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상 9:15-28
찬송가 450장 ‘내 평생 소원 이것뿐’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언약하신 대로, 솔로몬이 왕이 되어 성전을 건축하였습니다. 솔로몬은 성전 건축으로 그치지 않고, 자신이 거주할 왕궁을 건축했습니다. 하나님을 위한 성전 건축 7년, 자신이 거할 왕궁 건축 13년 총 20년 동안 두 건축물을 완공했습니다. 오늘 본문은 솔로몬의 왕국 사업, 성전과 왕궁 건축 이외에도 다른 건축 사업과 대외 교역 확대에 관한 기사입니다. 이는 당시 솔로몬 왕국의 번성을 보여줍니다.
솔로몬이 역군을 일으킨 까닭(15)
15 솔로몬 왕이 역군을 일으킨 까닭은 이러하니 여호와의 성전과 자기 왕궁과 밀로와 예루살렘 성과 하솔과 므깃도와 게셀을 건축하려 하였음이라
표준새번역 성경에서는 ‘역군’을 ‘강제 노역꾼’으로 번역하였습니다. 역군은 일종의 ‘징집된 노동자’입니다. 솔로몬 왕이 역군을 일으켜 건축하려 했던 것들 중 성전과 왕궁 이외, 첫째로 언급된 것이 ‘밀로’입니다. 밀로는 ‘예루살렘, 하솔, 므깃도, 게셀’처럼 지명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고 문자적 의미로 ‘성벽’을 뜻합니다. 예루살렘 성읍에서 가장 취약한 북쪽에 세워진 성벽입니다. 열왕기상 11장 27절에서도 밀로를 언급하는데, 밀로 건축은 성읍 신축이 아니라 성벽의 무너진 것을 보수하는 수축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하솔’은 갈릴리 호수에서 북쪽으로 약 1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성읍입니다. ‘므깃도’는 엘리야 선지자가 기도했던 갈멜산과 갈릴리 호수 사이에 있으며, 남북을 잇는 교통과 군사적 요충지였습니다. ‘게셀’은 오늘날 이스라엘의 국제법상 수도 텔아비브에 있는 욥바와 예루살렘 사이에 있는 평지 성읍으로서 군사적 요충지였습니다. 게셀의 추가적인 설명이 16절에 있습니다.
게셀과 그 외 건축(16-19)
16 전에 애굽 왕 바로가 올라와서 게셀을 탈취하여 불사르고 그 성읍에 사는 가나안 사람을 죽이고 그 성읍을 자기 딸 솔로몬의 아내에게 예물로 주었더니
16절은 게셀의 역사적 배경을 알려줍니다. 솔로몬 왕이 정략적으로 애굽 공주와 결혼하였는데, 애굽 공주가 예물로 가져온 성읍이 게셀입니다. 17절에서도 게셀이 언급되어 있는데 본문에서 총 3번씩이나 게셀을 언급한 이유는, 열왕기서 기록자의 의도가 정략적 결혼을 했던 솔로몬의 비신앙적인 측면을 드러내고자 함입니다.
17 솔로몬이 게셀과 아래 벧호론을 건축하고
벧호론에서 ‘호론’은 호론 신을 뜻하며, ‘벧’은 집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벧호론은 호론신의 집이라는 지명의 뜻을 보더라도 불신앙의 역사가 있는 성읍인데, 솔로몬이 이것을 건축했다는 것은 게셀과 함께 솔로몬 신앙심의 약화를 보여줍니다. 아래 벧호론이라는 지명은 윗 벧호론이 있음을 알려줍니다. 그 두 곳은 오늘날 서울의 강남과 강북처럼 서로가 가까운 거리에 있었으며, 방향 기준이 아닌 해발고도 차이로 지명에 ‘위 아래’가 붙여졌습니다.
18 또 바알랏과 그 땅의 들에 있는 다드몰과
‘바알랏’은 여주인을 뜻하며 게셀과 가까운 위치에 있습니다. ‘다드몰’은 종려나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마치 바알랏에 예속된 것처럼 읽히나 원문을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그 위치는 바알랏과 아주 먼 거리에 있었습니다. 사도 바울이 주님을 만났던 곳이 다메섹 도상입니다. 이 다메섹이 갈릴리에서 북동쪽으로 직선거리로 약 90km 떨어진 곳에 있는데, 다드몰은 이 다메섹에서 북동쪽으로 직선거리로 약 200km 더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습니다. 다드몰에서 북동쪽으로 직선거리로 약 150km를 더 가면 유프라테스 강이 있으니까, 솔로몬이 다드몰을 건축했다는 것은 건축 사업 차원을 넘어 솔로몬 왕국의 영향력이 어디까지 끼쳤는지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다음 구절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19 자기에게 있는 모든 국고성과 병거성들과 마병의 성들을 건축하고 솔로몬이 또 예루살렘과 레바논과 그가 다스리는 온 땅에 건축하고자 하던 것을 다 건축하였는데
국고성은 식량이나 국가 재산을 보관하는 성읍이고 병거성은 전차를 보관하는 성읍입니다. 마병의 성은 마병의 주둔지만을 뜻하지 않고 군마 관리를 함께 하는 성읍입니다. 전국 각지에 적절히 국고성과 병거성과 마병의 성을 두었다는 것은 솔로몬 왕국의 군사력이 강했음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왕은 “병마를 많이 두지 말 것이요”(신17:16中)라고 말씀하셨는데, 이에 반하는 솔로몬의 치적이었습니다. 19절 역시 솔로몬의 비신앙적 요소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역군으로 동원된 사람들(20-23)
20절부터 23절은 역군으로 동원된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려줍니다.
20 이스라엘 자손이 아닌 아모리 사람과 헷 사람과 브리스 사람과 히위 사람과 여부스 사람 중 남아 있는 모든 사람 21 곧 이스라엘 자손이 다 멸하지 못하므로 그 땅에 남아 있는 그들의 자손들을 솔로몬이 노예로 역군을 삼아 오늘까지 이르렀으되
‘이스라엘이 다 멸하지 못하므로 그 땅에 남아 있었던’ 사람들이란 이스라엘이 출애굽하여 40년 후 가나안 땅에 들어가 정복 활동할 때 살아남은 토착민을 뜻합니다. 그들의 자손들이 솔로몬의 건축 사업에 역군으로 동원된 것입니다. 그들은 노예였습니다. 그 역군들의 활용은 긍정적 측면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불순종의 결과를 보여줍니다. 당시 강한 국가를 형성하고 있는 솔로몬 왕국 역시 하나님의 말씀을 불순종하였을 때 미래에 눈에는 득(得)으로 보이는 것이 실(失)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현재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미래에 그 결과를 직면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말씀 순종 여부에 따라 우리 개인의 인생사가 달라질 것입니다.
22 다만 이스라엘 자손은 솔로몬이 노예를 삼지 아니하였으니 그들은 군사와 그 신하와 고관과 대장이며 병거와 마병의 지휘관이 됨이었더라 23 솔로몬에게 일을 감독하는 우두머리 오백오십 명이 있어 일하는 백성을 다스렸더라
솔로몬이 가나안 족속의 후손들을 노예로 역군으로 삼은 것과는 달리 이스라엘 자손은 노예로 삼지 않았습니다. 지휘관과 우두머리로 삼았습니다. 그런데 단지 노예를 삼지 않았다는 것이지 노역에서 완전 제외가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12장을 보면, 이스라엘 백성이 노역에 대한 고충과 부담감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의 딸을 위하여(24)
24 바로의 딸이 다윗 성에서부터 올라와 솔로몬이 그를 위하여 건축한 궁에 이를 때에 솔로몬이 밀로를 건축하였더라
백성의 고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솔로몬은 애굽 왕 바로의 딸이자 자기 아내를 위한 건축을 했음을 알려줍니다. 24절의 원문에는 ‘그러나’를 뜻하는 부사가 있습니다. 일반 건축 사업과는 달리 예외적인 건축이었음을 알리는 표현입니다. 밀로라는 성벽 건축은 그의 아내의 안전과 연관성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솔로몬이 전능하신 창조주 하나님만을 절대 의지하지 않고 정략적으로 결혼하게 된 나라 애굽을 의식하고 의존했음을 보여줍니다.
매년 세 번의 제사 및 성전 건축 종료를 알림(25)
25 솔로몬이 여호와를 위하여 쌓은 제단 위에 해마다 세 번씩 번제와 감사의 제물을 드리고 또 여호와 앞에 있는 제단에 분향하니라 이에 성전 짓는 일을 마치니라
솔로몬이 여호와를 위하여 쌓은 제단이란 성전 성소 앞에 있는 놋 번제단을 가리킵니다. 거기서 매년 세 번씩 번제와 감사제를 드렸습니다. 매년 세 번의 번제는 솔로몬이 준수했던 이스라엘의 3대 절기의 제사로 보입니다. 주목할 부분은 ‘이에 성전 짓는 일을 마치니라’입니다. 성전 건축을 마쳤다는 언급은 앞서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이는 성전 건축의 완성은 외형적 건물의 완공이 아니라 성전 본연의 기능인 제사가 제대로 이루어질 때 비로소 완성된 것임을 알려줍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보실 때 성전 완공은 형식적 제사가 이루어질 때가 아니라 순종의 제사로 이어질 때입니다. 아쉬운 점은, 솔로몬과 이스라엘이 이러한 순종의 제사를 지속하지 못하였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형식적 제사와 성전에서 우상의 제사로 성전을 더럽힘으로 훗날 웅장하고 화려한 유형적 성전은 파괴되고 말았습니다.
오늘날 예배도 마찬가지입니다. 웅장하고 화려한 유형적 건물,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린다고 해서 교회가 교회다워지는 것이 아닙니다. 주일 예배를 영과 진리로 하나님께 드리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삶으로 드리는 예배, 하나님의 말씀을 행하는 예배, 순종의 예배를 드릴 때 교회의 기능을 다하는 것입니다.
대외 교역(26-28)
오늘 본문의 마지막 3개 구절은 솔로몬의 활발한 대외 교역을 알려줍니다.
26 솔로몬 왕이 에돔 땅 홍해 물 가의 엘롯 근처 에시온게벨에서 배들을 지은지라 27 히람이 자기 종 곧 바다에 익숙한 사공들을 솔로몬의 종과 함께 그 배로 보내매 28 그들이 오빌에 이르러 거기서 금 사백이십 달란트를 얻고 솔로몬 왕에게로 가져왔더라
에시온게벨은 오늘날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에 있는 홍해와 연결된, 시나이 반도 오른쪽에 있는 바다, 아카바 만의 제일 위쪽에 있으며, 현재 이스라엘의 제일 남단 영토의 한 곳으로 추정합니다. 열왕기서 기자가 ‘홍해’라고 굳이 언급한 것은 솔로몬이 애굽과 긴밀한 관계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애굽과 교류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반하는 사업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배를 제조하였는데, 조선 사업에 필요한 일꾼들과 항해 기술자를 멀리 히람에서 데리고 왔음을 27절이 증거합니다.
28절의 오빌은 다양한 곳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그중 인도의 한 지역으로 추정하는 이유는 무역에서 수입하는 품목이 금 이외에도 10장 22절에 상아, 원숭이, 공작이 있으며, 3년에 한 번 수입할 정도로 거리가 먼 곳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은 솔로몬의 건축 사업과 교역이 방대하고 활발하였음을 알림으로 솔로몬 왕국의 번영을 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번영에만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닙니다. 그 이면에는 솔로몬이 전능하신 하나님을 멀리하는 행적들이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외적인 모양을 잘 갖춰 하나님을 섬기는 것과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복을 외적인 번영으로만 판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많은 복과 은혜를 받은 사람이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은 마음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며,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신뢰하고 잊지 않으며,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일입니다. 오늘도 삶의 목적을 외적인 것에 두지 않고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께 두며 살아가십시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태초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영원까지 저희의 하나님이 되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신뢰하지 못하여, 하나님께서 주신 물질과 만나게 해 주신 사람들로 자신의 왕국을 이루어 가거나 정략적으로 사회 관계망을 구축하려고 했던 행실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외적인 모양과 세속적인 가치관을 따르지 않고 하나님을 목적 삼고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하므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살아가게 하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묵상을 돕는 질문
1. 솔로몬 왕이 역군을 일으킨 까닭은 무엇입니까?
2. 솔로몬이 밀로를 건축한 까닭은 무엇입니까?
3. 솔로몬의 병거성들과 마병의 성들을 건축한 것, 그리고 에시온게벨에서 배를 건조한 것과 해상 무역으로 수입한 품목들에 대한 부정적인 면은 무엇입니까?
4. 나에게 게셀과 같은 소유가 있는지 생각해 봅시다. 있다면 그로 인해 겪은 일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5. 세상을 이기신 주님 안에서 추구해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작성: 김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