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갈비와 티본 스테이크를 함께 맛볼 수 있는 모듬세트. 고기는 미디엄 웰던으로 미리 구워져 나오며, 식지 않도록 화로 위에 얹어서 서빙한다
- 누린내 없는 어린 양만 고집 - 허브·올리브유에 재워 사용 - 양 갈비 특히 육질 부드러워 - 노인·아이들·여성에 인기 - 접하기 힘든 러시아맥주 이색적
샤슬릭은 러시아말로 꼬치구이를 뜻한다. 양고기나 쇠고기 등을 꼬치에 끼워 구워먹는 음식인 셈이다. 김찬형 대표는 "카자흐스탄에서 1년 반 정도 머무른 적이 있었다. 거기서 먹었던 양 꼬치구이가 기가 막히게 맛있어서 한국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호텔식 양고기 전문점이지만 이름이 '샤슬릭'이 됐다.
샐러드와 함께 또르띠아에 싸서 먹어도 별미다.
지난해 12월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 문을 연 샤슬릭(051-744-1664)은 양 갈비, 양고기 티본 스테이크, 양고기 파스타 등 양고기로 만든 다양한 식단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양고기라면 사람들은 우선 미간에 주름부터 잡는다. 냄새가 나 어떻게 먹느냐는 식의 표정을 짓는 것이다. 김 대표는 "양고기 냄새가 난다고 하는 분들은 그런 양고기만 드신 분들이다. 어린 양인 램은 냄새가 나지 않는다. 누린내가 나는 양은 성체가 된 머튼"이라고 강조했다. 농장마다 구분 기준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어금니의 유무로 램과 머튼을 구분한다.
샤슬릭에서 쓰는 양고기는 전량 뉴질랜드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수입한다. 현지에서 도축, 영하 20도로 급랭해 진공으로 포장한 것을 수입해 2~3일 냉장실에서 해동한 뒤 포장을 열어 다시 2~3일간 허브와 올리브유에 재어 연하게 만들며 잡내를 없앤다.
양갈비가 얹혀 나오는 램 크림파스타.
뼈가 붙어 있는 양 갈비 부분을 프렌치랙이라 하는데, 한 마리에서 14~16대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다. 샤슬릭은 고기를 자를 나이프를 손님에게 주지 않는다. 잘 구워진 갈비를 뼈째 손으로 들고 뜯어먹게 한다. 김 대표는 "고기는 뜯어야 맛이다. 한 입 베물어 뜯으면 대부분 손님이 깜짝 놀란다. 부드럽고 잡내도 전혀 없다"며 자신만만해했다.
화로 위에 올려져 나온 갈비부터 집어 올렸다. 한 입 베어 무니 말 그대로 육즙이 뚝뚝 떨어졌다. 쇠고기보다 훨씬 부드러우면서 고소한 맛이 입안에 가득했다. 우려했던 잡내도 전혀 없었다. 몇 번 씹기도 전에 입속에 고기가 없었다. 서너 입 뜯으니 어느새 뼈만 앙상했다. 1인분에 3대의 양 갈비가 나오니 양도 적당했다. 고기를 구울 때도 올리브유를 발라가면서 구워 표면도 촉촉했다. 화로는 안에 숯이 들어있어 다 구워진 고기가 식지 않게 하는 역할을 했다.
러시아 맥주 '발티카' 3, 6, 7, 9.
함께 맛본 티본 스테이크의 맛도 훌륭했다. T자의 뼈를 중심에 두고 한쪽은 안심, 한쪽은 등심이 붙어서 두 가지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양고기 크림 파스타 위에도 양 갈비 한 대가 통째로 올라와 있었다.
양고기를 처음 접해보는 손님들도 많아 테이블마다 직원이 먹는 방법과 각 재료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있다. 양 갈비 자체에 밑간이 돼 있어서 따로 소스가 없어도 될 정도다. 그래도 달콤하고 상쾌한 향이 좋은 민트소스, 매콤한 칠리소스, 구운 소금을 내어 원하는 대로 찍어 먹을 수 있다. 이와 함께 토마토, 오이, 양파 등을 마요네즈에 버무린 러시아식 샐러드도 함께 나온다.
샤슬릭의 또 다른 매력은 다른 곳에서 접하기 어려운 러시아 맥주 발티카를 맛볼 수 있는 것이다. 러시아 맥주는 숫자가 있어서 3, 6, 7, 9 등으로 높아질수록 알코올 도수가 높다.
오는 5월부터는 피자 화덕을 설치해 양고기 피자도 먹어볼 수 있다. 와인도 갖추고 있지만, 종류가 많지는 않아 콜키지 비용을 병당 1만5000원 받는다. 8일에는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내 새 가게도 문을 연다. 양고기를 안주로 주류를 즐길 손님을 타깃으로 해 밤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영업한다. 중동점은 패밀리 레스토랑 개념으로 갈비(1인분) 3만5200원, 점심·저녁 세트 메뉴 다양. 오전 11시~새벽 2시 휴일 없음(명절 제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