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Application) 혁명] [2]
'혁명의 두 날개' AR(Augmented Reality)·LBS
AR(증강현실) : 스마트폰 카메라로 비추면 묘 위로 이름·영정사진… 현실과 가상세계가 하나로
LBS(위치기반서비스) : GPS로 고객 위치 파악 고객이 매장 근처 오면 광고·쿠폰… 구매 유도
앱(App·애플리케이션) 혁명은 인류의 라이프사이클을 바꾸고 있다. 누구나 어디서든 구할 수 있는 보편성(ubiquity)과 지식·경험이나 금전적 장벽을 단숨에 무너뜨리는 유용성(utility) 덕분에 앱은 점점 우리 삶에 깊이 파고들고 있다.
올 상반기 미국의 스마트폰 앱 다운로드 횟수는 38억 건. 매일 다양한 종류의 앱이 2100만건씩 스마트폰에 장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수히 많은 앱들 가운데 앱 시장의 급성장을 주도하는 양대 엔진으로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과 '위치기반 서비스(LBS)'를 꼽는다.
◆증강현실, 모바일 세대의 해결사
명절에 선산을 찾았다가 비슷비슷한 묘지 모양 때문에 헷갈린 때가 있을 것이다. 이때 휴대폰을 꺼내 묘지를 비춰보면 화면에 보이는 묘지 위로 망자의 이름, 생몰연대, 영정사진이 겹쳐 떠 우리 조상의 묏자리가 맞는지 확인 가능하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미국 애틀랜타의 오클랜드 공동묘지에서 실제로 사용 중인 증강현실 서비스다.
- ▲ ‘증강현실’앱을 이용해 하늘을 날아가는 비행기의 실시간 위치와 기종, 출발·도착지 등의 정보를 보거나(왼쪽), 공동묘지에서 망자의 이름·생몰연대·영정사진까지 확인할 수 있다(가운데). GPS로 현재 위치를 알려주는 지도는 가장 기본적인 위치기반 서비스다(오른쪽). /캐스퍼·IEEE 블로그·다음지도
증강현실은 사용자가 눈으로 보는 현실 세계에 가상세계를 덧씌워 동시에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능이다. 1980~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일본 만화 드래곤볼에 나왔던 '스카우터'란 가상의 기계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어떤 상점을 비추면 할인 정보가 자동으로 검색되고, 거리를 비추면 맛집 정보가 뜨는 식이다. 밤하늘에 비춰보면 별자리 정보가 화면에 나타나는 앱도 나왔다.
증강현실이 주목받는 이유는 궁금한 것, 원하는 것, 필요한 것은 그 자리에서 빨리 해소해야 직성이 풀리는 스마트폰 시대 소비자 트렌드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해결사 역할을 한다. 가트너는 2008~2012년 사이의 유망 10대 기술 중 하나로 증강현실을 꼽았고, 시장조사업체인 주니퍼리서치는 이 기술이 오는 2014년까지 7억3200만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위치기반 서비스, '사용자 주체→판매자 주체'로 역전
폴 사포 스탠퍼드대 교수는 "앱 혁명이 피부로 느껴지는 대표적인 기능은 위치기반 서비스(LBS)"라고 단언했다. LBS의 핵심은 스마트폰에 장착된 GPS 기능을 이용,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판매자가 실시간으로 현지 조달하는 것이다. 초기 LBS는 사용자가 주체가 되어 내비게이션으로 매장(판매자)을 찾는 '지도'의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이제는 판매자가 LBS로 사용자를 찾아내 매장으로 끌어오는 패턴으로 역전됐다.
아웃도어 브랜드인 노스페이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노스페이스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위치기반 광고 캠페인을 이미 지난 2월 미국에서 론칭했다. 매장이 있는 지점의 반경에 노스페이스 앱 소비자가 들어오면 해당 매장에서 진행하는 이벤트 홍보 SMS를 보내주는 방식이다. 쇼핑을 할 생각이 없던 소비자도 근처 매장에서 스마트폰으로 날아오는 세일 광고를 보고 구매욕을 느끼게 된다. 신발 브랜드 저니스는 지난 8월 '포스퀘어'처럼 게임적 요소를 갖춘 새로운 LBS 앱을 선보였다. 이 앱의 사용자가 저니스 매장을 방문해 체크인(방문 기록 인증)하거나,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신고 다니는 저니스 신발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면 할인 쿠폰을 제공함으로써 인기를 끌고 있다.
IT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LBS의 가입자 수와 수익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2008년 4100만명이던 가입자 수는 지난해 9570만명으로 2배 늘었고, 수익도 9억9830만달러에서 22억달러로 수직 상승했다.
여러 명의 소비자가 상품이나 서비스를 공동구매하는 소셜커머스도 LBS 기술과의 접목을 꾀하고 있다. 뉴욕 맨해튼의 술집인 '매케너즈 펍'은 LBS의 선두주자 포스퀘어와 연동한 소셜커머스 서비스 그룹탭(Grouptabs)을 도입했다. 그룹탭에 가입한 사람이 10명 이상 방문해 포스퀘어로 체크인을 하면 맥주 1잔당 추가 잔을 공짜로 준다. '킬러 콘텐츠'로 주목받는 LBS 앱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소셜네트워킹서비스의 절대 강자 페이스북도 플레이스라는 서비스를 지난달부터 시작하며 이 시장에 뛰어들어 무한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급기야 미국에서는 LBS에 증강현실 그리고 모바일뱅킹까지 접목한 '아일바이어(AisleBuyer)'라는 앱이 지난달 등장했다. 사용자는 백화점 등 매장에서 앱의 증강현실 기능을 이용해 상품의 가격·원산지·출하일시·유통기한(식품의 경우)·특별할인 등 내역을 단숨에 확인할 수 있다. 계산하기 위해 길게 줄 설 필요도 없다. 그 자리에서 바코드를 스캔하고 모바일뱅킹으로 구매를 끝내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매장 통로(aisle)에서 구매가 완료된다. 구매 이력은 기록으로 남아, 판매자는 해당 고객의 취향·예산·쇼핑 시기 등 데이터를 집계해 향후 개개인의 쇼핑 스타일에 따른 맞춤형 광고 및 할인 오퍼를 발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