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진흥재단 특별취재 'I love Korea']
(6) 한국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방문하는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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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중앙일보는 한국언론재단에서 시행하는 '재외동포언론 기획취재 지원' 사업에 선정됐습니다.
중앙일보는 이에 따라 오늘부터 한국어와 한국문화 보전 및 국가 이미지 제고에 기여한 인물과 기관을 취재, 보도합니다.
특별취재 기획 기사는 중앙일보, e중앙일보, 인터넷신문 '중앙닷씨에이'에 게재합니다.
-편집자
<글 싣는 순서>
1. 한국계 최초의 캐나다 연방상원의원, 연아 마틴
2. 중국 나이트마켓에 진출한 밴쿠버 중앙일보
3. 캘거리 이 사람, 한국상품만 고집한다
4.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UBC) 한국학연구소장 박경애
5. 일본 오사카 취재, 일본 성장동력에서 무엇을 배울까
6. 한국대학에 교환학생으로 방문하는 학생들
7. BC주는 캐나다와 한국 연결하는 게이트웨이
8. 한국계 인디밴드 리더, 캐나다 연방의사당에도 진출
9. C3(한국계 2세들의 모임), 우리는 한국의 피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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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돼요!"
한국을 알리기 위해서 꼭 유명인들이 홍보대사로 나서야 할까? 인기리에 방영되는 한국의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얼마 전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을 알리는 광고에 누구를 기용하면 가장 효과적일까?' 물었다.
단연코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와 축구 스타 박지성이 꼽혔다.
반기문 UN 사무총장과 이명박 대통령 역시 한국의 얼굴로서 상위를 기록했다.
유명인들이 광고에 출연하면 역시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그러나 작지만 의미 있는 발걸음도 있다.
그저 한국이 좋아서 한국 친구들을 사귀게 되고, 이것이 인연이 되어서 아예 지구촌 곳곳에서 한국 대학을 찾아오는 교환학생들이다.
동시에 서울대학교에는 이들 교환학생과 짝을 이루어 한국 대학을 세계에 알리고자 힘쓰는 학생들이 있다.
바로 스누 버디 프로그램(SNU buddy program) 봉사자들이다.
이 모임을 이끌고 있는 신선 회장(07학번, 재료공학부), 정윤주 부회장(06학번, 바이오시스템공학과), 김민수 전 부회장 (07학번, 경영학과)이 스누 버디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했다.
"스누 버디 프로그램은 2009년 독립한 학생 자치 프로그램입니다.
2005년 2학기 서울대 국제협력본부(Office of International Affairs)의 김혜중 씨가 처음 만들었지요.
매 학기마다 참여하는 학생 수는 조금씩 다릅니다.
프로그램 초창기에는 1:1 매칭을 원칙으로 했지만, 지금은 지원서를 낸 교환학생들에 한해 매칭을 해줍니다"라고 김민수 학생은 설명했다.
2011년 1학기에는 모두 20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할 전망이다.
그 구성을 보면 한국 학생 50명, 교환학생 150명 정도로 대략 한국학생 봉사자 한 명당 교환학생 한두 명이 배정될 전망이다.
"봉사에 참여할 수 있는 학생들에게 따로 학년 제한을 두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대개 고학년인 경우가 많지요.
외국에서 온 교환학생들이 지원서 양식에 따라 성별, 학과, 종교 등 원하는 버디의 조건을 제시하면 최대한 이에 부합되는 한국 학생들을 매칭합니다.
특히 같은 학과나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을 우선 매치해주는 게 중요합니다.
캠퍼스에서 만날 기회가 더욱 많아질 테니까요."
버디 사이의 공용어는 영어다.
공식적인 행사에서도 대부분 영어를 사용한다.
스누 버디 프로그램의 주 목적은 교환학생으로 온 학생들의 한국 문화 적응을 도와주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도록 도와주는 데 있다.
그러므로 교환학생에게 통역이 필요한 경우 버디가 친구 겸 통역사로 동행하는 경우도 많다.
2007년 가을학기 교환학생이었던 크리스토퍼 해밀(Christopher Hamill)은 이렇게 말했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 한국의 문화를 경험하고 이해하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짧은 방문 기간 내,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쌓을 수는 없으니까요.
스누 버디 프로그램은 한국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딛게 해주죠.
제 경우엔, 서울대학교에서 학업적•개인적으로 성공적인 생활을 하는 데 스누 버디 프로그램이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스스로 할 때보다 더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고, 한국 문화나 역사를 깊이있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룸메이트를 제외하곤 모든 한국 친구들을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셈이죠.
이 친구들의 열린 마음과 따스한 환대 덕분에 이후 두 번이나 더 한국을 방문했답니다.
한국에서 보낸 시간들은 제 인생에서 매우 소중한 의미를 가지고 있죠.
프랑스나 미국, 싱가포르 등지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한 제 친구들과도 이야기 해보았는데 역시 이만한 프로그램은 없었던 거 같아요."
스누 버디 프로그램의 공식 활동은 행사, 레포츠, 문화교류, 총무 팀 등 역할 분담을 통해 이루어진다.
행사 팀의 경우 각종 파티(International Opening Party, International Food Festival, Farewell Party 등)를 주관한다.
레포츠 팀은 스누 버디 올림픽, 씨름 등 스포츠 행사를 담당한다.
2010년에는 YTN에서 진행하는 손기정 기념 마라톤에 참여했으며 올해는 태권도를 체험해보는 이벤트가 열릴 예정이다.
문화교류 팀은 도자기 체험, 다도(차 예절), MT 등을 관장한다.
모임의 운영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내는 회비 3만원으로 충당된다.
가끔 MT 같은 특별 행사가 있을 때는 약간의 추가 회비를 걷기도 한다.
김민수 전 부회장은 "새로 배우는 것과 느끼는 것의 값어치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초•중•고등학교를 다닌 저로서는 이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게 정말 많습니다.
저와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학생들을 만나면서 제 시야가 더욱 넓어지고 사고의 폭이 유연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그러나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불편함이 전혀 없을 수는 없겠다.
몇몇 교환학생들은 한국이라는 외국 땅에서 느끼는 혼자라는 외로움, 일상생활에서의 언어 장벽 등 일반적인 적응의 문제 외에도 '적은 수의 영어 강의'와 '기초적인 문화적 차이'에 불편해했다.
예를 들자면, 한국인 룸메이트가 너무 열심히 공부를 한다고 불평하는 교환학생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교환학생이 공부는 안하고 새벽에 알아들을 수 없는 외국어로 국제전화를 거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하는 한국 학생도 있었다.
서울대 교환학생의 국가별 분포를 보면, 타이완, 싱가포르 등 중화권이나 아시아 계열 학생들이 많다.
독일과 프랑스에서 온 경영대 학생들도 눈에 띄지만, 예상 밖으로 북미 지역의 학생은 적은 편이다.
한국 내에서는 서울대 외에도 연세대나 고려대가 학생교류 협정에 적극적이며 좋은 인프라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한다.
비록 한두 학기 정도의 짧은 경험이지만,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휴대폰을 개통하고 숙소를 구하는 등 실질적인 도움을 받게 된 교환학생들이 보는 한국의 이미지는 분명 이전과는 다를 것이다.
외국인을 만나는 한국인 한 사람, 한 사람의 말과 행동이 곧바로 대한민국 전체의 이미지와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학교에서, 거리에서 외국인과 끊임없이 접촉하고 있을 그들의 사소한 말 한 마디, 행동 하나도 여느 대한민국 공인의 한국 홍보 효과에 뒤지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언어로 소통해보려는 조그마한 시도도 중요하다.
우리가 조금만 더 배려하고 그 다양성을 포용한다면 '아이 러브 코리아'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글 = 최예린 기자 • 이항백 인턴기자
후원 = 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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