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포와 침낭은 비축해 두고 사회에서 쓰는 좋은 이불을 덮고 잔다는 뉴스와 급식이 뷔페식으로 개선된다는 뉴스가 나왔다.
군용모포는 아침에 일어나면 순식간에 접고 자신의 관물대 아래에 정리를 하고 밤에 점호를 취할 때는 칼같이 정리를 하고 쉬는 날은 펼쳐서 건조를 하고 먼지를 털었었다.
2인1조로 모서리를 잡고 소리를 요란하게 울리는 폼을 보고 군번을 가늠할 수 있을 만큼 모포는 내무생활을 하는 병력들에게 중요한 지급품으로 갑자기 비상이 걸리면 군장을 쌀 때도 신경을 많이 썼던 물품이다.
한꺼번에 탈수 한다고 짤순이를 고장내기도 했고 어느 날인가는 멀리있는 사단정비대의 대형세탁기에 빨아야 한다면서 모두 수거를 해서 돌아왔는데 완전 마르지 않아 젖은 것을 내무반에서 말려 덮고 자느라 추운날 덜덜 떤 적도 있었다.
경험이 많던 선임은 다 보내지 말고 일부만 보내 세탁을 하는 시늉만 하자고 했지만 갑자기 떨어진 명령에 사단에 대부분의 모포를 올려보냈던 것이 문제가 되었던 것이다.
모포는 겨울을 보내는데 있어 중요한 것이었고 특히 영내에 병력이 늘면 더 필요했던 것 같다.
다행인 건 그해 겨울 침낭이 보급이 되고 특전사 요원들이 쓰는 것과 비슷한 신형군장이 나오면서 비상이 걸리고 훈련이 시작될 때 모포를 말아서 결속하는 불편한 절차도 사라졌다.
특히 야간에 근무가 많았던 부대에서 침낭은 아주 편리했고 겨울 야외훈련시엔 덜 추웠었다.
단 솜으로 된 것이다 보니 세탁하는 데 문제가 있었고 안의 내피를 빼서 자주 세탁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다음으로 현역병들에게만 지급을 하다 보니 야간에 경계근무를 하는 방위병들이나 야외 훈련을 나가는 방위병의 것이 지급되지 않아서 훈련에 참여하지 않는 현역의 것을 빌려주었지만 부족해서 모포와 구형군장을 다시 꺼내 사용하는 일도 있었다.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수통같은 개인장구의 지급에서 방위병들은 영내에 근무하는 것을 기준으로 하고 2인당 1개다 보니 부족했고 더 이해가 안가는 건 신형군장이나 침낭, 신형 방독면은 아예 지급되지 않았고 구형을 쓰게 했지만 인원에 비해 부족했다.
상황이 발생하거나 훈련을 하고 출퇴근 했던 방위병들이 열외 없이 대기를 하면 내무반이 좁아서 잠을 안 재우고 많은 병력들을 근무자로 잔뜩 내보내고 영내의 기간병들이 쓰는 침낭이나 모포등을 공용으로 사용하는 헤프닝이 벌어졌었다.
현역보다 2배가 많은 방위병들에 대한 대책은 군수계통에서도 관계자들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쉽게 해결되지 않았는데 당시 지파출소에 근무하는 방위병들의 방한장구나 침구가 왜 군용이 아닌지 군대에서 보급행정기준을 보면서 알았다.
따뜻한 이불을 사용하고 다양한 음식이 지급된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영내에 대기하는 병력들에게 보다 좋은 근무조건이 만들어졌으면 하고 군대 좋아졌네! 라는 말만 하지 말고 불합리하고 문제가 있는 것들을 바꿔 나갔으면 한다.
카페 게시글
군생활의 기억들
추웠던 겨울 모포와 침낭
f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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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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