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231 세밑에 날아온… 김정은 연하장

[담바우]

181231 (월) 세밑에 날아온… 김정은 연하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월 3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속적인 남북관계 개선과 서울 답방, 비핵화 문제 해결 의지를 명시한 친서를 보낸 것은 시기와 형식, 내용 등 여러 측면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우선 북측 최고지도자가 연말을 맞아 남측 대통령에게 '새해 인사' 성격의 친서를 보낸 것 자체가 전례를 찾기 힘들다.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참석차 남측을 찾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이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김정은 위원장 친서를 전달한 것처럼 특별한 이벤트를 계기로 한 것이 아니라 연하장 주고받듯 친서를 전한 것이다.

이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친서 주요 내용을 설명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자주 만나 한반도 평화 번영을 위한 논의 진척과 비핵화 문제도 함께 해결해 나갈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언급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명시적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협의해 비핵화 문제를 풀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중재자'로서 힘을 실어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비핵화 협상 모멘텀을 유지하겠다'는 신호를 동시에 보내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날 친서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약속한 '연내 서울 답방'을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낸 것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김의겸 대변인은 "김정은 위원장은 평양에서 합의한 대로 올해 서울 방문 실현을 고대했으나 이뤄지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면서 "앞으로 상황을 주시하면서 서울을 방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김정은 위원장 언급에는 자신의 서울 답방 약속이 지켜지지 못한 것과 관련해 한국 사회에서 논란이 불거졌던 점을 의식하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예우를 갖추려는 의도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약속을 지키는 지도자'로서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나름의 포석도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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