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이야기 6> 불국사 / 김붕래
앞에서 이야기 한 석가불, 비로자나불, 아미타불 관음보살의 종합편을 볼 수 있는 사찰이 <불국사>입니다. 불국사의 가람 배치를 살펴보면 신라인의 불교적 이상 세계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불국사는 대웅전, 극락전, 비로전, 관음전 네 구역으로 나뉘는데 그 중 위치나 규모면에서 가장 중요한 대웅전은 석가모니 부처를 모신 곳입니다.
대웅전 서편에는 아미타불을 모신 극락전이 있는데 서쪽으로 10만8000국토를 지나야 있다는 서방정토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대웅전의 북서쪽으로는 비로전이 있는데. 비로자나불이 상주하는 우주의 중심 공간으로 영원히 꺼지지 않는 진리의 빛을 상징하는 연화장세계(蓮華藏世界)의 불국을 나타냅니다. 마지막으로 대웅전 북쪽 가장 높은 곳에 관세음보살을 모신 관음전이 있습니다. 관세음보살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열반에 든 뒤 56억년이 지나 미륵불이 출현할 때까지 중생들을 고통으로부터 지켜주는 대자대비(大慈大悲)의 보살입니다.
불국사 <대웅전>이 네 구역 중 중심이 되는 이유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사바세계에서 치열한 정진을 통해 스스로 깨우친 자력불(自力佛)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즉 우리가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을 염하면 아미타불이나 관세음보살이 우리를 인도해 주는 것은 타력불에 의한 구원이기에 석가불이 있는 대웅전이 어느 구역보다 중요한 위치에 있는 것입니다. 대웅전 앞에는 석가탑과 다보탑이 있어 진리의 세계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석가탑은 석가모니 부처를 상징하고, 다보탑은 석가모니가 왕사성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할 때에 다보여래가 땅 밑에서 솟구치며 소리 내어 석존의 설법을 찬탄하고 증명했다고 하는 탑입니다. 지금은 소나무가 심어져 있지만 대웅전 앞에는 연못이 있는데 여기에는 연꽃이 활짝 피어 있었습니다. 이 연지를 지나 부처의 세계로 가는 다리가 청운교 백운교이고, 극락전으로 가는 다리가 연화교 칠보교입니다. 현재의 눈으로 보면 단순한 계단이지만 사실은 피안의 세계로 오르는 다리인 것입니다. 극락전에서 대웅전으로 이르는 48대원교가 있고 대웅전에서 관음교로 이르는 가파른 낙가교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삼보사찰이 있다면, 중국에는 4대 불교성지가 있습니다. 사천성 아미산은 보현보살(덕행)의 성지이고, 산서성 오대산은 문수보살(지혜)을 모시는 성지이고. 절강성 주산(舟山)열도 보타산에는 관음보살을 모시고 있습니다. 안휘성 구화산에는 지장보살을 모시고 있는데 이 부처님은 신라 왕자 김교각 스님이 당나라 구도 유학을 왔다가 성불하여 등신불이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불국사 석굴암과 함께 교각스님은 신라 불교의 정수입니다.
그런데 김제 금산사에는 또 다른 가람의 배치가 보입니다. 금산사는 대웅전보다 미륵전이 유독 크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미륵신앙의 결과물인 미륵사찰이라는 의식일 것입니다. 미륵전은 삼층 사찰인데 1층에는 대자보전(大慈寶展), 2층에는 용화지회(容華之會), 3층에는 미륵전(彌勒殿)이란 현판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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