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언제부턴가 이번에 한번 연습 삼아 뛰어 보라고 몇번 말을 꺼냈지만, 충분한 연습량도 없었고
체력도 뒷바침 되지 않는 상태에서 어떻게 뛰냐고 그냥 넘기고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런데 대회 열흘전에 남편이 등록했으니 부담갖지 말고 완주만 해보라고 하는 것이었다.
아! 부담백배 그래 이왕 이렇게 된거 한번 해보자! 마음을 굳게먹고 길게는 동네 세바퀴 (14마일 정도 ) , 적게는 두 바퀴를 가끔씩 뛰면서 남은 기간을 준비 했다.
대회 당일날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준비하고, 된장국에 아침을 든든히 남편과 같이 먹고 중간에 아씨에서 빨간빈대 아저씨와 만나 함께 대회 장소로 갔다. 출발 지점에 도착해서 몸상태를 확이하니 컨디션은 최상이었다.쌀쌀한 날씨도 꽤 괜찮고 화이팅을
왜치며, 드디어 출발 남편과 서로를 격려하고 3마일을 향해 달려 나갔다. 마일당 11분정도를 달리면서 3마일까지 동반주를 하기로 약속했다.3마일을 약 32분 조금넘게 뛰었다. 남편을 앞서 보내고, 여기서 부터는 혼자 스스로 뛰어야 한다는 생각에 절대
페이스 오버는 하지 않기로 하며 같은 페이스로 편안하게 13마일을 뛰며 시계를 보니 2시간 13분, 아! 너무 늦게 뛰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이제 반박에 뛰지 않았고 내 체력의 한계를 내가 알수도 없어 조심 스러웠다.
18마일 에서는 체력이 고갈되어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남편에게서 수시로 들은 말도있고 해서 계속 같은 스피드로 달렸다.
몸은 상당히 가벼웠다. 전혀 힘들지도 않았다. 계속 달리다 18일 지점에서 긴 언덕을 차고 올라갈때 독거미 아저씨가 화이팅을 외치며 아주 잘하고 있다고 격려하며, 번호표를 늦게찾아 늦게 출발 하셨다며 조금만 힘내 올라가면 내리막길이라고 말씀하시고
앞서 가셨다. 한사람 한사람 추월하며 계속 질주하는 기분도 너무 좋았고 길가에 응원하며 환호하는 사람들에게도 웃으며 계속
손도 흔들어 주며 마음의 여유가 있어 편안했다. 가는길에 두번째 워터 스테이션부터 계속 물로 목을 축이며 달렸는데 20마일
지점에서 허기가 지고 배가 고팠다.
중간에 받아온 파워젤을 하나 먹으니 허기는 조금 가시는것 같았다. 언덕이 많아서 인지 다른데는 괜찮은데. 언덕을 차고
올라갈때마다 엉덩이 쪽이 조금씩 당기는 것을 의식 할수 있어 약간의 겁이 났다. 이것이 말로난 듣던 고관절 부상 이라는건가?
의식하며 계속 같은 페이스 마일당 10분에서 10분 30초 정도 뛰다 보니 어느새 25마일 지점, 거의 다와서 심한 언덕이 보이며 뛰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다 걸으며 좌측으로 꺽어져 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나는 조금 속도를 늦추며 계속 뛰었다.
아마도 나 혼자 뛰는 기분이 들었다. 조금 힘들었지만 절대 걷지 말라는 남편말이 계속 맴돌아 걸을수도 없었고 여기만 넘으면
피니쉬 라인이다는 생각에 손목 시계를 보니 예상대로면 5분 정도만 가면 끝이다라는 생각에 계속 조금씩 뛰다보니 앞에
소금쟁이 아저씨가 부상이 왔는지 걷는 모습이 보였다.
옆을 스치며 화이팅 힘내세요 하고 계속 뛰다 보니 3분 정도 남겨놓고 앞에서 남편이 오는 모습이 포착 되었다.
나는 활짝 웃으며 손을 번쩍들어 "여보" 하고 불렀다. 남편은 나보다 더 기쁜 얼굴을 하고 대견해 하며 잘했다고 여기만 내려가면 끝이라고 하며 같이 뛰어 주었다. 뛰면서도 나는 한번도 안걸었어 계속 뛰기만 했다고 나 잘했지라고 자랑했다.
드디어 피니쉬 라인 통과 메달을 목에 걸고 너무 기뻤다. 전혀 힘들지 않고 편안하게 완주한 느낌, 최상을 컨디션, 더 뛸수 있는데
하며 암 사마귀님을 만나 하이 파이브를 하고 잘했다고 격려 하며 주셨다.
회장님을 비롯하여 먼저 뛰신 분들이 잘했다 격려하여 주셨고, 나는 내 기록에 대 만족이었다. 처음엔 완주만 하다가, 아니야
5시간안에 완주 해야돼 하는 생각이었는데 상상외로 기록이 좋고 몸도 가벼웠다. 몸 상태는 해프를 뛰었을 때 보다도 덜 힘들고 편안했다. 뛰면서 볼거 다보고 먹을거 다먹고 정말 즐기며 레이스를 펼친거 같다. 나도 내 체력에 놀라음을 금치 못했다.
오늘에 내가 있기까지 항상 옆에서 하나 하나 조언하며 챙겨주며,낮에은 일하고 잠깐이지만 쉬는 시간에 한두시간 뛰고 와서도
일하고 저녁 11시 가까이 들어 와서도 나를 위해 몸이 굳어지면 안된다며 늦은시간 일주일에 2번 정도 긴 거리는 아니지만 동네 두바퀴 9마일 정도를 같이 뛰어준게 나에게는 알게 모르게 체력이 강화 되었던거 같다.
뛰기전에 식단부터 꼼꼼히 체크해가며 이것저것 챙겨주는 남편, 뛰기 전날 스파게티를 배 터지게 먹어야 한다고 해서 우리 딸
혜은이가 스파게티를 맛있게 해줘서 배 불리 먹은것도 감사하고, 모든게 감사하다.
뛰는 전날까지도 늦게까지 일하고 피곤해하는 나를보며 몸을 풀어주어야 가볍게 잘 뛸수 있다며 다리 마사지에다 어깨 맛사지 까지 시원하게 해주고, 부황까지 떠주며 번호표를 달어준 남편에게 고맙고 클럽을 통해 다같이 뛰면서 행복을 찿는 모습이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들 고생 하셨고 수고 하셨습니다.
첫 완주를 위해 와인으로 축배를 들자고 하네요... 감사 감사
첫댓글 장하고 대견합니다. 한쌍의 귀여운 터마이트부부. 두사람이 함께 이룬 멋진 첫도전이었습니다. 축하해요.^^ 털보님도 감동으로 울컥하시는 것 같더군요. 보기좋은 가족이십니다.
와우! 혜은이 엄마, 파이팅! 첫 마라톤 넘 잘 하신 것 같아요. 바쁘신 삶 가운데 열심히 사시는 모습 참 보기 좋아요. 힘든 일을 하면서도 그 정도 기록이니 본격적으로 하면 혜은이 아빠가 뒤로 물러나 밥하고 빨래할 날이 멀지않았군요... ㅋㅋ
"말씀해 무엇하리요" 입니다. 정말 장하십니다. 글도 역시 헤어스타일러 스럽습니다. 무엇보다 건강을 덤으로 얻었으리라 믿습니다. 잘하셨습니다. 지극정성의 남편은 우리 남자들이 모두 본받아야 될듯.....
축하합니다. 행복한 마라톤 가족의 모범이십니다. 사실 암터마이트님은 하프에서 서브2도 하셨고 10K에서도 항상 제 앞에서 잘 달리셨기에 이번에도 암터마이트님을 목표로 할까도 했었는데 연습 때 자주 만나지 못해서 풍뎅이님을 타켓으로 바꾸었지요. 함께 첫 풀을 뛰어서 좋은 기억으로 간직하겠습니다.
그렇게 쌍으로 잘뛰면 어떻합니까? 놀라운 기록 축하드립니다.
욕심부리지 않고 주어진 여건과 남편의 세심한 배려에 감사하며 준비하고 마친 첫마라톤은 터마이트가족의 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주 대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남편이 자꾸 물어보는데 혹시 해바라기(코스)를 좋아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