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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아트앤크래프트 스카프 넥타이 원문보기 글쓴이: artsand
26. 단풍나무잎
들풀이나 산자락의 초목들은 여름동안의 빛 에너지를 한껏 머금은 가을이면 온 산하가 모두다 염료밭이 되고 어느 것을 쓰더라도 제나름의 색감이 넉넉하게 풀려 나온다.
우리 서민들이 많이 써오던 단풍나무과 식물들의 잎도 훌륭한 염재가 된다. 늦께까지 청색을 띠는 신나무, 청단풍, 고로쇠, 당단풍 등은 비슷한 색을 보이는데, 이 잎들이 가지고 있는 색소와 탄닌성분이 황색, 흑색 계열로
발색이 된다.
□ 재 료 : 신나무나 청단풍 이파리 10㎏, 철장액?염화철 수용액(2ℓ에 1g을 녹인 것) 20ℓ □ 방 법 : ① 잎이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20~30분간 끓인다. ② 직물이 충분히 잠길 만큼의 염액을 준비한 후에 30분간 뒤적여가며 담가두었다가 건져내어 짜준다. ③ 직물이 충분히 잠길 만큼의 철장액(무쇠토막을 옅은 식초물에 보름이상 담가서 우려낸 쇳물의 맑은 부분)이나 염화철 수용액에 20분간 주물러가며 매염처리를 한다.
④ ②, ③의 방법을 3회이상 10회정도 반복하면 실용성이 높은 회흑색을 낼 수 있다.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항아리 바닥에 무쇠 동강을 넣고 푸른 이파리와 물을 채워 돌로 눌러준다. 기온에 따라 3일 내지 보름정도 방치해 두었다가 그 물을 따라내어 젖은 무명천을 담가두거나 생잎을 무쇠 솥에 삶아 그 물에다
소금을 넣고 는 방법이 있다.
이 염색법은 일제말엽과 전쟁후 물자가 귀하던 시기에 무명이불이나 치마, 바지 등을 물들였던 방법으로 어느 지방 할 것 없이 다 했었다.
27. 밤나무 세상에 버릴 것은 하나도 없다. 사람들이 미처 사용할 곳을 찾지 못하여 ‘못 쓸것’이라 말할 뿐이라는 것을 염색을 하면서 나는 늘 깨닫게 된다.
밤나무의 가시송이가 바로 그 경우인데 나무의 수피, 잎, 알밤껍질과 더불어 아주 훌륭한 염재이다. 봄에 벌채나 가지치기를 한 나무에서 수피를, 여름엔 잎을, 가을엔 밤송이를, 겨울은 알밤껍질을 쓸 수 있으니 밤나무에서 얻는
염재는 그 이용시기도 전천후이다.
□ 재 료 : 밤송이 또는 밤껍질 10㎏, 명반 수용액(물 2ℓ에 0.5g을 녹인 것) 20ℓ □ 방 법 : ① 밤송이나 밤껍질이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40~60분간 끓인 다음 건져내고 그 물에다 다시 새 밤송이나 밤껍질을 넣고 30분간 끓여 염료를 만든다.
② 직물이 충분히 잠길 만큼을 준비한 후에 30분간 뒤적여가며 담가 두었다가 건져내어 짜준다. ③ 직물이 추이분히 잠길 만큼의 명반수용액에 20분간 주물러가며 매염처를 한다. ④ ②, ③의 방법을 3회이상 반복하면 마른 흙색, 연한 밤색을 얻을 수 있다. ⑤ 철장액이나 염화철 수용액을 사용하면 직물에 상관없이 재색, 회색, 누런빛을 띤 흑색을 낼 수 있다. 전통적으로는 나무껍질을 많이 이용했지만 땔나무를 쓸 때 이야기고, 껍질을 쓰자고 나무를 죽일 수는 없으니 행여 잘린 나무를 만나면 물이 마르기 전에 바로 벗겨야 된다. 나무껍질을 곧바로 끓여서 쓰면 좋으나 여의치 않을
땐 말려두었다가 써도 된다.
잎은 빛을 많이 받은 싱싱한 것을 따서 쓰고, 밤송이는 떨어진 직후의 것이 좋으며 비를 맞히지 않으면 오래두어도 괜찮다. 밤껍질은 많이 모으기가 어렵지만 밤 가공공장에서 버리는 것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것은 물에
담가두었다가 벗긴 것이라 색상효율이 많이 떨어지지만 시간을 넉넉히 잡으면 그리 큰 문제는 없다.
29. 국화 꽃을 따서 염색할 때는 만개했을 때보다 질 무렵에 하는 것이 좋다. 꽃이 인간을 위해서 사는게 아니기 때문에 그들의 삶을 존중해 주면서 양해를 구하는 자세가 필요함에서다. 이즈음의 들녘 산자락에는 산국이 된서리를 맞아
어미 손을 기다리는 아이처럼 지친 채로 서 있다. 들에서 자라는 산국은 재배하는 황국보다 색이 더 진하게 난다.
□ 재 료 : 산국, 황색소국 꽃(생꽃잎) 10㎏, 식초(또는 빙초산) 수용액(냉국 만들때의 새콤한 정도) 20ℓ □ 방 법 : ① 국화꽃이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40~60분간 끓인 후 건더기는 걸러낸다. ② 직물이 충분히 잠길 만큼의 염액에 30분간 뒤적여가며 담가두었다가 건져내어 짜준다. ③ 직물이 충분히 잠길 만큼의 빙초산 수용액에 20분간 주물러가며 매염처리를 한다. ④ ②, ③을 3회이상 반복하면 색감이 맑은 노란색을 얻을 숭 있다. ⑤ 식초와는 별도로 철장액이나 염화철 수용액이 준비되어 있으면 직물의 종류에 따라 카키색, 흑색 등도 얻을 수 있다. 산국은 감국, 개국화, 황국, 들국화라고도 하는데 10~11우러에 노란꽃이 피고 향기가 강하다. 한방에서는
10우러에 꽃을 채취하여 강심, 명안, 현기증, 빈혈, 기침, 두통 등의 약재로 쓴다. 산국을 직접 채취하기 어려운
이는 한양건재상에서 감국(甘菊)이라는 것을 사면 된다.
마른 꽃일 경우에는 미지근한 물에 하루쯤 불렸다가 삶아내는 것이 좋으며 불리지 않고 끓일 때는 재탕한 다음 초탕의 염액과 합한 뒤에 쓴다. 산국이건 황국이건 간에 한번으로 염색을 끝내지 말고 최소한 3회이상 10여회까지
하는게 좋다. 그래야만 물이 잘 빠지지 않고 자잘한 얼룩들이 없어진다.
31. 양파 양파는 줄기, 잎, 구근 모두가 다 좋은 색을 내는 염재로 그 이용가치가 크다. 가장 효율성이 높은 부위는 마른 껍질로 저온 저장창고 선별장이나 중국음식점에 부탁하면 많이 구할 수 있다. 먹기가 곤란한 작은 것이나 부패한
양파를 썰어 말렸다 써도 된다. 마른 껍질을 망자루에 넣어 보관하면 습기가 차지 않는 한 2~3년이 지나도
염재로서의 가치가 있다.양파는 항산화성 물질이 함유되어 있고 특유의 냄새가 있어서 기름이 묻는 작업복 등에
이용하면 냄새를 없애는데 좋다.
□ 재 료 : 마른 양파껍질 1㎏, 명반 수용액(2ℓ에 0.5g을 녹인 것) 20ℓ □ 방 법 : ① 썩은 것은 골라내고 깨끗이 씻어서 찜통에 양파껍질을 절반정도 채운 뒤 물을 가득 붓고 1시간 정도 삶아 염료를 우려낸다.
② 1차 염액을 걸러낸 뒤 다시 잠길 정도의 물을 붓고 30분간 끓인 후 2차 염액을 받아낸다. ③ 1?2차 추출액을 합탕한 뒤 준비된 직물을 담가 20~40분간 골고루 뒤적여 준다. ④ 건져서 꼭 짠 다음 명반 수용액이나 철장액에 매염처리를 한다. ⑤ ③, ④의 방법을 3회 이상 반복한다. 염료 추출액의 농도를 진하게 하거나 염색 횟수를 늘리면 짙은 색상을 얻을 수 있다.
⑥ 직물에 따라 색상이 다소 차이가 있으나 명반 수용액에서는 불그레한 노란색이, 철장액에서는 옅거나 진한 카키색이 된다.
천연염료는 채취시기, 장소, 추출시간, 물의 pH, 액비의 양, 직물의 종류 등에 따라 많은 차이가 난다. 그래서 알려진 데이터를 이용할 때는 그 변수를 미리 염두에 두고 해야만 실패가 적다. 따라서 염색을 처음하는 이는
자기자신의 자료정리가 꼭 필요하다.
32. 장미 장미는 그 기품이 있는 다양한 색감만으로도 꽃의 여왕으로 불려질 만하다. 색을 만지는 이라면 어떤 식으로든 장미의 색을 재현해보고 싶은 열망을 가진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장미염색법을 물어온다. 하지만 장미로
염색을 하면 보이는 꽃의 색이 아닌 숨어있는 색이 발색되어서 새로운 맛을 보게 된다.
염재로 쓸 장미는 꽃꽂이를 한 다음에 시든 것, 울타리에 덩굴로 피었다 지는 꽃잎들을 삶아서 써도 되지만 생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 재 료 : 붉은 색의 장미 5㎏, 삭산동 수용액(물 3ℓ에 0.5g을 녹인 것) 20ℓ □ 방 법 : ① 이파리, 줄기, 꼬투리를 따낸 장미꽃잎이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30분간 삶아 염료를 우려낸다. (마른 꽃잎일 경우에는 두번 우려낸 물을 합탕한다).
② 40℃ 정도로 데운 삭산동 수용액에 미리 직물을 20분간 매염처리한다(선매염법이라 한다). ③ 매염이 끝난 직물을 건져내어 꼭 짠 다음 염액에 30분간 골고루 뒤적여가며 침염한다. ④ ②, ③의 방법을 3회이상 반복한다. 염료추출액의 농도를 진하게 하거나 염색 횟수를 늘리면 짙은 색상을 얻을 수 있다.
⑤ 직물에 따라 색상이 다소 차이가 있으나 동에서는 맑은 연녹색이, 철에서는 보라색을 띤 회색이, 명반에는 누런색이 된다.
세상 모든 식물들은 저마다 고유의 색을 가지고 있어서 염재로 사용치 못할 것은 사실 별로 없다. 문제는 그 색의 견뢰도와 경제성인데, 꽃잎의 색소는 열과 빛에 가장 불안정하다.
생잎이나 알코올 추출로는 그 불안정한 부분이 잘 걸러지지 않으므로 반드시 끓여서 사용해야 한다. 삭산동은 독성이 있으므로 미량을 사용토록 하고 가정에서 손쉽게 쓸 수 있는 방법은 새콤한 정도의 식초물에 10원짜리 동전이나
동선을 넣어 1주일 정도 두었다가 사용하는 동매염재가 좋다.
33. 검정콩 농촌에서 자란 나는 밭둑 가에 까맣게 익은 까마중이나 오디를 즐겨먹었다. 먹을 때마다 손바닥이나 입술이 보랏빛을 띤 파란색이 물든다. 익기 시작하는 검정콩도 껍질을 까보면 파리한 보라색으로 물들어간다. 그래서 어릴땐 파란색이
익으면 검정색이 된다고 생각했었다. 염색을 하면서 아이때의 그 단순한 생각이 너무 잘 들어맞음을 기이하게
여길 때가 많다.
검정콩으로 염색을 하면 정말 파란색, 옥색이 된다.
□ 재 료 : 검정콩 5되(흑태, 청태, 쥐눈이 콩 등), 철장액 또는 동매염재 □ 방 법 : ① 검정콩은 씻은 다음 미지근한 물에 하룻밤 불려서 물을 잘박하게 부어 삶는다. ② 검은 물이 우러나면 불을 끄고 소쿠리에 받혀서 염액을 준비한다. 너무 오래 끓이지 말고 콩물이 우러날 정도로만 끓여 물은 염료로 쓰고, 콩은 말려서 가루로 만들거나 조림 반찬용으로 쓰도록 한다.
③ 염액을 2등분하여 2회 염색의 원액으로 쓴다. ④ 30분간 침염을 한 후에 철장이나 동매염재로 매염처리를 2회 반복하면 옥색으로 곱게 물든다. ⑤ 5되를 삶으면 약 3m정도 무명을 물들일 수 있다. 검정콩은 풍열을 제거하며 독성을 풀어준다. 먹는 음식을 염재로 사용할 때는 염액 추출과 더불어 식용으로서의 활용도 배려하여 작업을 하는 게 좋다. 철장액을 만드는 방법은 무쇠동강을 빙초산용액(물 2ℓ에 15~30㏄ 넣은 것)
에 넣고 상온에서 1주일을 방치하면 쇳물이 우러나는데 이것의 윗물을 철장액이라고 한다.
동매염제 역시 철장액을 만드는 방법과 같은데 무쇠동강 대신 동선이나, 십 원짜리 동전을 빙초산 용액에 담가 두었다가 그 윗물을 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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