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하다, 검은 콩" |
* 198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하루 5가지 색의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자는 ‘5 A Day 운동’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 중 가장 주목받은 것이 블랙 푸드로, 그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블랙푸드의 좋은 점을 다시 한 번 점검해본다. 블랙 푸드 유행은 5색 푸드 운동으로부터 미국에서 시작된 ‘5 A Day 운동’은 하루에 노랑, 빨강, 초록, 흰색, 검정의 다섯 가지 컬러 푸드를 섭취하는 것으로 전 세계적인 건강 키워드로 떠올랐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뜻을 함께해 과일이나 채소의 화려한 색소에 집중된 건강 기능성 물질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의 효능에 주목하며 컬러 푸드를 권장하고 있다. 파이토케미컬은 식물(phyto)과 몸에 좋은 퀴닌, 페놀, 타닌 등 화학물질(chemical)의 합성어로, 영양소로 분류하지는 않지만 건강을 지켜주기 때문에 ‘fight-o-chemical’이라 재미있게 부르기도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5 A Day 운동’의 열기는 시들해졌지만, 블랙 푸드만큼은 새로운 트렌드가 될 정도로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노화를 막는 검은색 성분, 안토시아닌 블랙 푸드 열풍으로 시중에 출시된 검은색 식재료로 만든 상품은 40~50여 종에 달했다. 일본 홋카이도에서는 품종 개량을 통해 초록색 껍질을 검은색으로 바꿔 영양 성분을 강화한 수박까지 등장했으니 가히 그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검은콩, 흑미, 검은깨, 오징어 먹물, 김, 목이버섯, 오골계, 흑염소, 블루베리 등 자연에서 얻은 검은 식품뿐 아니라 발효시키거나 볶아서 검게 된 식품도 블랙 푸드라 부른다. 유독 블랙 푸드가 인기를 얻은 이유는 검은색에서 주로 발견되는 플라보노이드계 성분인 안토시아닌 때문이다. 항산화 효과가 뛰어난 이 성분은 노화방지, 항암, 항궤양 작용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검은색은 신장을 보호한다. 한방에서는 음양오행 사상에 기초해 인체를 다섯 가지로 나누고 심장은 붉은색, 폐는 흰색, 비장은 노란색, 간은 푸른색, 신장은 검은색에 대비했다. 블랙 푸드는 신장의 기운을 돕는데, 신장은 소변을 걸러낼 뿐 아니라 뼈와 근육, 생식기 기능을 총체적으로 관리한다. 신장의 기운을 강하게 하면 스태미너는 물론 기초 체력도 키울 수 있어 예부터 회복기 환자에게 검은콩과 검은깨(흑임자)를 먹였다. 자생한방병원 신준식 원장은 “신장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음식을 먹으면 노화를 예방할 수 있다. 신장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찰떡 궁합인 검정 색깔의 약재나 식품을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블랙 푸드의 대표주자, 검은콩 블랙 푸드 열풍의 주역은 누가 뭐래도 검은콩이다. 검은콩 차, 검은콩 두유, 아이스크림, 과자, 두부, 등 다양한 형태의 식품으로 찾아볼 수 있다. 검은콩의 성분 중 가장 주목 받는 것은 안토시아닌과 이소플라본의 하나인 글리시테인으로, 이를 섭취하기 위해서는 껍질째 먹어야 한다. 배재대 가정교육과 김정현 교수는 “검은 콩의 껍질에 유용한 성분이 많으므로 검은콩을 이용한 식품을 만들 때는 콩의 껍질에 있는 성분을 최대한 많이 추출하는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안토시아닌 색소는 수용성이므로 물에 오래 담가 씻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검은콩의 무궁무진한 효능] 쥐눈이콩이라 불리는 서목태, 콩자반과 콩밥으로 먹을 수 있는 서리태와 흑태 모두 검은 콩에 속한다. 검은콩의 다양한 효능을 알아보자. 중년 여성에게 좋은 이소플라본 식물성 여성호르몬인 이소플라본은 우리 몸의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작용을 해 폐경기 여성의 건강에 좋은 성분이다. 검은 콩에는 일반 노란콩과 비교할 때 이소플라본의 양이 많지 않지만, 체내에 흡수되면 4배 이상 강한 효과를 발휘한다. 또 인공적인 에스트로겐이 일으킬 수 있는 유방암 등의 부작용 위험이 적어 폐경기 증후군, 골다공증 등의 예방에 좋다. 검은콩이 강력한 항암 효과를 발휘하는 이유도 이소플라본 성분에 있다. 이소플라본의 일종인 글리시테인은 항암 물질 중 하나로 노란 콩의 껍질에서는 발견되지 않지만, 검은콩의 껍질에서만 1g당 500ug가 검출된다. 흰머리, 탈모에 효과적인 검은콩 한방에서는 간과 신장이 허약하고 혈액순환이 좋지 않으면 모발 건강이 좋지 않다고 여긴다. 검은 콩은 신장을 강화시키고, 해독력이 뛰어나 간의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파괴된 인체 조직을 빠른 속도로 회복시켜주며, 비타민E와 불포화지방산이 혈관을 확장시켜 말초혈관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도와준다. 두피까지 도달하지 않았던 영양 성분이 검은콩을 섭취하면 제대로 전달되어 탈모와 흰머리를 방지하는 기능을 한다. 뇌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레시틴 검은콩뿐 아니라 일반 콩에도 풍부하게 들어있는 레시틴 성분은 수험생과 노인에게 특히 좋다. 대표적인 뇌 활성 물질로 대뇌 활동을 활발하게 도와주는 아세틸콜린의 감소를 억제해, 기억력과 학습능력을 발달시킨다. 레시틴의 또 다른 기능은 혈관 내 콜레스테롤이나 지방 성분을 흡착해 배설하는 것으로, 혈관에 노폐물이 끼는 것을 막아 혈액순환을 원활히 해준다. 콩이 고혈압 예방에 좋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콜레스테롤 잡는 사포닌 산삼의 주 성분으로도 유명한 사포닌이 검은콩에도 함유되어 있다. 사포닌은 고지혈증, 고혈압,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비만 체질을 개선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영양센터 정수현 연구원은 “사포닌은 해로운 과산화지질 합성을 막는 역할을 한다. 혈관에 지질 성분이 쌓이는 것을 막아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사포닌은 또 면역력 증강 및 원기 회복, 항암 효과까지 발휘한다. 하지만 사포닌을 다량 섭취할 시 요오드를 배출시켜 갑상선 기능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김, 미역, 다시마 등 요오드 성분이 풍부한 식품과 함께 먹는 것이 좋다. 미용에 좋은 비타민 E 피부를 위해 검은 콩을 챙겨먹는 여성들도 많은데, 콩에는 육류만큼 풍부한 단백질이 들어있고 이 단백질이 피부 탄력 섬유인 콜라겐의 재료가 되기 때문. 또 검은 콩에 함유된 비타민 E는 지용성 비타민으로, 항산화 효과가 있어 피부 미용과 노화 방지에 좋다. / 헬스조선 서영란 기자 사진 조은선(스튜디오 상상공작소) |