 나가서인지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3422445212212F1C)
↑ 이제 낙산사 경내로 들어섰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5A43445212213033)
↑ 우선 점심공양 시간에 내놓는 낙산사 국수를 한 그릇 얻어 먹으러 식당으로 갑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4ED344521221300B)
↑ 낙산사 국수는 아주 맛이 있었습니다. 아이들도 거의 남기지 않고 다 먹었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두 그릇을 먹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3F0844521221311A)
↑ 식당 안은 에어컨과 선풍기가 돌아 가고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출입하여 더웠습니다. 함세의 얼굴에는 땀방울이 송송 맺혀 있습니다.
첫댓글 함셐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