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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16일 에디터 : 김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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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코로나19로 생활 전반에 큰 변화가 생겼고, 특히 라이더들이 공감하는 부분이 대회나 그란폰도 같은 대규모 행사가 전면 취소된 점이다. 연초부터 대회입상이나 완주 등을 위해 준비하던 라이더라면 상실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상반기에 열릴 예정이었다가 9월로 연기된 설악그란폰도는 취소됐지만 그란폰도 개최지인 인제 상남면은 고속도록 개통으로 예전과 다르게 금방 갈 수 있는 곳이다. 설악그란폰도 취소의 아쉬움을 달래면서 입문자라도 당일치기로 다녀오기에 부담없는 '설악미니폰도' 코스를 소개한다.
설악그란폰도 대회는 그란폰도(거리 208km, 획득고도 3,700m)와 메디오폰도(거리 105km, 획득고도 1,700m)가 있다. 그란폰도 코스는 국내 대회 중 최고난이도로 말할 것도 없지만 메디오폰도도 만만치 않는 난이도이다.
설악그란폰도는 행사 당일 차량통제와 보급소 운영, 회수차량 등 라이딩을 위한 환경이 조성되지만 대회가 아닌 개인적으로 라이딩을 다녀오기에 부담이 된다.
그래서 메디오폰도보다 난이도가 낮으면서 강원도만의 라이딩 맛을 느껴볼 수 있는 초급과 입문자를 위한 '미니폰도' 코스를 만들었다. 미니폰도 코스는 원당삼거리와 창촌삼거리에서 계속 우회전만 하기 때문에 길찾기가 쉽다.
미니폰도는 거리 66km, 획득고도 800m 정도로 메디오폰도의 절반 정도의 순한맛이다. 구룡령, 조침령에 비해 순한맛이지만 약 20km마다 등장하는 살둔고개와 상뱃재, 고사리재라는 3고개는 강원도의 업힐이 맞다.
보급은 중간 지점인 내면 읍내 외에는 거의 없기 때문에 서포트없는 라이딩이라면 적당한 개인 보급품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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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기만 해도 가슴이 웅장해지는 설악그란폰도 코스. |
| | 20km마다 등장하는 살둔고개, 상뱃재, 고사리재 |
설악그란폰도 출발지인 상남생활체육공원 옆에 라이딩센터가 공사 중이어서 체육공원보다 상남우체국 옆에 있는 공영주차장이 출발지와 도착지로 적합하다. 2021년 라이딩센터가 완공되면 최적의 출발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영주차장에 주차자리가 없다면 상남면 행정복지센터를 이용한다.
미니폰도 코스는 살둔계곡과 살둔고개를 지나 원당삼거리까지는 설악그란폰도의 시작 코스와 동일하다. 약 20km 지점의 살둔고개는 생둔1교를 지나서부터 시작되며, 1.4km에 12% 평균경사도이다. 살둔고개는 3개의 헤어핀이 있으며, 정상에 쉼터가 없으니 정상을 지나 2km 정도 내려오면 살둔샘터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살둔고개 정상에서 내려와 90도로 꺽이는 구간에 낙석방지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다운힐에 주의한다.
원당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구룡령으로 가지만 이번에는 장평/창촌 방향으로 우회전한다. 삼거리에서 7km 정도 이동하면 내면사무소가 있는 읍내가 보이며, 이곳은 미니폰도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어 보급지로 완벽하다.
보급장소는 내면사무소나 하나로마트, 내면종합복지관 등을 추천한다.
내면을 지나 창촌삼거리에서 상남 방향으로 우회전하면 상뱃재를 만난다. 상뱃재는 평균경사도 7.2%, 거리 2.33km이며 완만하게 올라가다가 헤어핀 구간에서 순간적으로 15%가 넘는 경사도로 혼을 쏙 빼놓는다. 헤어핀을 지나면 뱃재쉼터(운영하지 않음)가 나오는데, 그곳은 정상이 아니다. 쉼터에서 직선으로 보이는 언덕을 올라가야 정상이다.
상뱃재 정상에서 고사리재를 만나기 전까지 다운힐 구간으로 강원도 관광 라이딩이 시작된다. 최근 몸값이 고공행진하는 고랭지 배추와 무 밭을 지나면서 이제 김장 시즌이구나 하면 어느새 고사리재에 도착한다.
고사리재는 평균경사도 6.2%, 거리 2.15km이며 1/3 지점을 지나면 7~9% 경사가 지속된다. 고사리재에서 상남으로 내려가는 다운힐은 헤어핀이 연속되는 곳으로 라이딩 막바지여서 주의가 산만해질 수 있으니 주의한다. 고사리재 정상에서 출발지까지는 5km 정도 남는다.
상남면에 도착하면 미산리 분기점에서 우회전하면 바로 우체국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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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영주차장에는 화장실과 전기차 충전시설이 갖춰져 있다. |
공영주차장에 자리가 없다면 인근의 행정복지센터를 이용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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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발지 부근 진행방향. 빨간색은 출발 방향, 초록색은 도착 방향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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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의 10월 아침은 제법 쌀쌀하다. 원당삼거리까지는 계곡 사이를 지나가기 때문에 체온유지를 위한 대비가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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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둔계곡의 경치는 강원도다운 매력을 충분히 보여주는 곳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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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리 1.4km에 12% 평균경사도의 살둔고개는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다. |
살둔고개 정상에 쉴 공간이 없으므로 바로 다운힐을 시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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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도로 꺽이는 구간을 지나자마자 낙석방지 공사가 이뤄지고 있으니 주의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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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주민이 이용하는 살둔샘터는 물보급을 할 수 있고, 건너편에 간이화장실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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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당삼거리 진행방향. 빨간색은 미니폰도, 검정색은 구룡령 방향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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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당삼거리 직전의 오르막. 현수막에는 올해 홍천은행나무숲을 개방하지 않는다고 안내가 쓰여져 있다. 올해 홍천은행나무숲을 가보려고 했다면 내년을 기약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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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당삼거리에서부터는 고랭지 밭이 보기기 시작하면서 주변 풍경이 바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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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면 마을까지 가는 길은 갓길이 좁고 차량통행이 비교적 많은 편이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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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니폰도 코스 중간에 위치한 내면 읍내는 보급식을 구입할 수 있고, 내면사무소나 하나로마트, 복지센터 등이 쉬기에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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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촌삼거리를 지나면서 차량통행이 크게 줄어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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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르막차로가 나타나면 상뱃재 업힐(평균경사도 7.2%, 거리 2.33km)이 시작된다. 차량통행이 많지 않고, 오르막차로가 있어 여유있는 업힐을 즐길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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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 안내선은 뱃재쉼터 유도선이며, 쉼터가 정상에 위치하지 않고 있기에 오버페이스를 하지 말자. 그리고, 쉼터는 운영되지 않고 있어서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을 사용할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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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발 886m의 상뱃재 정상. 하뱃재와 상뱃재로 이루어진 뱃재이며, 이곳이 정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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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뱃재 정상에도 쉴 공간이 없으니 숨만 돌리고 바로 내려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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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사리재까지는 다운힐 또는 평지여서 수월하다. |
오르막차로가 나타난 것은 고사리재 오르막이 시작된다는 의미다. 고사리재도 차량통행이 적고 오르막차로가 있어서 여유있는 업힐을 즐길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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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힐을 더 하고 싶어도 고사리재가 마지막이니 아쉽다고 생각하면서 오르면 덜 힘들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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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발 700m의 고사리재(평균경사도 6.2%, 거리 2.15k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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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사리재 다운힐은 헤어핀이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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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사리재 다운힐은 경치가 좋다. 빠르게 내려가기보다 여유있게 풍광을 즐기는 것도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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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사리재 다운힐은 헤어핀의 연속이기 때문에 주의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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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남면 읍내에 도착해서 미산리 방향으로 우회전하면 우체국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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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악미니폰도는 라이딩 실력에 따라 다르겠지만 휴식포함 4~5시간 정도면 여유있게 즐길 수 있어, 당일치기 코스로 부족함이 없다. |
코로나 19로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생활이 이어지고 있지만 라이딩을 멈출 수는 없다. 대회는 참가하지 못하지만 개별적으로 개인방역 지침을 지키며 라이딩을 이어가는 라이더가 많다. 가을이 깊어지면서 강원도의 멋이 한층 무르익고 있는 이때에 미니폰도 코스로 추억을 하나 더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