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택 교수 강진청자 우수성 과학적으로 증명해내다
제51회 강진청자축제 개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강진에서 청자를 소재로 축제를 개최하는 이유는 역시 강진에서 최상품 고려청자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이를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강진은 맥이 끊어졌던 고려청자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으며 이는 오늘날 강진청자산업의 기틀이 되기도 했다. 이런 것들은 지금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국내 연구진에 의해 이런 정확한 내용이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연구논문을 발표돼 증명된 적이 있었다.
전남대학교 김화택 교수는 2002년 무렵 ‘고려청자는 ’친환경 반도체‘’라는 제목으로 연구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었다. 이 연구는 김 교수와 그 제자들이 한 것이었지만 나 자신도 이 연구에 자문이자 연구자료 제공 역할을 하며 적극 참여한 바 있었다.
김 교수는 당시 과학기술처의 예산을 지원받아 고려청자의 과학적인 분석을 하기 위해 나섰다. 고려청자를 만든다는 국내 여러 업체들과 작가들을 만나 접촉을 했지만 거절당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유는 예전 고려청자와 비교를 하게 되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에 미칠 영향때문이었다. 결국 강진에서 청자를 재현했던 나에게도 연락이 왔고 나는 강진 청자에 자신이 있었기에 흔쾌히 응했다.
나는 김 교수와 광주의 백자요지 답사 현장에도 함께 찾아가 백자편을 수습해 연구를 하는데 동참하기도 했고 강진의 청자요지에서 청자편을 수습해 연구진에 자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청자 파편을 주사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고 측정광을 쏘여 광흡수 스펙트럼을 조사한 결과, 고려청자는 336nm(나노미터)에서 강력한 광흡수 피크가 일어나는 것을 밝혀냈다.
원인은 조선백자에는 전혀 없는 철(Fe) 성분. 고려청자를 굽기 전에는 태토와 유약에 3가 철이온(Fe3+)만이 함유되어 있는 반면, 청자를 구운 후에는 3가 철이온이 아주 적어지고 2가 철이온(Fe2+)이 증가했다.
한마디로 고려청자의 신비로운 비취색은 철이온이 환원되면서 나타나는 2가 철이온 때문인 것이다. 이 때문에 고려청자는 환원불에서 굽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강진의 고려청자는 1천여년전 최첨단 기술이었으며 이를 오늘날 반도체 산업에 비교했던 것이다.
이 연구를 통해 강진의 재현청자가 고려시대 청자와 유사하다는 점도 밝혀지면서 강진의 청자가 우수하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되는 계기였다. 이 연구논문은 동산문화라는 책에서 수록돼 전국의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이때 기고를 통해 고려시대 청자를 재현하기 위해서는 박사급 인력이 연간 15명이상이 투입되어야 하고 1천500억원 이상의 비용이 10년정도 투입돼 연구를 해야 재현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했다.
이와 함께 강진의 청자재현사업은 나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의 노력으로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1천500억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고려청자 재현에 성공해냈다고 높은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김 교수는 추후 논문이 발표된 후에 강진으로 다시 찾아왔다. 이때 제자들과 함께 강진을 찾아와 점심식사를 함께 했는데 그 자리에서 제자들에게 나에게 청자재현의 성공시킨 장본인이라고 소개했던 일이 생각난다.
이후 김 교수와 제자중 동신대의 한 교수는 이때 연구했던 논문을 토대로 강진의 고려청자박물관 시청각실에서 학술대회때 연구결과에 대해 상세히 발표하기도 했다. <정리=오기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