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대중에 살 때처럼 주지하다 / 담당 문준선사 담당 문준 (湛堂文準) 스님은 흥원부 (興元府) 사람이며 진정스님의 맏상좌이다. 분령(分寧) 운암사 (雲巖寺) 에 주지자리가 비어 군수가 황룡 사심 (黃龍死心:悟新, 1043~1114) 선사에게 아는 사람을 천거해 주면 그 자리에 모시겠다고 하자 사심스님이 말하였다. ꡒ준산주 (準山主) 가 주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그를 모르지만 그의「세발송 (洗鉢頌)」 만 보아도 매우 훌륭합니다.ꡓ 군수가 그 게송을 들려달라고 하자 사심스님은 게송을 소개하였다. 다 쓸데없는 일 납승의 콧구멍 큰 물건은 아래로 처져 있도다 만일 모르겠거든 동쪽마을 왕씨 아줌마에게 물어보렴. 之乎者也 衲僧鼻孔 大頭向下 若也不會 問取東村王大姐 군수가 남달리 생각하고 예를 갖추어 간곡히 맞이하자 문준스님 또한 사양하지 않았다. 그는 일생동안 검약으로 자신을 다스려왔으며 비록 대중을 거느리고 법을 펴는 주지였지만 대중승으로 있을 때와 다를 바 없었다. 새벽에 일어나면 뒷편 시렁에서 뜨거운 물을 한 국자 떠서 얼굴을 씻고 다시 그 물로 발을 씻었으며, 그 밖의 생활도 대략 이와 같았다. 법회가 끝나면 방장이나 행자나 길 가는 사람처럼 평등하게 지냈고, 땅을 쓸고 차 끓이는 일까지도 몸소 하여 옛사람의 풍채가 있었다. 참으로 후손들에게 좋은 모범이었다. |
출처: 불교 붓다선원 원문보기 글쓴이: 온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