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영령들이시여! 부디 영면하소서!"
김대성 기자 승인 2010.04.03 14:2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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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행사에 앞서 제주민예총 주관으로 식전행사가 열렸다
올해로 제62주년을 맞은,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통탄의 역사인 '제주4.3', 그 억울하게 희생당한 영혼들을 위로하고 화해와 상생을 통한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고자 마련된 '제주4.3사건 희생자 위령제'가 4월 3일 오전 제주4.3 평화공원에서 성대하게 개최됐다.
이번 위령제 행사에는 故한주호 준위 영결식 참석으로 오지 못한 정운찬 국무총리를 대신해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이, 국회 및 정당 인사로는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을 비롯해 전여옥, 이사철, 정양석, 정미경 국회의원들이 참석하고, 정세균 민주당 대표, 장상 민주당 최고위원, 추미애 환경노동위원장,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 참석한 정부와 국회, 정당인사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있다
아울러 4.3중앙위원회 김삼웅, 박재승, 배찬복위원 등 민간위원과 이영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처리위원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또한 김태환 제주도지사와 김용하 제주도의회의장, 양성언 제주도교육감, 허향진 제주대총장, 김방훈 제주시장, 박영부 서귀포시장을 비롯해 유가족과 도민 등 만여명 이상이 참석해 4․3의 넋을 위로했다.
위령제 본 행사에 앞서 오전 10시 20분부터 진행된 식전행사에서는 제주민예총 주관으로 평화․상생이라는 주제로 영게울림, 위혼무 공연이 치뤄졌다.
이어진 본행사에서 제주4.3희생자위령제 봉행집행위원장인 장정언 4.3평화재단 이사장은 고유문 낭독에서 4.3영령들께 지난 한해의 일을 설명하며, 희생자각명비 건립과 행방불명희생자 유해발굴사업의 원할한 진행, 봉안시설의 마련, 3,429기의 행방불명희생자 표석의 설치, ‘4.3 장한어머니상’의 부활, 유족의료비 일부 지원 등 진행사항을 아룄다.
▲장정언 4.3평화재단 이사장이 고유문을 낭독하고 있다.
장 위원장은 이어 “제주4.3의 교훈을 평화로운 공동체의 미래를 여는 자양분으로 삼아, 절망과 분노, 갈등의 차가운 바람을 이겨내어 화해와 상생, 그리고 평화의 바람이 넘실대는 세상을 열어나가겠다” 고 고유했다.
4.3사건희생자 봉행위원장인 김태환 제주지사는 주제사를 통해 “역사에 눈물을 묻고 살아오신 희생자 유족과 후유장애자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며 “오랜 세월 오늘은 금기된 역사였지만 제주도민은 역사의 진실을 외면하지 않았고, 그 결과 제주4.3 특별법이 제정돼 역사의 진실이 밝혀지고 있다” 고 말했다.
▲ 김태환 제주특별자치도 지사가 주제사를 하고있다,
김 지사는 불행했던 사건인 제주4.3을 평화와 인권의 소중한 가치로 확산시키기 위해 도정에서 세 가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하며 “제주4.3 추모기념일이 제정될 수 있도록 정부나 국회 차원의 협조를 요청할 것” 과 “중앙위원회에 추가로 심의·요청된 희생자 및 유족결정도 이뤄지도록 할 것”, “유족진료비와 고령유족 생계비, 유족후손 장학기금 등을 지원해나가겠다” 고 밝혔다.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이 대독한 추도사에서 정운찬 국무총리는 “62년 전 오늘, 이곳 제주도에서 일어난 비극은 제주도민은 물론 우리 국민 모두의 가슴에 커다란 응어리를 남겨 놓았다” 고 한 뒤 “무고하게 희생당하신 분들께 삼가 머리 숙여 명복을 빌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슬픔의 세월을 살아오신 유가족 여러분께도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 고 밝혔다.
▲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이 정운찬 총리의 추도사를 대독하고 있다
정 총리는 또한 “4·3은 한국전쟁 다음으로 인명피해가 컸던 참담한 사건이었지만 정작 피해를 입은 분들은 반세기가 넘도록 ‘억울하다’는 말조차 할 수 없었다” 면서 “지난 2000년 비로소 ‘제주 4·3 특별법’이 제정되고 정부차원의 진상규명과 희생자에 대한 명예회복도 이루어지게 돼서 그나마 다행” 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희생자 여러분의 억울한 죽음이 헛되이 잊혀지지 않도록 힘쓸 것이며, 앞으로도 4·3의 진실을 밝히고 가신님들의 넋을 기리는 일에 나름의 열과 성을 다해 나가도록 하겠다” 고 밝혔다.
이어진 순서로 제주4.3 62주년 '전국 청소년 문예공모'에서 시부문 대상을 차지한 안양예고 김종연 학생의 추모시 ‘다랑쉬 굴에서 시간을 묻다’ 낭송이 있었고, 기관장과 내빈의 헌화와 분향과 유가족 및 참석자들의 분향이 이어졌다.
한편 오후에는 제주문예회관에서 청소년 평화축제, 어린이 웅변대회, 역사순례 행사 등 다채로운 추모 및 기념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