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형제들이 모여도
과거처럼 수박수일간 고스톱만 치는 그런 풍경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저 잊지 말자는 정도로 맛뵈기만 보이는 정도라고나 할까!!!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의 엄격함 때문에
노름을 접하지 못해 늘 잃기만 했다는 아버지로 인해
우리 형제들은 비교적 손쉽게 화투장을 접할 수 있었다.
특히 명절을 전후해서는
노름을 장려하는 듯한 아버지의 뒷돈으로
민화투를 비롯 구삥, 짓고땡, 육백 등등
화투와 관련된 온갖 종류의 노름에 도가 터 있었다.
그런 화투가 197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고스톱이라는 신종 노름으로
급격하게 옮겨가게 되었고,
아버지의 대명동 한약방은
그런 노름을 즐기려는 어른들의 사랑방이 되었다.
우리 형제들 또한 그 노름의 기묘한 발상에 푹 빠져
지금은 고스톱 외에는 화투장을 만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초창기의 고스톱에 있어서 묘미는
전혀 쓸모없는 피가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데 있었다.
당시만 해도 고도리(새 다섯 마리란 일본말)란 개념은 도입되지 않았고,
그저 피 열 장이나 열끗, 띠 다섯 장이면 1점이라는
지극히 단순한 형태의 고스톱이 존재했을 뿐이었다.
물론 단이나 광 석 장이면 석 점이 되어
바로 스톱을 외칠 수 있는 만고불변의의 고스톱도 존재했지만...
세월이 흐르면 무엇이든 변하기 마련이듯
처음 고스톱이 도입된 후 30년 정도가 흐른 지금에는
그 때의 흔적은 거의 사라지고
아예 새로운 개념의 득점 방법이 도입됨으로써
머리 나쁜 사람은 그 방법조차 가물가물할 정도로
복잡하고 다양화되었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자형이 돌아가시던 날 밤
경희의료원에서의 에피소드처럼 재미있는 일화도 양산될 수밖에 없었다.
나를 뺀 4형제가 고스톱을 치는데
사월인지 오빤지 모르겠지만 누군가가 광을 24개나 팔게 되었단다.
구경하는 조문객 한 사람이
"아니 어떻게 광이 24개가 되요?"
대답하는 형제들의 말은 언제나처럼 이구동성이다.
"아이구, 우리도 반밖에 모르고 쳐요"
어찌 그 사람이 흔들고 10월을 파는 것을 알겠는가?
그러니 당연히 스무개가 넘는 광을 판다는 사실이 신기할밖에...
하지만 24개나 광을 팔았다는 기록도
그 후 흔들고 12월을 파는 등
서른여섯개의 광을 팔므로써 벌써 깨어진지 오래다.
사실 우리 집 고스톱은 남들이 보기에는 복잡하고 어렵다.
지금이야 그런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득점이 계산되지만,
오죽하면 형제들이나 형수들한테까지
'우리도 반밖에 모르고 친다'는 말이 나왔을까!!!!
그 정도로 복잡다양한 게 오형제 고스톱이다.
그러면 여기서 오형제 고스톱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하자.
오형제 고스톱에 있어서 가장 큰 특징은
피를 제외한 나머지 중에 쓸모 없는 패가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목단과 홍싸리,풍열의 경우
육백에서 도입한 67장으로 석 점이 주어지고,
비열은 육도리로 인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비띠가 문제인데, 비띠 역시 초단과 그 모양이 비슷한 관계로
반초단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해결하였다.
월약도 재미있다.
월약의 점수는 해당 월에 따라 결정되는데,
해당 월이 1,2월이면 다시 한 장을 젖혀 그 합으로 월약의 점수가 결정된다.
즉 매조를 젖히고, 다시 젖힌 화투장이 비가 되면
2월이되 점수는 14점이 된다.
월약에 있어 더 재미있는 것은 흔히 말하는 널뛰기다.
월이라고 젖힌 게 보너스 화투일 때 적용되는 룰로
아무 화투나 같은 넉 장을 제일 먼저 먹는 경우
그게 그 판의 월약이 된다.
솔이나 매조를 젖힌 후 보너스 카드를 젖히면
널뛰기+1 또는 2점이 된다.
광을 팔 권리가 있는 사람이
바닥에 깔린 해당 월과 손에 든 해당 월 만으로 넉장이 되면,
그 사람에겐 그 점수만큼 광을 팔 권리가 주어지며,
만약 손에 든 월약이 세 장이면 흔들고 광을 팔 수 있다.
아까처럼 비월을 흔들고 팔면 적어도 스물 여섯 개의 광을 팔 수가 있다.
광 석장이나 홍청초단은 예나 마찬가지로 석 점이 주어지나
초단의 경우 비띠를 끼워 석장이 되면 반초단이라 하여 두 점을 준다.
비광을 끼워 광 석장을 만들 경우 두 점을 준데서 비롯된 발상으로
이는 비와 매조, 흑싸리 열 석 장을 먹을 경우 주어지는
반고도리에도 두 점이 주어지는 경우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오광엔 15점이 주어지고,
오쌍피라는 것이 있어 쓰리피(쌍피로만 친다)를 포함 오쌍피를 하면
해당 점수에 별도로 10점을 준다.
모든 것은 현찰 박치기다.
광값도 현찰이지만 후불이라는 점이 다르고,
다음 판이 끝날 때까지 스스로 광값을 챙기지 못하면
더 이상 광값을 요구할 수 없다.
광을 팔 수 있는 방법도 다양하다.
광과 쌍피는 기본이고,
공산 열끗도 광으로 팔 수 있다.
손에 든 게 7각피면 광 석 장을 더 쳐 주고,
올피만 되도 광 한 장을 더 쳐 준다.
그 외에 손에 든 것 만으로 점수가 될 때는 무엇이든 광으로 쳐 준다.
띠 다섯이나 열 다섯이라도 광 한 개를 쳐 준다.
그러나 광을 팔아야 할 사람이 광을 팔지 못하면
기본 점수에 해당하는 만큼의 금액을 페널티로 물어야 한다.
오형제 고스톱에 있어 홍싸리 열끗은 중요한 변수다.
홍돼지라고 해서 화투를 치는 사람은 모두 홍돼지 값을 묻어야 하고,
이 판돈은 홍싸리 열을 먹는 사람의 차지가 된다.
하지만 홍싸리 열을 먹었다고 해도
그 판이 파토가 되면 홍돼지 판돈은 다음 판으로 이월된다.
때문에 광을 팔 궝리를 가진 사람이 홍돼지를 들게되면
쌓인 판돈수×1.5에 해당되는 광값을 쳐 준다.
언젠가 홍돼지가 여덟 판이 이월된 경우도 있었는데,
이 정도면 쓰리고 못지 않은 수입이 보장된다.
때문에 홍돼지가 두 판 이상 쌓이면
홍돼지 하나 만으로도 소당을 부를 자격을 준다.
전술했듯이 모든 판은 현금 박치기로 진행된다.
싹쓸이나 폭탄,쪽,종합백화점 또는 뻑한 패를 가져왔는데 줄 피가 없으면
1점에 해당되는 현금을 지불해야 하고,
초뻑을 하면 10점,
총통이나 세 번 뻑을 하면 20점에 해당되는 현금을 지불해야 한다.
재미있는 것은 자기가 젖힌 화투로(내서 만든 것은 안됨)
바닥의 점수가 3점 이상이 되면 그 점수 만큼
즉시 현금을 지불해야 하고,
3점 이상이 된 상태에서 그 중 하나를 먹고 뻑을 하면
흔든 것으로 인정, 바닥 점수의 배를 지불해야 한다.
이 규정은 바닥 점수가 변동(마이너스 점수 변동은 제외)되거나
점수의 일부가 되는 화투장에 대해 뻑을 할 때마다 항상 적용된다.
선을 결정하는 방법도 색다르다.
즉 일반적인 룰과 같이 이긴 사람이 선이 되는 게 아니라
그 판에 가장 많은 돈을 번 사람에게 돌아간다.
다만 먹은 돈이 동률일 경우엔
이긴 사람 우선 규정, 친 사람 우선 규정이 적용된다.
그 덕분에 선인 줄 알고 화투장을 한참 정리하고 있노라면
"정리해 줘서 고맙다"는 한 마디로
중간에 선을 뺏아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 경우 다른 사람은 웃으며 비교적 쉽게 선을 넘겨주는데,
서울 형수는 꼭 화투장을 흐트리는 심술을 부려
화투판을 즐겁게 하곤 한다.
폭탄이야 어느 고스톱 판에나 다 있는 것이지만
오형제 고도리엔 수류탄이라는 독특한 규정이 있다.
즉 바닥에 같은 패 두 장이 깔리고
손에 두 장을 들었을 때 적용되는데
이 때 수류탄을 외치면 상대방의 피 한 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수류탄의 경우 두 배 적용은 되지 않는다.
종합백화점은 한 판에 광,피,열,띠를 모두 가져오는 것으로,
화투를 치고 난 후 바닥에도 같은 모양으로 남아 있으면
바닥 종백이라 하여 또 피를 한 장씩 줘야 한다.
바닥 종백은 심한 경우 세 피를 줄 때도 있다.
홍단, 청단, 초단을 몽땅 부르기만 해도
기본 석 점이 주어지는 관계로
이 때는 최저 다섯 점이 된다.
홍싸리와 흑싸리 여덟 장을 몽땅 먹으면
팔싸리라 하여 여덟 점을 주고,
피로만 석 점을 나면 그 점수는 배로 쳐 준다.
월약을 해도 상대방에게 피를 뺏기면 월약이 없어지게 되는데,
이 때 고를 하면 그 점수를 다시 올려야 하므로
피를 말리는 경우가 발생된다.
실제 내가 구월을 했는데 피를 뺏긴 관계로
십 점을 더 올려야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 점수를 더 올려 스톱을 한 믿기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또 상대방이 먹은 월약 두 장을 몽땅 가져와
엉뚱한 사람이 월약을 하는 경우도 있다.
흔들고 치면 두 배를 주고,
넉 장을 흔들고 치면 네 배를 준다.
광박, 피박은 두 배로 물게 되고,
멍박을 씌우면 또한 두 배를 받는다.
쓰리고는 당연히 두 배이지만,
포고, 파이브 고를 한다고 해서 더 많이 주는 게 아니라 항상 두 배이다.
오형제고스톱에서는
이미 십수년 전부터 보너스 피 두 장을 사용했는데,
이는 아마 우리 집이 전국적으로 선도 역할을 했을 게다.
그 당시 보너스 패를 하나 더 확보하기 위해
남들 집에 있는 다이아몬드(쌍피는 모두 다이아몬드로 통했다)를 슬쩍해 오기도 했다.
그 후 몇 년이 지나 보너스 피를 세 장을 사용했는데,
이 때부터는 오쌍피가 너무 자주 나오는 관계로
오쌍피 규정을 '쓰리피'라는 문구가 적힌
보너스 피를 가질 경우에 한해 적용하였다.
요즘이야 화투를 사면 기본으로 석장 이상의 보너스 피가 있는 바,
그 덕분에 남의 집 화투장에서
다이아몬드를 기웃거리는 버릇은 사라졌다.
이상에서 보듯이 오형제 고스톱은 복잡다양 그 자체다.
때문에 여북하면 '우리도 반밖에 모르고 친다'는 말이 다 나왔을까!!!
그로 인해 생긴 일화 하나,
아마 고헌 형님이 포항에서 근무할 때였을 게다.
선생님들이 고스톱을 치자고 할 때 고헌 형님께서는
"에이 그 고스톱은 시시해서 안쳐"라고 했다나!!!
그러자 그 선생님들이
"도대체 장선생님은 어떤 고스톱을 치는데,
그럼 그 고스톱 한 번 칩시다"라고 해서
한 판에 한 가지씩 가르쳐주면서 친 결과
그 판을 휩쓴 적이 있다는 전설이 지금도 세간에 회자되고 있다.
오형제 고스톱은 좀처럼 나가리가 없다.
소당으로 인한 나가리가 거의 전부일 것이다.
하지만 드물지만 이것 외에도 나가리가 발생되는 경우가 있다.
젖힘 패 바닥에 보너스 패가 깔리고,
치는 사람이 획득한 피의 수가 고루고루 분산된 경우다.
이 경우에도 보너스 패가 연속으로 두 장 이상 깔려 있어야만
나가리가 가능하다.
보너스 패를 제외한 피가 모두 서른 장이므로
한 장만 바닥에 깔려 있을 경우
적어도 한 사람은 열두 피를 가져가게 되어 석점이 된다.
하지만 드물기는 하지만 바닥에 보너스피가 한 장만 깔려 있거나,
또는 한 장도 깔려 있지 않아도 이론상으로는 나가리가 나올 수 있다.
어떤 경우 일까!!!
이 문제를 풀어보라.
답을 못맞히면 내일 확인하시라.
이제 대충 정리가 다된 것 같다.
하지만 나도 반밖에 모르고 정리를 한 관계로
아직도 빼먹은 게 없는 지 모르겠다.
아는 형제들은 꼬리말을 달아 주시도록...
첫댓글 장편소설이네.나머지는 다음에 읽어야지.바빠서...
비월을 흔들고 광을 팔 경우에는 최고 28점이됨,비월이 12점에 광하나 피하나 하면 14점에 흔들면 2배가 되어서 28점,그리고 홍돼지는 판돈수(?)가 아니고 돈판수(나가리)가 적절한 표현인 것 같은데 홍돼진 1.5광을 쳐주는 것이지.
화동 있을 때 단체로 가장 재미있게 한 나이롱 뻥과 한때 잠깐이나마 유행했던 월남뻥도 있었는데... 초판에 줄 피가 없으면 돈으로 지불해야 하는 것은 빼먹었네. 홍돼지는 광값과는 상관이 없고 돼지값과 상관이 있지. 네 명 이하가 세 판 태웠으면 300Ⅹ3=900원. 그나저나 언성높여 점수 계산하다 이제는 퇴출되었다네.
아직도 미완성
이제 완성됐습니다. 그리고 글 말미에 퀴즈 하나를 냈습니다. 확인하시고 풀어보세요.
휴~ 어제 읽은 것은 반 밖에 안 되었군.
가장 복잡하지만 가장 합리적인 고스톱!!! 난 학교서 고스톱을 안 치는데(이유는 너무 단순해서..) 울릉도서 하도 치자기에 5형제 고스톱 아니면 안친다고 했더나, 그럼 그거라도 치자나. 그래서 한번 쳤는데 내가 돈을 확 긁어 모았지. 그날 저녁 동해집(조개껍질 묶어...집)에서 거하게 쏘았지. 그 다음부턴 또 고스톱은
스톱!
음! 퀴즈를 푸는 사람이 아무도 없구먼. 딱 하루만 더 기회를 준다. 퀴즈는 젖힘패 바닥에 보너스피가 한장도 묻혀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나가리가 되는 경우는? 물론 소당이나 패를 잘못 돌려 파토가 되는 경우는 답이 아님
나가리가 되는경우는 여러 경우가 있다.1.보너스피가 제일 마지막에 석장이 몰려 아무도 못가져 가는경우,그럴 경우 10장씩 고르게 가진다면 나가리가 됨.2.보너스피 두장이 마지막에 남을 경우도 피를 11장,11장,10장으로 나눠 가져가는 경우 역시 나가리.3.語不成說이기는 하겠으나 보너스피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아도
나가리가 되는 경우가 있음.국화 열과 난초열을 굳이 열로 쓰겠다면 피는 보너스피를 모두 합해도 32장으로 11,11,10장으로 나눠가지면 나가리.4.한사람이 난초,국화열 포함하여 열로 2점을 하고 피는 7장일 경우 다른 두사람은 각각 피가 10,11장씩일 경우 보너스 피 2장이 마지막까지 남을 경우.정답은 따로 있겠지.
5. 이런 경우도 있을 수 있겠구만.옛날 사월형 같이 보너스피를 바닥에 내려 놓고 다른 화투장을 집어가지 않는다면 2장 혹은 4장의 화투 내지는 6장의 화투가 바닥에 남아 있을 경우가 있으니 피로만 6장이 남을 경우 나머지 피는 30장이 되어 10장씩 나눠 자지면 나가리.
6.위와 같은 경우에 한장만 안집어 가도 나가리 될 수 있음.보너스피는 다 나누어 가져 갔다 하더라도 한장을 집어가지 않았다면 두장의 화투가 바닥에 남게 되는데 난초열과 피,국화열과 피,그리고 똥 쌍피와 피중의 한가지가 남게되면 총 피의 합은 33장.이것을 사이좋게 11장씩 나눠 가지면 나가리 됨.소당도 아니고 파
토도 아님.6번이 가장 정답에 근접하는 답일 것 같은 데.... 출제위원님! 상품은 없나요?
도대체 뭔 소린지...친정 떠난 지 오래되다 보니 친정식 노름은커녕 아줌마 고스톱도 잊을 판이다...쩝!
내가 원한 정답이 나왔음, 보너스피가 정상적으로 나오더라도 난초와 국화를 열로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일 경우 세 명에게 피가 나뉜다면 나가리가 됨, 가령 앞의 두 명이 난초와 국화를 쌍피 포함 띠와 함께 먹었는데, 마지막 사람이 싹쓸이나 쪽 등을 한다면 당연히 국화나 난초는 피로 쓰지 않겠지
내가 쌍피를 두 장 들고서 한 장도 안 뽑아오고 친 적이 있지... 그때 잘 하면 나가래를 시킬 수도 있었겠는데...
무셔~ 기본 룰만 알지 그나마 거의 쳐본적도 없는 고스톱 얘길 읽으려니 머리만 지끈지끈...앞부분만 읽다 말면서 느낀 점...친정 남자 오형제는 고스톱에 관한한 지능이 특별히 뛰어난 자들인가???
모짜르트는 음악에 뛰어났고, 아인슈타인은 수학과 물리에 특별히 뛰어난 자들이란 것은 분명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