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를 잘하는 비결 중의 하나는 박자를 잘 맞추는 일이다. 박자를 잘못 맞추면 큰일 날 예문을 보자. - '이테 쿠다사이(いて ください. 있어 주세요.) - '잇테 쿠다사이(いって ください. 가 주세요.)
발음은 비슷하지만 의미가 정반대다. 남녀 사이에 이 말 잘못하면 연애 절단난다. '내 곁에 있어 주세요'가 '내 곁에서 가 주세요'가 되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발음을 잘 구분할 수 있을까.
'이테(いて)'보다 '잇테(いって)'가 더 강한 발음이기 때문에 강하게 발음하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인들에게는 이것보다 더 중요한 구분법이 있다. 일본어는 모든 문자가 같은 박자로 발음된다. 한글자 한글자 같은 길이로 발음이 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오오사카(おおさか)'와 '오사카(おさか)'의 발음이 다른 것이다. 이것은 장음 뿐만이 아니라 받침에 해당하는 글자에도 적용된다. 작은 츠(っ)도 한박자의 길이를 갖고 'ㄴ,ㅁ,ㅇ' 받침인 'ん'도 한박자로 발음된다.
앞의 예문을 다시 한 번 들여다 보자. '이테(いて)'는 두 글자이므로 두 박자, '잇테(いって)'는 세 글자이므로 세 박자다. '잇테(いって)'의 중간에는 작은 츠(っ)라는 글자가 있고, 작은 글자도 글자이기 때문에 한박자로 발음된다. 뿐만 아니라 신문을 뜻하는 신붕(しんぶん)도 우리말 표기 '신붕'처럼 두박자가 아니라, 일본어 글자 수(しんぶん)대로 네박자로 발음한다.
이런 것을 구분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방법이 있다. 집에서 혼자 일본어 공부하는 경우라면 손가락을 톡톡 치면서 일본어를 소리내 읽어보는 것이다. 모든 글자가 같은 길이인 한박자로 발음되면 된다. 이런 연습을 열심히 하면 '잇테'를 세 박자로 발음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일본어를 박자에 맞추어 발음을 할 수 있다면 천하에 무서운 것이 없다. 일본어를 거의 꽉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