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작가 임성한의 사건
여류 극작가 임성한은 소위 ‘막장드라마’라 불리던 티비 연속글을 잘 쓰던 사람이다. 어떤 기자가 이 사람에게 닥친 일과 사생활을 오늘 기사로 썼다. 이 사람의 일산집이 기사에 났길래 유심히 보니 일산 22블록의 서구식 집들 거리에 있는 집과 많이 닮은 것 같아서 올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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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작가 '임성한'의 남편 손문권 PD의 자살 소식이 사후 21일 만에야 알려졌다.
이제 갓 마흔의 나이에 세상의 짐이 얼마나 무게웠기에 자기 손으로 명을 끊었는지 안타깝게 한다.이들 부부는 2007년에 '하늘이시여'란 드라마에서 작가와 조연출자로 만나 일에 대한 열정에 서로 반해 결혼에 골인 했다. 당시 12살이란 큰 나이 차로 세간에 화제가 되었는데, 임 작가의 드라마에선 손 PD가 연출을 맡는 등 일에서 까지 동반자적 관계였다.
하늘이시여-
임성한 작가의 작품들에선 유독 출생의 비밀, 패륜, 겹사돈 등 윤리에도 어긋나고 얽히고 섥힌 관계들을 설정하면서 소위 '막장 드라마'의 전형을 보여줬는데, 요 근래 발표한 '신 기생뎐'에선 무속 신앙을 근거로 하여 비 교육적, 비현실적인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항의와 방통위의 경고를 받았다. 또 다른 드라마에 출연하던 배우는 '말이 안 되는 내용으로 연기할 수 없다'며 촬영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신기생뎐' 중-
비록 그녀의 드라마는 작품성에선 인정받지 못 했지만, 호기심을 일으킬 소재로 시청률에서 앞서왔기에 집필 활동이 끊이질 않았다. 다시 말해 임성한 작가는 대중들을 자극해서 귀를 쫑긋 세우게 하는 '타고난 이야기꾼'인 셈이다. 남편의 죽음 앞에 슬퍼하지 않을 부인 없겠지만, 핏줄을 나눈 부모 형제의 슬픔과 비교할 순 없다. 그런데, 임 작가는 남편의 자살에 누구보다 슬플 그의 부모를 설득해 '심장마비'로 위장케하고, 사실조차 알리지 않아 고인이 명복도 못 받은 채 쓸쓸히 떠나게 했다.
'인어 아가씨' 중-
버려진 핏덩이가 자라 수십년 만에 엄마 앞에 나타나 서로 모른 채 인연을 맺고, 헤어진 남매가 성인이 되어 사랑하는 연인이 된다는....임성한 표 드라마. 이렇듯 '윤회설'과 '인연설'을 믿는 사람이 '죽은 남편'에 대한 처신은 왜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는지? 더구나 형제 자매에게 까지 그 사실을 숨기고자 했던 것은 망자에 대한 슬픔이나 미안함 보다는 앞으로 살아 갈 자신의 명예만 보호하려는 '산자의 이기심'으로 보인다. 적어도 경찰이 도착했을 때, 가족에게 모든 사실을 알리고 원인 규명을 위해 함께 노력했어야 했다.
집에 설치 된 여러 대의 CC-TV를 판독한 결과, 손 PD의 자살이 확인됐고 유서도 발견됐다. '잘 해주고 싶었는데, 생각 처럼 해 주지 못 해 미안하다'는 내용으로 전처 소생의 아들과 부인에게 고하였다. 그러나 유서의 대상을 두고 전처인지 임성한 작가인지도 의견이 분분하다. 손PD의 여동생이 모든 사실을 뒤늦게 알고 이의를 제기하여 언론에 알려졌다. 그녀의 증언에 의하면 임작가는 유가족들에게 조차 내용을 달리 말하여 혼선을 빗게 했다. 결혼 생활 5년 동안 손 PD는 본가와도 연락을 끊고 살다시피 했다는데....그들에게 까지 죽음을 덮으려 하고, 경제력과 권력으로 사실을 조정하려 했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과거 같았으면 장례가 끝날 때까지 집안의 모닥불도 꺼트리지 않았으며 몇날 며칠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 망자의 죽음을 애도하고 유족들을 위로해 주면서 슬픔을 극복하였다. 그리고 이승에서의 마지막 길이 초라하지 않도록 화려한 꽃상여에 태워 보냈다.
임작가는 '남편의 자살'을 자신의 명예를 더럽힌 '수치'라고만 생각 했다. 그러나 잠시 살았던 부인으로서 남편이 마지막 가는 길에 꽃상여는 고사하고 생전의 지인들에게 애도는 받도록 배려했어야 했다. 자살이든 타살이든 자연사든 이유없는 죽음 없고, 모두 가여운 법이다. 죽음의 원인 소재를 따지기도 전에 도리를 못한 부인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