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는 것과 누리는 것
선방에 참선을 하는 승려들은 여름 하안거 석 달,겨울 동안거 석 달 공부를 마치면 자유롭게 만행을 떠난다. 물론 이 기간에 몸이 아픈 이는 병원에 가야하고,
머무는 토굴이 비가 새면 수리도 해야 하지만 많은 이는 시간을 내어서 만나지 못한 도반들도 만나고, 국내 사찰 순례도 하고, 해외 풍물 관광도 떠난다.
수행자인 승려들의 소유물은 항상 <무소유>를 표방하다 보니 먹고,입고,자는 것이 모두 소박하고 간출하다. 비록 소유한 집과 절은 없으나 높은 산,깊은 골짜기 작은 암자에 살아도 재벌들이 가진 별장인 수백평 수천평 보다 훨씬 넓은 수만평, 수십만평의 골짜기 산을 뒤업고 살아 간다.
작년에 입적하신 대만 불광사 성운스님은 이러한 승려들의 무소유적인 삶을 < 가지는 것과 누리는 것> 으로 대비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한마디로 가진 것은 없어도 그것을 더불어 누리는 것으로 극복하면
부러움,시기의 마음을 극복하며 스스로의 마음이 넉넉해진다고 하겠다.
< 내가 빌딩 한 칸 안가져도 당신의 빌딩 아래서 나는 잠시 바람이나 비를 피하며 빌딩 안의 가게에서 마음껏 원하는대로 물건도 살 수 있다.>
<백만장자가 큰 호텔, 큰 극장을 지으면, 나는 돈 몇푼 안들이고 관람하고 ,외식하고,숙박하며 즐기는 것은 한 없이 가질 수 있다.>
<고속도로와 비행기가 내 것은 아니지만 작은 돈으로 그 위를 마음껏 달리며 하늘을 날아서 외국을 잘 구경하고 돌아올 수 있다.>
소유하지 않으면서 모든 것을 누리는 기쁨은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은 삶이 아닐까 한다.재가인들도 일상생활속에서 누리는 삶의 기쁨을 영위하는 것도 행복으로 나아가는 첫 걸음이 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