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견딜 수 있기에 시련의 봄은 환합니다
새순 돋우며 꽃망울을 부풀리는 계절 봄에는 지상의 초목과 하늘을 보며 우주의 아이가 되곤 합니다.
만물이 기지개를 켜는 봄이 왔지만, 그 틈바구니로 슬몃슬몃 황사가 헤살을 부리는 날이면, 바람이 불청객인 황사를 몰고 오듯, 살다 보면 예기치 않은 시련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시련을 극복하고 나면 삶은 한층 더 성장하고 단단해지기에 참고 견디는 것일 겁니다.
살다보면 여러 가지 난제와 불황으로 삶이 버겁고 힘들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신은 인간에게 시련뿐만 아니라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와 능력도 함께 주었습니다.
여린 움을 틔우던 나무가 거목이 되고 숲을 이루듯, 우리의 내일은 봄처럼 환하고 밝아지길 바래봅니다. 세상의 주인공은 바로 당신이고 나이기 때문입니다.
연둣빛 외출/ 김영미
오랜만에 황사가 보이지 않는다
누대에 거처 불청객으로 찾아들던
공중의 샛노란 자객
황사가 보이지 않는다는 건
공중의 길이 잠적했다는 것
나는 봄이 올 때마다
황사의 행방을 헤아려 보곤 했다
방금 링거 속을 빠져나온
몇 방울의 이승이 낯선 유언 속으로
방울방울 사라지는 빈사의 끝
그곳에도 늘 황사가 있었다
황사 속의 세상은 청동거울 속 벽화처럼
다시는 은신할 수 없는 재앙이거나
온 봄을 다 바쳐도
해독할 수 없는 혈거의 날이다
공중의 거대한 대륙, 싯누런 전설은
어디로 숨었을까
아무리 눈 감아도 온몸에 휩싸이는
봄날 저쪽의 풍토병
그래서일까
옛날의 뒤꼍 벚나무 밑에는
할아버지가 묻어둔 잘 익은 밀주가
꽃잎과 비틀비틀 춤사위를 불러내곤 했다
나는 희미한 연대기 속 지문을 들여다보곤
대문밖에 웅크린 황사를 보며
신발장에서 움트는 연둣빛 하이힐과 접선 중이다
▼ 골프타임즈 가는 길
골프타임즈 모바일 사이트, [김영미의 참 시詩 방앗간 13회] 연둣빛 외출 (thegol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