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공동연구팀이 고민감도 뇌활성도 측정방법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음주로 인한 뇌활성도 저하현상을 측정하는데 성공했다. 향후 알코올중독,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우울증, 정신분열증을 포함한 각종 정신질환 진단기술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강남을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재원 교수와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계산신경시스템학과 윤경식 박사가 수행한 이번 연구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학문후속세대양성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되었고, 연구결과는 약물중독분야 학술지 알코올중독(Alcoholism : Clinical and Experimental Research) 온라인판 11월 20일자에 게재되었다. ( 논문명 : Alcohol reduces cross-frequency theta-phase gamma-amplitude coupling in resting electroencephalography)
지금까지는 술 한 잔 마셨을 때의 뇌파를 구별할 수 있는 분석방법이 없었다. 알코올 양이 매우 적어 인지능력저하를 측정하기도 어렵다.
뇌파의 크기를 평균해 정량화하는 방식이나 뇌파를 주파수 성분으로 분리하여 정량화하는 기존 방법은 복잡한 뇌파의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미만의 혈중 알코올 농도에 따른 미세한 뇌파 변화를 잡아낼 수 있는 고감도 뇌활성도를 측정기술을 개발했다.
나아가 이를 이용해 술 한잔이 이성적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대뇌피질의 활성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했다.
음주로 인한 인지능력과 관련된 대뇌 활성도 저하를 실제 측정함으로써 향후 음주로 인한 충동성향을 사전평가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정상인 21명을 대상으로 오렌지 주스를 마신 경우와 술이 섞인 오렌지주스를 마신 경우의 뇌파를 측정해 사람의 인지과정과 깊은 관련이 있는 세타-감마 교차주파수 동기화* 정도를 정량화했다. * 세타-감마 교차주파수 동기화 : 인간의 두뇌활동에 따라 나타나는 주파수의 크기는 델타(1~4Hz), 세타(4~8Hz), 알파(8~12Hz), 베타(12~30Hz), 감마(30~80Hz)로 구분되는데 이들 중 세타파의 위상과 감마파의 크기가 동시에 같이 움직이는 동기화 현상이 사람의 인지 프로세스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결과 술을 마셨을 때 두뇌의 세타파와 감마파가 박자를 맞춰 동시에 박수를 치는 것에 비유되는 세타-감마 교차주파수 동기화 정도가 현저하게 떨어진 것이다.
이 방법은 주파수끼리의 상호작용을 정량화함으로써 뇌활성도를 민감하게 분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교수는 “최근 증가하는 주폭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 기술을 이용해 알코올에 의한 충동성향을 과학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박사는 “이 기술로 이성억제정도를 정량화하여 알코올뿐만 아니라 각종 중독, 의사결정장애, ADHD 등 다양한 정신질환 평가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 구 결 과 개 요
1. 연구배경
세타-감마 교차주파수 동기화 현상이 사람의 인지프로세스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사람이 술을 마시면 인지프로세스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가설을 세울 수 있고, 그렇다면 술을 마셨을 때 세타-감마 교차주파수가 변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가설을 바탕으로 고민감도 두뇌활성화 측정기술을 개발하고자 하였다.
2. 연구내용
정상인 21명을 대상으로 술을 탄 오렌지주스를 마신 후와, 오렌지 주스만 마신 후의 뇌파를 측정하여, 세타-감마 교차주파수 동기화 정도를 정량화하였다.
오렌지 주스를 마셨을 때보다, 술을 마셨을 때, 세타-감마 교차주파수 동기화가 현저하게 떨어짐을 확인하였다. 지금까지의 분석방법으로는 술 한 잔 마셨을 때 뇌파를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지 않았다. 본 연구에서 개발한 새로운 고민감도 분석방법으로 술 한 잔 마셨을 때 대뇌 인지기능이 떨어짐을 밝혀냈다.
실험 진행은 다음과 같다. 먼저 3분 동안 눈을 감은 상태에서 쉬는 동안의 뇌파를 측정했다. 피험자의 반은 술을 탄 오렌지주스를 30분간 천천히 마셨다. (500mL 오렌지 주스에 0.7g/Kg 알콜농도) 다른 한 그룹은 500mL 오렌지 주스만 마셨다. 음료를 마신 후 한시간 경과 후 다시 뇌파를 3분 동안 측정했다.
일주일이 지난 후, 다시 같은 피험자를 대상으로 술을 탄 오렌지 주스를 마셨던 그룹은 이번에는 오렌지 주스만 마시게 하고, 오렌지 주스만 마셨던 그룹은 이번에는 술을 탄 오렌지 주스를 마시게 했다. 이렇게 같은 피험자에 대해 술을 탄 오렌지주스를 마셨을 때와, 오렌지주스만 마셨을 때의 뇌파 전후변화를 측정하였다.
19채널의 전극을 머리 모든 영역에 골고루 붙여서 뇌파를 측정하였다. 전극의 위치는 Standard International 10/20 System 이라는 정해진 국제표준에 따라 결정된다. 샘플링 주파수는 1000Hz를 이용하여 매우 정확히 측정되었다. 전극의 저항(impedance)은 10kOhm 이하로 유지하여 전극에서 측정하는 뇌파의 정확도를 향상하였다. 측정된 뇌파는 Independent Component Analysis (ICA)를 이용하여 눈움직임, 눈깜박임, 머리움직임, 근육움직임에 의한 노이즈를 효과적으로 제거하였다.
3. 기대효과
고민감도 뇌활성도 측정기술은 알코올중독,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우울증, 정신분열증을 포함한 각종 정신질환 진단기술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 구 결 과 문 답
이번 성과 뭐가 다른가
개발한 고민감도 뇌활성화 측정기술은 세타-감마 동기화라는 현상을 활용하여 기존 측정기술을 뛰어넘는 정확도를 보인다
어디에 쓸 수 있나
고민감도 뇌활성도 측정기술은 알코올중독,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우울증, 정신분열증을 포함한 각종 정신질환 진단기술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고가의 뇌파측정 장비(EEG)를 사용하기 때문에, 실용화를 위해 저렴하면서도 정확한 뇌파측정센서 개발, 각종 정신질환 진단기준 개발, 계산 소프트웨어 개발이 필요하다.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최근 주폭이 증가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지만 알코올에 의한 충동성향을 과학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고 정확도도 떨어졌다. 뇌파로 이런 충동성향을 사전에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연구를 시작하였다
에피소드가 있다면
오렌지 쥬스와 오렌지 쥬스에 술을 탄 음료를 가급적 마시는 사람이 구분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제일 큰 문제였다. 75도의 높은 도수 술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소주 같은 것으로 양을 맞추려면 오렌지 쥬스의 전체 양이 너무 많아져 버리기 때문에 더 쉽게 피험자가 알아 차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둘의 조합이 아주 좋았던 것 같다. 대부분 술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알아채긴 했지만 그냥 오렌지쥬스보다 더 맛이 좋았다는 피험자가 많았다.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알코올은 자살을 비롯해 폭력 및 범죄에 이성적인 제어장치를 무너뜨리게 할 목적으로 매우 자주 사용된다. 자살을 하는 사람도 술을 마시고 자살시도를 하고 폭력 또한 술을 마신 상태에서 흔하다. 간단히 측정할 수 있는 뇌파장비로 이런 알코올의 이성억제 현상을 미리 발견할 수 있다면 개인용은 물론 필요로 하는 다양한 곳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 기술을 이용해서 뇌의 이성억제정도를 파악하는 장치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이다.
그림. 술을 마시고 뇌활성도가 파란색으로 줄어든 모습 (왼쪽) 뇌파의 주파수가 30~80Hz 정도를 감마파로 본다. 35, 45, 55, 65, 75Hz 감마파의 전체 영역에서 뇌활성도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오른쪽) t-value는 통계적인 차이의 크기를 나타내는 척도다. +5 에 가까울수록 세타파-감마파 동기화가 술을 마시고 늘어나는 것을 의미하고, -5에 가까울수록 그 반대로 세타파-감마파 동기화가 술을 마시고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TGC: theta-gamma coupling, 세타파-감마파 동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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