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정태현 신부-
질문은 성서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성경에는 세 가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문자적 의미와 문학적 의미와 영적 의미입니다. 문자적 의미는 글자 그대로의 의미인데, 많은 경우 그대로 받아들여도 무방한 본문이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시대적, 문화적 차이 때문에 엉뚱한 결론에 도달하여 오히려 폭력적이고 부도덕한 행동으로 나아갈 수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 문학적 의미와 영적 의미로 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학적 의미는 성서저자가 그 본문을 쓸 때 염두에 두었던 의미이고, 영적 의미는 그것을 읽는 독자가 자기 삶과 연결시켜 얻어낼 수 있는 교훈적 의미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피를 먹지 말라"는 말씀의 문자적 의미는 짐승이나 사람의 피를 먹지 않는 것이므로, 주사기로 다른 사람의 피를 받는 수혈도 금지되는 것이지만, 이 본문의 문학적 의미는 생명을 해치지 말라는 것이 되겠고, 영적 의미는 온갖 형태의 폭력을 자제하고 다른 사람의 육적, 영적 생명을 존중하는 행위까지 포함하게 됩니다.
일반 신자들로서 성경을 올바로 읽을 수 있는 구체적 지침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성경의 굵직한 맥을 염두에 두시고 본문을 읽으시기 바랍니다. 둘째, 성서학자들의 글을 통해서 문학적 의미를 탐구하는 것도 게을리하지 마십시오. 셋째, 성령의 도우심을 빌며 거룩한 독서를 하다 보면 성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문자적 의미에 머물지 않고 문학적 의미와 영적 의미까지도 얻어낼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