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짧다고 할 수 없지만, 해야 할 일 때문에 짧게 느껴졌던
긴 더위 속의 휴가로 ‘인문학당’을 제법 오래 쉬었습니다.
그렇게 쉬는 동안 ‘세포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먼저 다뤄야 할 것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사이 그것을 말할 수 있는 데 아주 좋은 또 한 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Lynn Magulis와 Dorian Sagan이 쓴 『생명이란 무엇인가』가 그 책이었고
그보다는 좀 더 먼저 읽은 김웅종의 『생물학 이야기』에 있는 내용에서
충분하다고 해도 될 정도의 자료가 있었는데
그건 바로 결코 쉽게 말할 수 없는 ‘생명’이라는 낱말이 담고 있는 개념이었습니다.
사실 ‘생명’이라는 말은 어떤 구체적 실체를 가리키는 낱말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상당히 관념적인 그 말을 구체적 실체로 끌고 오기 위해서
Magulis와 Sagan의 책에서는 “생명은 동사”라는 말을 꺼내놓습니다.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는 내게 그 말은 아주 친근하게 와 닿았지만,
내가 생각한 것은 ‘동사’라고 하기보다는 ‘형용사’적 성격이 강한 게 아닌가 싶었지만
아무튼 생명의 개념을 구체화하는 데 있어서
그 말을 꺼내 놓은 것은 적절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그래서 세포를 다루기에 앞서
‘생명’에 대한 것을 정리하는 것이 순서라고 보았고
이것에 대해 정리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생명이라는 말을 구체적 실체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거기에는 지구의 역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구가 생겨난 46억 년 전의 그 지점이 곧 생명 역사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고,
생명체라고 하는 것을 놓고 볼 때에도
대략 38억 년의 역사까지는 이미 확인된 것인데
그 사이에 테이아라는 소행성의 충돌로 인해 달이 생겨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생명 역사의 한 사건으로 보아야 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생명 이야기를 통해서 비로소
생명이라고 하는 것을
“생명체와 생명현상,그리고 생명세계와 생명의 작동방식까지를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으로 이해한다면
비로소 ‘생명’이라는 용어를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거기에 생명의 개념에 담아야 할
‘죽음’이 어떻게 생명세계 안으로 들어왔는지도 간략하게나마 다루었고,
그러다 보니 양이 조금 많아지기는 했지만,
이제 비로소 생명의 기본 단위인 세포를 다루어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날마다 좋은 날!!!
- 키작은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