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12학년 기민형입니다.
지난 번 학교 홈페이지에서 동영상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12학년은 현재 인턴십 기간입니다. 저는 새학기 시작하면서 '가장자리에서 가장 정의로운 일을 하자'라는 꿈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변호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변호사가 되기 위해선, 다시 말하자면 제 꿈을 이루기 위해서 검정고시 고득점, 대학교에서의 철학, 사회학 공부, 로스쿨 입학, 변시 합격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4월에 인턴십 시작하면서 저는 검정고시 공부를 했고, 시험을 봤습니다. 결과는.. 과학만 8월에 다시 보려고 합니다ㅜ..
아무튼 계획대로라면, 검정고시를 보고, 대학 입시(정시) 준비를 해야 했지요.
(해야 했다라는 말을 쓰는 이유는 정시 준비를 하면 제 정신이 피폐해지고, 우리 학교 교육과정에 맞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준비하려고 했던 이유는 제 꿈을 위해서 해야 했기 떄문입니다.)
그러나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저는 정시 준비를 안하기로 했습니다. 4월 7일에 검정고시 끝나고, 저는 진로에 대해 더 깊이 고민했습니다. 바다숲 선생님을 비롯한 숲터 선생님과 얘기하고, 부모님과도 얘기하고, 도임방주 선생님과 면담을 했습니다. 그 결과, 직업을 꼭 지금 정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왜냐면, 꿈을 이루기 위한 직업은 변호사 뿐만 아니라 다른 직업도 있기 때문입니다. 굳이 변호사가 아니더라도 '억울한 사람'을 도와줄 방법, 직업은 다양했습니다. 제가 좀 성급했지요. 내년에 대학교가서 다양한 경험을 하며 천천히 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또한, 여러 대학교로 탐방도 갔습니다. 정말 대학교 수업이 내 꿈에 도움이 되는가? 물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다숲 선생님이 도와주셔 대학교 수업을 청강하고, 대학생을 인터뷰 했지요. 그 결과, 저는 성공회대 사회학과에 입학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왜냐면, 성공회대의 교과과정(다양한 학생을 만나고 토론하며, 세상 밖으로 나가는 일)이 제 꿈에 충분한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님과의 인터뷰 중, 사회학은, '세상에 인권이 지켜지지 않고. 불의가 있다면, 그것을 해결하려는 학문'이라는 말이 제 결정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성공회대에는 수시로 '대안학교특별전형'(검정고시 고득점, 자기소개서, 면접)이 있었고, 저는 이 전형에 맞게 인턴십을 계획을 다시 세웠습니다. ex) 신문읽기, 10,11학년과 신문 수업, 억울한 사람 알아가기, 사회학 공부, '나'에 대한 질문에 답하기 등을 할려고 합니다.
결국, 인턴십 영상이 올라간 후, 제 생각이 바뀌었고, 하는 일도 달라졌기 때문에 입장 명확히 알려드리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문이 너무 길었네요;) (하지만, 아직 설명하지 못한 게 많기 때문에.. 투머치토커가 되는 것 같습니다만, 궁금하신 게 있다면 답변해드리겠습니다;)
<뉴 필로소퍼>, <New Philosopher>는 철학책입니다. 그러나 그냥 철학책이 아니라, '일상을 철학하다'라는 말을 핵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책입니다. 이 책은, 일상에서 당연하지만 잘 느끼지 못했던 문제를 다룹니다. '미디어'를 비롯한 '지식과 정보', '소통', '현대인에게 침묵이란' 등을 다룹니다.
제가 철학에 관심있는 것을 알고 바다숲 선생님이 추천해주셔서 읽게 되었습니다. 매 주제마다 전문가 or 학자가 6~8 p 정도로 짧게 글을 서술합니다. 저는 그 글을 읽고, 제가 만든 질문 6개를 토대로 제 생각과 글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매주 1주제이고, 정리한 글을 학교 홈페이지에 지속적으로 올리려고 합니다. (제 시간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신문 읽고, 글쓰게 태반이라 반응좋으면 다른 글도 올리겠습니다;)
NEWS FROM NOWHERE _ 10~17P
1. 이 글의 주제는 무엇인가?
‘현대 사회에서 지식, 언어는 어떻게 생산되고, 받아들여지는가?’
2. 이 글이 주장,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현대 사회에서 지식은 왜곡되고 있다. 유명 인사들은 사람들의 의식에 맴돌기 위해 자극적인 행위를 많이 한다. 진실한 지식은 얻기 힘들다. 그러나 괴로운 만큼 보상이 엄청나다. 소크라테스 대화법이 예다. 세계의 언어는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지만, 진정한 의미를 갖지 않고 사용되는 언어는 목적을 상실하고, 언어 그 자체가 하나의 목적이 되어 버린다.
3. 내가 이 글을 읽으면서 이해가 안 되거나,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인가?
전체적으로 어렵다. 이렇게 한 글자 한 글자 고민하면, 책을 읽은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책에서 철학자의 말을 자주 인용하는데, 그들의 말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 한두 번 계속 곱씹으면 이해할 수 있다.
“모든 질문과 배움은 기억일 뿐이다.” 플라톤의 대화편 <메논>에 나오는 소크라테스의 말에 대한 ‘로크’의 견해를 이해할 수 없다.
- 선천적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규칙을 만들어 갈 뿐이다. 그러므로 로크의 경험주의에 따르면 우리는 기본적으로 자기 영혼의 자유로운 저술자가 될 수 있다. 로크의 사상은 우리가 언어의 습득을 직관적으로 고찰하는 방식에 잘 어울리는 듯하다. - 14p
4. 내가 이 글을 읽고, 새롭게 알게 된 점은 무엇인가?
1. (한나 아렌트의 말에 따라서) 전체주의 독재자의 두드러진 특징 하나는 “사실을 극도로 경멸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2. 지식, 언어, 자극이 넘쳐나면 그 지식의 본래 뜻을 알기 어렵게 된다.
3. 철학은 어렵고, 생활 철학도 어렵다. ㅋㅋ
5. 내가 이 글을 비판할 수 있는 점은 무엇인가?
정보화 시대에서 지식과 언어가 넘쳐나도, 그 지식을 얻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무리 언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다고 해도, 모국의 언어조차 제대로 습득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넘쳐나는 정보 현상은 공간과 습득하는 사람들이 한정되어있기 때문에 발생한다. 한정된 공간에서, 정해진 사람끼리 소통하는 것이다. 사람은 그대로인데, 소통의 양이 과다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넘쳐나는 지식을, 지식이 메마른 곳에 기꺼이 순환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6. 이 글을 읽고, 내 생각은 무엇인가?
내 생각에 이 글은 매우 신랄하게 현대 사회에서 지식이 다뤄지는 방식을 비판하고 있다. 또한 지식이 과잉되는 것을 매우 우려하고 있고, 지식이 넘쳐날 때 지식의 본질이 사라짐을 이야기한다. 나 역시 지식과 정보가 넘쳐나 봤자, 그 지식이 유용하게 쓰이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100의 지식이 내 머릿속에 투입된다고 해서, 100이 내 머리에 남거나, 마음에 남아 내 것이 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지식이 100만큼, 투입되었을 때 그 양이 너무 많다고 느껴진다면, 애초에 투입 자체를 거부할 수도 있다. 100이 투입돼서 10도 남지 않는 것이다. 지식이 꼭 ‘남아’야 되는 것은 아니지만, 내 마음 속에 남아 그 지식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거나 행동의 원리가 되는 그런 뜻이다.
아무튼 100이든 120이든 50이든, 현대 사회에서 지식이 많이 투입되더라도, 그 지식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더 중요하다. 앞서 말했듯이, 아무리 많은 지식이 투입되더라도, 그 많은 지식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다면, 나에게 남는 지식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정보 사회의 반대인 정보가 애초에 부족한 사회라면, 어떻게 할까? 예를 들어 지식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며,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있더라도, 외부의 영향력에 의해 10밖에 지식이 투입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까? 만약 그렇다면, 그 사람은 외부의 환경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지금의 사회에선 어떻게 할까? 이유야 어찌 되었던 나는 자극적인 정보를 많이 받아들이면서, 더 자극적인 정보를 추구하게 되고 있다. 으아아악. 이런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지식을 얻어야 하는가?
아침에 일어나 신문, 핸드폰 날씨, 버스 tv, 거리에 수많은 간판들 가게들, 선생님과 친구들과의 대화, 핸드폰 유튜브, 책, 뉴스, tv 등등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정말 다양하다. 정말 과잉 정보인데, 이 속에서 내가 추구해야 할 방법은 무엇인가? 예를 들어 신문을 읽을 때 너무 많은 글을 읽어서 결국 아무것도 기억에 남지 않아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지 못할 때가 있다.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나? 너무나 많은 정보를 ‘오늘’이라는 이름으로 과다하게 쏟아내는 신문사의 문제인가?
그 속에서 알아야할 지식을 선별해내지 못하는 내가 문제인가? 지금 정보 사회가 바뀌지 않는다면, 내가 지금 어떻게 해야 할까? 라는 질문이 더 중요할 것이다. 나는 정보 사회에서 어떻게 지식을 얻을 것인가? 지금 생각으론, 내가 얻어야 할 지식을 마음에 확실히 하고, 넘쳐나는 지식을 바라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근데 이것도 진심은 아니고, 그냥 상념이어서 아직 구체적인 방법은 잘 모르겠다.
New Philosopher _ 1. NEWS FROM NOWHERE.hwp
|
첫댓글 Good
감사합니다!
응원합니다 그리고 너무 멋지다
아이고 감사합니다ㅎㅎ
@기민형 이거 바다숲 말투 ㅎㅎㅎ
고민하고 발로 뛰며수정 해가는 과정! 진짜 멋지다~~~
ㅎㅎ고맙습니다! 가장 확실하면서도 힘든 방법같아요~
저는 1학년 신입 학부모랍니다. 그래서 아직 4주기가 아득하게 느껴지지만 또 한편으론 그 아득함만큼 가장 궁금한 주기가 4주기이기도 했어요. 우리 아이들이 어떤 모습으로 커나가는지 그 흐름이 느껴지는 학년이기도 하니까요. 근데 민형학생 글을 보니 참 벅차고 왠지 자랑스럽네요.^-^ 앞으로도 여러 고민들과 힘든 순간들이 함께 하겠지만 참 잘 해나갈 거라는 믿음과 내공이 느껴져요. 우리 아들도 이렇게 커나갔으면 싶네요.^-^ 4주기를 소개하는 그 어떤 글보다 저에게 강한 영향력을 주었어요. 고마워요.^-^
남겨주신 글읽으니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4주기에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시다니 기쁘네요! 앞으로도 활동 내용 많이 공유할게요. 감사합니다!!
민형이의 결정을 응원합니다! 도엽이가 민형이처럼 멋진 형들이랑 4주기를 같이 다녀서 든든해~~~~
응원감사합니다! 도엽이도 든든한걸요ㅎㅎ
책과 책상 밖으로 고고씽. 고생이 많다~~인턴십 빡시게 보내는만큼 큰 배움이 있으리라~~ㅋㅋ12학년 파이팅ㅋㅋㅋㅋ
제 몸이 죽고죽어 일백번 고쳐죽어 백골이 진토... 될 때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돳~!!! 퐈이링입니다! ㅎㅎㅎ
민형학생! 있는 거, 없는 거라도 다 퍼서, 긁어서라도 돕고 싶네요~정말 자랑스럽고 이렇게 할 수 있는 용기만으로도 이미 훌륭한 사람인걸요! 충분히 책으로 익히고, 또 다시 그걸 몸으로 깨우치는 게 진짜 공부일거예요! 언제든 돕겠습니다~^^
아이고 아낌없는 응원 감사합니다 ㅎㅎ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머리에서 가슴으로, 발로 이어지는 공부를 하겠습니다.
모든 응원, 말, 글들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댓글, 표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을 올리는 입장에서 가장 바라고, 필요한 것을 해주셔서 저에게 너무나 힘이 되고, 그 원동력으로 또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습니다. 기쁘네요! 이 분위기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민형이가 오랫동안 고민한 걸 알기에 저 역시 결정을
존중하고 응원합니다^^
곁에서 같이 걱정하고 고민해주신 부모님께
어버이날 선물로 퉁 치려고 이 타이밍에 전격발표한 건
아닌지 ㅎㅎ
여튼 간만에 민형이 글로 까페에 댓글이 많네요
아울러 인턴십 하는 다른 4주기 친구들도
같이 힘내서 홧팅하길^^
응원 감사합니다. 저희 가족과도 진로 얘기를 많이 했었지요.
그런데 어버이날 선물은 다른 걸 드렸네요 ㅎㅎ
앞으로도 인턴십 활동 열심히 하겠습니다~!
진지하고 치열한 민형이의 꿈을 응원합니다~ ^^
고맙습니다. 열심히하겠습니다!!^^
민형이의 고민과 선택의 과정들을 이렇게 정리해서 공유해 주니 정말 고맙네요. 아이 뿐 아니라 진로를 열어가는 아이들을 보며 부모도 갈등하고 고민하게 되는데요. 그래서인지 민형이의 모습이 큰 힘이 됩니다. 고맙고 든든합니다. 늘 응원할게요!!
진로를 깊이 고민할 때 마다 이상하게 문제가 쉽게 풀리진 않더라구요.. ㅎㅎ 중요한 선택도 많아지고, 그래서 주변 사람들과 갈등이 깊어지기도 했네요.. 그래도 그 갈등을 완전히 내버려두진 않아서인지 지금 이렇게 응원도 받고 힘도 나는 것 같슴다 감사함다~
음...무엇보다도 이 글을 왜 이제야 봤을까? 반성해야겠네요 ㅠㅠ (어버이날 선물로 받았어도 되는데...)
가까이에서 보는 민형이는 참 치열하고, 진지하게 지금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턴 기간에 고민도 많아지고, 생각도 더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한 길만을 고수하지 않으면서 우리 집은 이제 남북처럼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누구보다 고생많으셨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