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사 벚꽃길 따라 김제 모악산
4월 초순인데 날씨는 한여름이다
아침에 보온통에 밥을 쌀까 어쩔까 망설였는데 물도 이제는 시원한
얼음물이 있어야 겠고 오이가 제 몫을 하는 시기가 돌아왔다
이번주에 찾아가는 모악산은 생소한 이름이지만 그래도 100대 명산에
들어 있는 좋은산이다.
김제까지는 먼 거리라 버스타고 가는 시간이 지겨웠는데 마지막
휴게소인 진안휴게소가 참 인상적이었다. 저 멀리 우뚝솟은 마이산이
보이고 아담한 정자 그리고 주변 경치가 섬나라처럼 이국적이다.
모악산이 가까워질수록 길가에는 하얀 벚꽃이 만개하였고 산주변에는
산벚나무가 중간중간 초록의 소나무숲과 대비되어 더 하얀 것이
수채화처럼 아름답다. 길어야 일주일.. 이 짧은 기간 피었다 지는 꽃의
특성때문에 사람들은 더 열광하며 꽃을 찾아 떠나는 이유이기도 하겠다
생각보다는 빠른 11시 가까이에 전주시내까지 들어왔지만 시내길을
빠져 나가는데 한참이 걸려 11시 20분이 지나서야 주차장에 도착했다
버스안에서 천수경은 처음으로 이영애 회원님이 독경하였는데 스님
인줄 착각할(?^^*) 정도로 시원시원하니 잘 한다
모악산은 높이 794m 전라북도 완주군 구이면과 김제시 금산면 경계에
있는 산으로 자연경관이 빼어나고 한국 거찰의 하나인 금산사(金山寺)를
비롯한 많은 문화유적이 있어 호남 4경의 하나로 꼽히는 산이다
최근 들어 해당 지자체에서 관광객을 유치하고자 명산만들기 캠페인으로
벚꽃나무도 별로 없었지만 모악산 벚꽃잔치를 개최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규모는 작지만 축제라는 이름으로 주차장에는 전국에서 모여든 사람들
로 북적이는 가운데 우리는 11시 25분 머리위로 보이는 송신탑을 보며
모악산으로 올라간다.
입구에는 이번에 이 지역의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하는지 후보자 몇명이
줄을 서서 명함을 나눠주고 있다
길은 넓어 걸어가기 좋았으나 푹신푹신한 먼지가 뽀얗게 날리고 뜨거운
햇빛은 완전 여름이다. 꽃피는 이맘때가 산은 젤 삭막하게 느껴진다
나무는 이제 막 겨울에서 깨어나고 있는 중인데 날씨는 여름이라 그늘
한점 없는 땡볕 돌계단을 헥헥거리며 올라간다
출발하여 20여분이 지나니 대원사가 먼저 나온다. 뜰이 아담하니 좋다
돌계단이라 조금 힘든 오름길을 계속 올라간다. 중간중간 물도 마시고
오이도 먹으며 천천히 올라가니 송신탑이 조금씩 가까워진다
모악산의 특징이 능선길이 없다고 하더니 정말 그렇다. 정상까지 줄곧
오름길로 이어진다. 출발하여 1시간만인 12시 30분 수왕사에 도착했다
절에는 들어가지 않고 바로 올라서니 이제 능선이다
능선이라고 하지만 제법 깔딱진 고개를 또 올라야 한다
무제봉을 지나고 암봉인 장군봉에 올라서니 시가지가 한눈에 다 들어
온다. 저 아래로 옹기종기 모여사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을 품고
있는 산... 그래서 산은 언제 누구랑 찾아와도 든든하니 좋다
12시 50분 모악산 표지석 앞에 섰다. 기념으로 증명사진을 한장 남기고
송신탑 있는 곳으로 올라간다. KBS송신소 옥상이 진짜 정상이란다
작년부터 개방을 했다는 송신소에 도착하니 사무원이 우리를 맞이한다
2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 바깥에서 송신탑의 기능에 대해 설명을 듣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 라디오와 TV의 영상이 각 가정으로 전달되는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 해준다. 별로 재미도 없는 얘기지만 열심히 설명을
하기에 우리도 고개끄덕이며 열심히 들어줬다
바로 능선만 타면 헬기장인데 군부대 통제구간으로 빙빙 돌아서 헬기
장에 도착했지만 우리 회원님이 보이지 않아 큰길을 따라 내려갔는데
잘못 내려와 알바를 조금하고 다시 금산사 방향을 찾아 내려간다.
그곳에서 전에 우리산악회 있던 그분들을 만났다. 참 오랜만이다
조금 더 내려가니 앞서가던 회원님들 모여 점심을 먹고 있다
1시 40분 늦은 점심이라 꿀맛같은 시간인데 한성애님 맛있는 메뉴에
날치알이 반짝반짝 더 빛난다.ㅎㅎ
2시 이제 하산길이다. 금산사로 향해가는 내림길은 산죽길로 이어진다
한참이나 이어지는 정겨운 산죽길... 길도 좋아 오늘 코스중에서는
가장 편안하고 걷기 좋은 길이다
30분쯤 내려가니 계곡물이 보인다. 물을 보니 반가워 손도 발도 잠시
담궈보지만 아직은 차가움이 느껴지는 걸 보니 여름은 아닌가 보다
3시 15분 금산사에 도착했다. 86년 대적광전이 원인모를 화재로
인하여 88년 원형복원 되었다는데 금산사가 이리 큰줄은 몰랐다
꾀나 웅장한데 특이한 미륵불이 보인다
3층으로 된 건물안에는 큰 미륵불 하나와 양옆으로 작은 미륵불이 있다
옥내 입불로서는 세계 최대라 하며, 삼존불중 가운데 미륵불상이 11.82m,
좌,우불상은 8.8m나 된다고 한다
경내를 둘러보고 주차장에 도착하니 4시다
일부 회원님들은 코스가 좀 짧아 그런지 능선 하나를 더 탔다고 한다
주차장에는 제2회 모악산 벚꽃잔치 메인 무대가 펼쳐져 우리회원님들
하산주 먹는 시간도 덩달아 즐겁다
얼큰한 돼지고기 두루치기에 시원한 물김치로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
하고 5시 10분 김해로 출발한다.
다음주는 유명한 통영의 사량도 섬산행입니다. 그때 또 만나요~
2009. 4. 11(토)
◈ 산 명 : 모악산(793m)
◈ 위 치 : 전남 김제
◈산행시간: 4시간
◈등산코스: 구이→557봉→모악산→장군재→금산사→주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