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을 간간이 만나지만 술과 안주로 취해 두서없는 말을 횡설수설 몇 마디 하다보면 우리 이제 헤어져야 할 시간이 된다.
그러니 이 지면을 빌려 못 다한 허튼 소리를 좀 떠들어 본들 어떻겠는가.
먼저 폭염과 잠에 관해:
무서울 정도로 높은 기온과 지긋지긋하게 긴 열대야를 거느린 염제가 드디어 퇴장한 듯 하다. 시원한 바람이 며칠 불더니 정말 비다운 비가 흡족히 내렸다. 살 것같다.
한 달 이상 열대야에 시달리며 쪽잠을 두세 시간 밖에 자지 못했더니 밀렸던 잠이 몰려드는지 아침 일어나서부터 꾸벅 꾸벅 졸게 된다.
그런데 요렇게 졸음이 오는 까닭은 시원한 바람이 불어 온 후 요 며칠 간 내가 취했던 작전이 잘못된 탓도 크다.
나는 시원한 바람이 아까워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잤다. 그러다보니 새벽이 되면 써늘한 기운을 느끼게 되고 기침까지 하다가 결국 잠에서 깨어나 문을 닫고 자게 된다.
이러니 잠이 중도에 토막나고 수면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시원한 바람을 밤새 방안에 들였다고 바람이 차곡차곡 쌓여져 쟁여져 있지 않는데도 아깝다고 문을 제 때 닫지 못하는 나의 어리석음이라니!
어디 바람의 서늘한 기운뿐이랴? 이 세상에서 쌓아 놓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많겠는가.
저축의 대상인 돈도 그 돌고 도는 성질상 우리가 생각할 정도로 오랜 기간 저축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남을 애호하거나 혐오하는 감정도 오래 간직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따듯한 물에 먼지와 땀을 씻고 낮잠 한숨 푹 자고 싶다.
목하 벌어지고 있는 스포츠경기에 관해:
아시안게임이 한창인데 나는 별로 흥이 나지도 않고 별로 관심도 생기지 않는다.
텔레비젼으로 이미 올림픽이니 각종 세계 선수권대회니 해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들을 봐왔기 때문에 그보다 수준이 낮은 아시안게임의 경기를 볼 마음이 내키지 않는 것이다.
그저 내가 좋아하는 야구나 약간 관심이 있는 축구경기를 시청할 뿐이다.
야구와 축구 대표팀이 우승할 것인가가 관심인데 거기에는 우승해서 몇 몇 유명 선수들이 병역특례로 군복무를 면제받을지 여부가 따라 붙는다.
어째 찜찜하다. 왜 운동 잘 하는 사람이 군대를 안 가야 하는가? 체력과 반사신경 그리고 두뇌가 다 좋은 뛰어난 운동선수는 군대에서 더 훌륭한 병사가 될 텐데 말이다.
이젠 우리나라도 운동선수에게 병역특례니 포상금이니 하고 당근을 내밀어 국제대회에서 더 많은 메달을 따게끔 하는 국가주도형 체육정책을 졸업할 때도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우리 체육계가 최근 외국선수들을 특별귀화시키는 경우가 간간 있는데 우리 국민들이 이를 좋게 받아들였다면 거꾸로 손흥민같은 선수가 영국에 귀화한다고 해도 담담히 보내주어야 공평한 것 아닌가?
아! MBC의 메이저 리그 중계에 대해 유감 한 말씀.
메이저 리그에서 활약하는 한국선수로는 추신수, 오승환, 최지만, 이렇게 세 명인줄 알고 있고 방송을 틀면 화면 상단에 그 세명 중 누가 출전했다고 이름이 나온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오타니"라는 선수가 출전했다고 표시가 뜨는데 오타니가 언제 한국으로 귀화했나, 귀화해서 일본 오씨로 일가 창립이라도 했나?
투수가 타자도 겸업하는 "이도류"로서 빼어난 선수라는 점을 인정한다고 해도 왜 일본인 선수를 한국선수처럼 대접하는지 도대체 이해가 안되는 짓을 방송에서 하고 있다.
MBC에서 그나마 볼 만한 게 메이저리그 중계인데 그것조차 맘에 안 들게 하니 쯧쯧 참 볼 게 없네.
매미의 짧은 생에 관해:
며칠 전 시원한 바람이 불자 마자 매미소리가 잦아들었다.
그 많던 매미들은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죽어서 매미의 하데스로 갔을 테지.
유충으로 3-6년을 보내서 성충이 되어 세상에 나온 후, 30일에서 길어야 60일 간, 거의 아무 것도 먹지 않고 노래를 불러 짝을 구한 후 산란한 다음 지상을 떠나는 짧은 생, 그것이 매미의 일생이다.
엔리코 카루소나 프리츠 분더리히처럼 명가수는 짧게 사는지 모르지만, 비교해서 매미라는 가수는 너무 짤게 산다.
오늘 산책 길에서 개미가 매미날개 한 쪽을 운반하고 있는 광경을 보았다.
제 집에 가져가서 설마 여왕개미마마의 익선관을 만들어 드리려고 하는 것은 아닐테지.
그러면 먹이로 가져가는 모양인데 매미날깨의 맛은 어떨까? 누룰지처럼 딱딱하고 바삭거리는 별식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며 점심을 먹기위해 집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이상 허튼 소리 끝!
첫댓글 우리 프로 선수들이 일본 실업야구 선수들을 상대로 이겨봤자 당연한건데, 숙적 운운하며 반일감정을 부추기는 젊은 아나운서들이 한심하다. 전교조 교사들의 영향력인지? 남의 나라 가서 세월호 리본을 달고 설치는 여자클라이밍 선수나. 댓방이 그러하니. 나라 밖에 나가서 까지 탈선이 미화.
현대 인류는 성장해서 자녀를 낳고도 오래 살지만, 많은 동물은 성체가 되자 마자 생식기능을 수행하고는 죽어버립니다.
하루살이 등은 애벌레 상태로 오래지내고 성체가 되었을 때에는 이미 입이 퇴화해서 먹지도 못하고 짝짓기만 하고 죽는답니다. 이러한 생물들은 성체가 되는 것이 일생의 완성이 아니고 애벌레 상태가 본래의 목적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듭니다.
놀문 말씀같이 MLB 중계 외에는 MBC 안 본지 오랜데 '오타니' 로 인하여 그나마 끊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아시안게임 출전 야구팀은 準優勝이 합당한 듯합니다. 말썽 많은 두녀석은 자랑스런 大韓民國 國軍 혹 警察이 되도록 하고 그밖의 아이들은 2020 도쿄올림픽 때 다시 보내면 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