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에 시작하여 거의 3년 동안 83회에 걸쳐 설교한 이사야 강해 설교의 마지막이다. 물론 신속하게 잊어버리는 은사가 있어서 다 기억을 못하겠지만 콩나물시루에 부은 물이 다 빠져버린 것 같아도 콩나물이 자라는 것처럼 말씀을 통해 영적인 역사가 일어났을 거라 확신한다. 이사야서 말씀을 준비하고 묵상하고 선포하면서, 그 말씀을 나에게 주시는 말씀으로 받아들이면서 은혜를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은 목사님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그 어떤 것 보다도 내가 하나님의 사람으로 얼마나 귀하고 아름다운지, 그리고 얼마나 아름답게 살아야 하고 또 살 수 있는지를 깨닫고 확인하고 그리고 결단하게 된 것이 가장 귀한 영적 은혜라고 본다. 왜냐하면 그게 이사야서의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이사야서에서 집중적으로 많이 반복되는 내용은 하나님의 백성은 누구이며 또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그림이다. 이게 핵심 메시지다. 그래서 이사야서의 마지막 메시지는 비전선포다. 이사야서에는 메시야의 중요한 예언들이 많이 나온다. 메시야의 태어남과 사역을 예언하였고 메시야가 십자가에서 죽으시는 것을 마치 옆에서 지켜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예언하였다. 또 메시야가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다음, 그리고 승천하시기 전에 하나님의 사람들에게 명령을 주셨다. 사실 그건 명령이 아니라 비전이다. 하나님의 사람들은 이렇게 살아야한다는 비전이 너무나 중요하고 우리에게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기에 하나님은 우리에게 비전을 선포하신 거다. 그런데 비전을 갖고 선포하는 게 신앙인에게 왜 중요할까?
1. 비전이 있어야 현실의 어려움과 삶의 장애를 이기고 나갈 수 있다.
고난이나 어려움이 없는 삶은 없다. 우리 신앙의 목적이 고난이나 어려움이 없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면 잘못된 것이다. 진짜 신앙은 고난이나 어려움이 없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 이길 힘을 달라고 기도하는 신앙이다. 고난과 어려움을 이길 힘은 비전이다.
2. 비전이 있어야 그 삶이 바른 방향을 바라볼 수 있다.
비전은 바로 꿈이다. 비전이 있다는 건 바로 온 삶을 다 걸고 바라보는 방향이 있다는 얘기다. 만약 삶의 방향이 없다면 헤맬 수밖에 없다. 방향이 없는 삶은 그 삶 자체가 날마다 죽어가는 저주일 뿐이다.
3. 비전이 있어야 우리가 행복할 수 있다.
꿈꾸는 건 행복하다. 꿈꾸던 일이 이루어지는 건 더 행복하다. 성취가 없으면 삶 가운데 행복은 존재할 수 없다. 마음에 간절히 바라는 것을 온 힘을 기울여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씩 이루어갈 때가 가장 행복하다. 하나님의 약속으로부터 오지 않는 비전은 욕심이고 야망일 뿐이다. 또 주신 약속을 바라보면서 이루어질 때 까지 믿음으로 바라보며 나아가야 한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사야서 마지막에서 이 언약을 주셨다.
오늘 이 말씀은 비록 2700년 전에 우리와 다른 민족, 다른 언어, 다른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주신 말씀이지만 동시에 우리에게 주신 언약이고 비전선포다.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언약은 한 마디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파송된 삶’을 살아가는 비전이다. 하나님에 의해 파송된 그곳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전파하고 드러내는 삶을 사는 게 비전이다. 파송이라는 건 하나님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그리고 하나님의 마음이 있는 곳에 가는 거다. 단지 선교사역지 뿐만 아니라 가정, 직장, 교회, 아픈 자의 병상, 다른 문화가 있는 어색한 곳이든 하나님이 가라고 하시면 가는 게 파송이다. 그런데 하나님이 보내시는 그곳으로 그냥 가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고 복음을 전파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삶 전체를 가지고 가야한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멘토이신 전도사님이 추천해주신 ‘쪽방 마을’이라는 책은 이상양전도사님의 후배들이 쓴 책이다. 너무나 어려운 환경에서 고생하며 성장한 그분은 폐결핵까지 앓게 되어 요양원에서 죽을 날만 바라보고가 기적적으로 치유를 받게 되었고 사역의 꿈을 가지고 장로회신학대학에 입학했다. 주선애교수님이 들려준 망원동 이야기~ 쓰레기와 분뇨를 가져다 버리는 그곳에 분뇨차가 들어오면 아이들이 쫓아가서 혹시 반지라도 나올까 해서 분뇨차를 뒤지는 그런 곳이었다. 그런 가슴 아픈 사람들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하면서 실제로 그곳에 가서 상황을 살펴보았는데 하나님의 감동이 전도사님에게 임했다.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친구가 되어주고 싶다고 누군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하면서 아예 그곳으로 이사를 했다. 그곳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교회를 세우고 야학을 열고 가로등도 설치하고 무료진료소 유치를 위해 애쓰고 하면서 열심히 살았다. 쓰레기차나 똥차를 타고 다니다 보니 그의 몸에서는 냄새가 진동했지만 그는 늘 감사했다. 결국 졸업도 못하고 폐결핵이 도지자 교수님은 자기 책임인 것 같아 찾아갔다. 그런 교수님에게 자신은 이곳에 오기 전에 벌써 죽었던 사람이라고 하며 가정 얘기도 아버지 얘기도 요양소 얘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덤으로 주신 삶을 있는 힘껏 살아서 부러운 게 없다고 그리고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 일을 하다가 죽게 된 게 감사하고 이런 기쁨과 행복을 알려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 책에서 인상깊은 곳이 또 있다. 입학 당시 자기 소개를 할 때 자기 이름은 이상양인데 여기에서 받침을 빼면 이사야가 된다는 그 말이~ 그렇다. 진정 이사야가 예언했던 하나님의 사람의 삶을 살았던 사람이다. 하나님의 마음이 있는 그곳에서 함께 살면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낸 사람이었다. 이분처럼 사는 것이 너무 부담스럽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전도사님의 수준과 내용은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우리가 그리스도인이라고 한다면 이상양전도사님처럼 사는 게 맞다. 그냥 나 자신을 위하여 아둥바둥 살지 말고 하나님에 의해 하나님이 원하시는 자리에 가서 살면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며 살다가 이 땅을 떠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니까 정도나 상황은 다르겠지만 그렇게 살아야 한다. 이게 비전의 삶이다.
그러면 하나님의 파송을 받은 자로서 영광을 나타내는 삶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일까?
① 예배자로 살기
그가 하나님의 사람이라면 그는 무엇보다 예배자로 살아가야 한다. 이게 하나님의 언약이고 비전이다. 하나님이 우리를 지으신 목적이 예배이기에 예배해야 한다. 이게 하나님의 비전이다. 예배는 나 혼자 예배드리고 끝나는 게 아니라 강력한 영향력이다. 먼저 우리가 예배자가 되면 바로 우리 예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또 예배자가 되는 역사가 일어난다. 예배의 본이 되는 이것이 비전이다.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일이니까 귀한 일이다. 또 하나는 예배가 세대를 이어져서 중단되지 않고 이어지고 전해진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예배자가 되어 예배를 드린다는 건 예배가 중단되지 않고 다음 세대로 이어지게 된다는 말이다. 이것이 하나님의 약속이고 우리가 품어야할 비전이다. 아무리 현실이 아닌 것 같아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나갈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요즘 교회의 고민은 다음 세대가 교회를 떠난다는 사실인데 감사한 건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우리가 교회에 와서 또는 삶의 자리에서 참된 예배자로 제대로 예배를 드리는 그것이 다음 세대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명히 믿는다. 다음 세대들이 교회를 떠날 순 있지만 우리가 참된 예배를 드리면 반드시 돌아올 줄 믿는 게 비전선포다.
② 죄와 싸워 이기는 영적 전사로 살기
24절 ‘그들이 나가서 내게 패역한 자들의 시체들을 볼 것이라 그 벌레가 죽지 아니하며 그 불이 꺼지지 아니하여 모든 혈육에게 가증함이 되리라’ 라고 했는데 사실 마지막 구절로서 아쉬운 감이 있다. 좀 더 장엄하게 선포되지 않고 이렇게 무서운 말로 끝나게 되어서 더 아쉽다. 그래서 어떤 주석은 이 말이 후세에 첨가되었다고도 하지만 아니다. 이 말은 언뜻 보면 아쉬울 수 있지만 죄는 반드시 망한다는 중요한 이야기다. 그리고 ‘볼 거라'는 이 말은 하나님의 사람은 반드시 이긴다는 말이다. 하나님이 그리는 하나님 사람의 모습은 그들이 어떤 곳에 있는지 죄를 이기고 승리하는 삶이라는 거다. 죄를 이기고 승리하는 삶, 죄에 농락당하지 않고 오히려 그 죄를 감동적으로 이기는 삶이 신앙인의 삶이고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삶이다. 세상에서 죄를 이기고 승리하는 것보다 아름다운 삶은 없다. 그렇게 절망스러움 속에서 소망으로 노래하고, 그렇게 상처받은 곳에서 용서하고 품고, 그렇게 힘든 상황 속에서도 오히려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을 더 사랑하라는 말씀에 순종하는 모습이 나타날 때 하나님이 받으시는 영광은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가 없다. 우리는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리는 영적 전사로 살아야 한다. 이것이 언약이고 비전이다. 하나님의 파송을 받고 영광을 나타내는 그런 아름다운 하나님의 사람이 되자.
그리고 반드시 가져야 할 두 가지를 기억하자.
예배자로 서는 것과 죄와 싸워 이기는 영적 전사가 되는 것~ 이게 우리에게 주신 비전이고 언약이고 명령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