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섬 가거도..
멀고도 먼 섬 가거도...
우리나라 최서남단에 자리하고 있는 가거도는
목포에서 145키로 떨어져 있는 멀고 먼 섬입니다.
중국에서 닭 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면
우리나라 육지하고는 얼마만큼 떨어진 섬인지 짐작이 가실 겁니다.
가거도는 섬 전체가 기압절벽으로 이루어진 섬으로 신안군에서
가장 높다는 독실산(639m)을 늘 구름이 품고 있는 모습은 과히 장관입니다.
섬에서 또 섬으로의 여행.
1004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신안군, 그중 68개의 섬에는 사람들이 살고 있고
가장 멀리, 그리고 멋진 섬 가거도를 올 여름의 피서지라고
생각하고 우리일행7명은 지난 23일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목포에서 아침 8시에 출발한 쾌속선은 검푸른 물살을 가르고
약4시간 20분을 달려 도착했고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선착장에 내려서니
섬에서만 느낄 수 있는 비릿하고 쾌쾌한 냄새가 우리를 가장 먼저 반겼지요.
태양이 익을 대로 익은 한낮.
그곳에서의 24시간 나의 일정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민박집에 짐을 풀고 가장 먼저 ‘똥깨’라고 불리는 바닷가로 향했습니다.
‘똥개’라는 이름이 특이하지요?
그래서 물어보니 옛날에 비가 많이 오면 그곳에 똥을 버렸다 해서
그곳을 그렇게 불리게 되었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맑고 맑은 바닷물. 옥빛보다 더 푸른 쪽빛물이 쪼개져 들어오는 그곳에서
그곳 사는 꼬맹이들이 나와 물놀이를 하고 있었고
어른들은 물질(물에 들어가 조개류를 잡은 일)을 하기도 하더군요.
일행들은 물속에 들어가 더위를 식히며 좋아라했지만
물을 무서워하는 저는 지난번 계곡에서의 일도 있고 해서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지켜보기만 했답니다.
가거도에서 나는 뿔소라, 따개비, 거북손조개 등을 따서 먹기도 하고
이곳에서 보지 못했던 바닷가 식물에 반해 넋을 잃기도 했었지요.
검은빛의 둥근 자갈이 깔려있는 회룡산 근처
가무락지라 불리는 곳은 정말 멋지더군요.
물이 밀려들어올 때 짜르르 하는 돌 구르는 소리가 하나의 악기가 되어
울려 퍼졌고 맑은 물이 바위에 부딪쳐 일어나는 물보라는
순간순간 모습을 달리하며 자연이 만들어 내는 하나의 영상이 되었었지요.
검고 둥근 돌들은 태양에 달궈져 발을 딛을 수 없게 뜨거웠지만
어찌 걸어보지 않을 수 있을까요?
맑고 투명한 바닷물에 어찌 발을 담가보지 않을 수 있을 것이며
어찌 낚시 대를 드리우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곳에서 멸치잡이노래 기능보유자 되시는 분과 또 중대장. 그리고
그곳 유지 분들과 앉아 이야기하며 마시는 술맛 또한 좋았었답니다.
그리고 살랑살랑 바람이 부는 밤, 밝게 비치고 있는 달빛 아래서의
낚시는 일행들의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되기도 했었지요.
아침 일출을 보고 싶은 마음에 일찍부터
내 마음은 어느새 바닷가로 향해있었습니다.
친구를 깨워 해뜨는 거 보러 바닷가에 가자고 하니 쉽게 따라나서더군요.
멸치잡이 배들이 들어와 새벽부터 작업을 했다던데
그때까지 힘들게 작업을 하시던 분들이 계셔서
그 옆을 지나가려니 괜스레 죄송해 지기도 하더라고요.
어제 갔던 ‘똥개’라는 지역으로 가니
두 분의 어르신들이 카메라에 일출을 담으려고 먼저와 계시더군요.
아! 아쉽게도 바다에서 뜨는 걸 볼 수는 없었고
산 끝자리에서 떠오르는 것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우린 아침을 먹기 전 서둘러 배에 올랐습니다.
가거도 일주를 하기 위해서지요.
홍도처럼 정규 여객선이 있는 게 아니라 작은 개인 배를 불러
도는 것이라 가격이 비싸더군요.
섬을 한번 도는데 15만원..한사람이 타나. 10사람이 타나 가격은 같답니다.
제가 꼭 일주를 하자고 졸라서 이루어진 것이라 만만찮은 가격에
미안하기도 했지만 그곳까지 왔으니 섬을 돌아보는 게 당연하다 싶었지요.
배를 타고 도는데 검은 물빛에 놀랐고
파도에 놀랐고 멋진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것에 놀랐고,
비탈진 바위위에서 살고 있는 염소에 놀라고 놀라움 일색이었지요.
제 친구는 파도에 배가 출렁이자 무섭다며 소리 지르기도하고
얼굴빛이 새파래져서 급기야 선장에게 빨리 가자며 조르는 바람에 2시간
걸린다는 일주를 전속력으로 달려 1시간에 끝내고 말았지요.
1시간에 15만원이라는 거금이 들었지만 그래도 좋긴 좋았었답니다.
그리고 그곳을 떠나오기 전에 산위에 올라가
내려다보는 풍경도 정말 장관이었답니다.
정말 멋진 곳이구나..
새삼 느끼며 저는 아쉬움을 남겨놓고 그곳을 떠나왔답니다.
가끔 만나는 점점의 섬들을 지나 검푸를 바다를 이렇게 물거품을 일으키며 가거도로 향합니다.
긴 시간 배를 타고 건너온 가거도항! 배에서 내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모습입니다.
보호막처럼 산 능선이 잔잔히 흐르고 있는 마을에 가거도 주민 90%로가 여기에서 산다고 하네요.
바위와 바닷물...똥개라는 곳입니다. 저 바위 뒤에서 소라도 잡고 따개비도 따고...
맑게 출렁이는 물에서 일행들은 좋아라 했었지요..따온 소라로 술도 한잔씩 하면서..
가무락지라는 곳인데..정말 멋진 곳이죠?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둥글고 검은 자갈들이 가득한곳..바닷물이 들어와 돌들이 쏴!하고 쏠리는 소리가 대단합니다.
쪽빛 바닷물이 바위에 부딪쳐 부서지는 모습이 정말 마음까지 시원하게 합니다.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더위는 저만치 멀어져간 느낌입니다.
바위위에 앉아 낚시하는 사람, 저의 남편입니다. 한폭의 그림이 되는거 같지요?
바다와 배 그리고 바위...간간히 부서지는 물결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거북손조개가 바위에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삶아서 먹으면 담백한 맛이 그만입니다.
거북이 발을 닮았다고 해서 거북손조개인가 봅니다. 특이한 모습이지요?
뿔소라입니다. 가거도에서 많이 나는 소라라고 하네요. 동네주민이 1개씩 맛이라도 보라고 7개를 주셨답니다.
갯쑥부쟁이 꽃위에 살짝 앉아 있는 나비, 아직 많은 꽃은 피우고 있지 않았답니다.
해국인데 꽃은 보지 못했답니다. 아침 해돋이 가서 만났는데..이슬을 머금고 있는 모습이 뽀얗지요?
외당귀? 글쎄요 정확한지는 모르겠네요. 역시 꽃이 없어 아쉽습니다.
바위솔 일종이 아닐까합니다. 다육식물로 오동통한 모습이 예뻤었답니다.
낚시돌풀, 바위위에서 저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꽃은 거의 지고 한 두 송이만 보이더군요. 아주 작고 앙증맞은 꽃이던데...
여러 가지 갯가 식물들이 보이지요? 이럴 땐 식물의 이름을 다 모르는 게 아쉽습니다.
갯까치수영 씨앗입니다. 꽃도 정말 예쁜 꽃인데..
꽃이 지고 저렇게 붉은 보석 같은 열매가 붉게 익어가고 있더라고요.
붉은 유리로 만들어 놓은 것 같은 씨앗..아! 이렇게 예쁜 식물도 있구나. 했답니다.
갯기름나물입니다. 당귀 꽃처럼 꽃은 피는데...역시 잎만...잎이 매발톱과도 닮았지요?
바위위에서 어찌 저렇게 싱그럽게 살아가는지..끈질긴 생명력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천선과나무..검은 열매가 익어가는 있는 모습이 눈에 띄어 찰칵! 열매는 먹을 수도 있지요.
커다란 이파리 속에 작고 앙증맞은 분홍 꽃이 방긋...돌콩 꽃입니다. 산위 도로에서 만났네요.
개모시 꽃이 참 예쁘게 피었네요. 여기저기 눈길을 끄는 꽃들이 있었답니다.
일찍부터 기다리고 있었는데....장소가 마땅치 않아 바다가 아닌 산 귀퉁이에서 올라오고 있는 해
해가 떠오르려하자 먼저 서쪽에 구름이 핑크빛으로 물이 들고 있습니다.
바위로 이루어진 섬이 우뚝.
하늘을 찌를 듯한 바위가 탄정을 절로 나게 합니다. 저런 곳에서 염소가 산다면?
나무 한그루 없는 곳에 방목된 염소들이 풀을 뜯고 있습니다. 안보이시나요?
이젠 보이시죠? 가끔 바위위에도 저런 넓은 곳에도 염소들은 있었습니다. 소까지도..
신기하기 그지없는 절벽 정원 기암절벽에 작은 폭포가 흐르고 여러 가지 식물들로 정원처럼 보이죠?
639미터의 독실산은 늘 저렇듯 구름에 쌓여있다고 하네요. 자신의 모습을 다 보여주기 싫은 듯...
깎아 세운 듯한 기암절벽
용이 놀았다는 수 십미터의 동굴...배를 타고 조심스레 들어가자 서늘한 기운이 가득했습니다.
모녀바위라고 하네요. 사연이 있을 듯한데...설명을 들을 수가 없었답니다.
푸른 바다위에 떠 있는 그림 같은 하나의 섬
옹기종기 외롭지 않을 거 같은 세 개의 섬입니다.
3구마을이라고 하네요.....역시 안개가 드리워진 모습입니다.
등대가 멀리 보이네요.
이곳이 지금은 폐교가 된 학교..극낙도 살인사건이라는 영화 촬영지이라고 하네요.
가거도 다녀와서 남편은 일부러 그 영화를 보기도 했답니다. 정말 경치가 아름답습니다.
*가거도는 소흑산도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그 이름은 일제시대 때부터 그렇게 물렀다고 하네요.
옛날에는 '아름다운 섬'이 라는 뜻의 '가가도'(嘉佳島, 可佳島)로 불리다가,
'가히 살만한 섬'이란 뜻의 '可居島' 로 불리게 된 것은 1896년부터라고 합니다.
아름다운 섬 가거도........바람이 불지 않는다면 저는 내일 다시 그곳으로 가려 합니다.
더 멋진 추억을 남기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